이상돈
 
 
 
 
 
  진보여...그래도 TBC는 살려다오...
2011-06-19 17:03 1,577 유은선

작년 12월 31일 전격 발표된 종편 사업자 선정에서 종편방송이 확정된 4개사의 개국 일정이 생각보다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진 않은것 같다. 애초 조중동 및 매경등 4개사가 제출한 종편 관련 사업 계획서엔 이들 모두 2011년 가을중 개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난 4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측이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PP)와의 계약문제 때문에 연내 채널배정이 사실상 힘들다며, 차라리 내년(2012년) 1월에 4개 종편사가 동시 개국을 하는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바 있고, 이 문제와 관련한 후속 보도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있다. 한편 최근의 또다른 언론보도에 의하면 현재 4개 종편사는 모두 늦어도 금년 연말안에는 개국을 한다는 목표하에 차분히 방송사업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개 종편사는 사실상 시한부 인생이다. 왜냐하면 지난 4월 야권연대가 발표한 정책합의문에 의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면 새로 들어서는 정부는 이명박 정부하에서 추진된 종편사업을 모두 취소하기로 이미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라는게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아무도 결과를 함부로 예측하기 힘든 것이지만, 현재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일반 국민들 특히 20,30,40대의 실망감과 반(反) 정서가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인지라, 내년 총선에서의 야권 과반수 획득 그리고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아보인다.


 종편사업 취소는 이미 사실상 합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칼럼까지 나온 상태다. 모 진보 일간지에 기고한 한 칼럼리스트의 글에 의하면, 방송법에 의하면 종편과 보도전문 채널은 5년마다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하므로, 종편사업자 선정 발표가 난 2011년에서 5년이 지난 2016년에 취소를 해 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미 종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있었던 여러 가지 특혜 논란 의혹이라든가 방송 준비 과정에서 있어온 이런저런 문제점등만 들추어내도 확실히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 종편을 취소하는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일 같다. 무엇보다 범 진보진영이 사회 전반적인 헤게모니의 3분지2 이상을 이미 장악하고 있는 현실임에랴.


 태어나기도 전 아직 태동단계에서 이미 사망선고일자를 받아놓은 상태니, 종편 4개사의 앞날과 팔자도 참 기박하기만 하다. 헌데 필자가 여기서 좀 진짜 심각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일이 좀 있다. 바로 ‘jTBC’로 신규 방송사 명칭을 확정한 사실상 지난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폐방되었던 TBC가 부활하는 것이 되는 중앙일보 방송 jTBC의 경우다.


 의외로 언론,방송은 물론 일반인과 식자(識者)들도 TBC의 부활 그 자체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것 같은데, 일단 근본적으로 종편 4개사 탄생 그 자체가 중심 이슈가 되어있으니 상대적으로 의미와 비중이 낮아져서 그렇지 jTBC는 사실상 1980년 신군부가 폐방시킨 ‘TBC 동양방송’의 31년만의 부활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1일 TBC 폐방 기념일에 모인 구(舊) TBC 관계자들과 그 지인,방송인들은 ‘jTBC’가 종편 사업자 심사과정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사업자 선정이 확실시 된다며 “80년 12월 신군부의 강압에 의해 사라진 ‘TBC 동양방송’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옥동자가 조만간 탄생하게 되었다.”며 이를 자축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과거 TBC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날을 회고하는 사랑방 정도의 의미에 불과했고, 그나마 해를 거듭할수록 당연히 참석할수 있는 사람의 숫자도 차츰 줄어들어 언제까지 TBC 종방일에 자리를 함께할수 있는 사람들이 남아있을지 조차도 의문부호를 붙여야만 했던 그 날이 작년 12월만큼은 새로운 부활과 새 생명의 탄생에 대한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오르는 하루가 되었있었다.


 그러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새 생명의 태동소리가 한참 막 들려오는 시점에서 다시 사망선고일을 받아놓았으니 이 기가막힘은 또 어이하랴. 31년전 신군부에 의해 아무런 이유도 없이 - 굳이 있다면 소위 재벌이 방송을 소유해선 안된다는 논리 정도 ? - 어느날 갑자기 폐방되어버린 그 TBC 동앙방송이 31년만에 ‘jTBC’란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해서는 이번엔 진보정권에 의해 그 목숨이 거두어지게 생겼으니 이 기가막힌 역사의 아이러니를 대체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40대 이상은 31년전 ‘TBC 고별방송’의 그 비통하고 애달팠던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만날 기약조차 하지 못하고, 대체 왜 문을 닫아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속사정조차 말하지 못한채 그저 비통한 눈물만 속으로 삼키는 그 TBC의 모습을. 사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조금만 신경써서 검색을 해보면, 그때의 비통함을 기억하고 있는 몇몇 블로거(아마도 전직 방송관계자일 것으로 추정)들이 자료삼아 ‘TBC 고별방송’ 동영상을 올려놓은것을 찾아볼수 있다. 동영상을 틀어보면 새삼 그때의 울컥하며 북받치는 감정들이 다시 솟아 올라오는것만 같다.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수많은 세월이 흘러도...사랑은 영원한것...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수많은 기억 속에도...그리움은 남는것’ 가수 이은하가 자신의 히트곡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이란 노래를 부르다가 절묘하게 그날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는 유명한 일화는 아마 그 시절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도 한두번 정도는 이야기로 들어 알고 있을것이다. 허나 지금 새삼 다시 틀어보는 고별방송 동영상에서 압권으로 다가오는것은 오히려 이은하보다 그녀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노래를 부른 가수 고(故) 박경애씨(1954-2004)의 ‘나 여기 있어요’다.


 ‘하고파서 했지만 할만큼 했지만...보이는게 없어요 만질게 없어요...여자의 운명도
 사랑의 진실도 길었던 만남도...묻어두고 떠납니다...그대여...나 여기 있어요...그냥
 이대로...첫 만남 그곳에...이 얼굴 이대로... ’


 “그대여 ! 나 여기 있어요. 그냥 이대로...첫 만남 그곳에...이 얼굴 이대로...”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마치 이미 죽고 이 세상에 없는 어느 여인이 그 혼백이 인터넷을 떠돌며 아직 살아있는 자신의 옛 연인에게 애절하게 알리는 호소같은 느낌이다. TBC는 30년전 신군부에 짓밟혀 그 숨이 끊어졌지만, 그 혼령만은 아직도 인터넷을 떠돌며 애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나 아직 여기 있다고. 그때 그 모습, 그 얼굴 그대로 처음 만났던 그곳에...


 ‘'TBC여 영원하라 !’...30년전 그렇게 TBC를 가슴에 묻고 떠났을 방송 관계자들은 혹여 그날 무거운 발걸음으로 방송사를 나오면서 마음속으론 이런 상상이라도 했었을까 ? ‘먼훗날 민주화가 이루어지면...그때 TBC는 온 국민의 반가움과 감격의 눈물의 박수를 받으며 부활할날이 있으리라...’


 하지만 웬걸. 정작 꿈속이서나 가능할것만 같았던 TBC의 부활은 30년만에 마침내 현실이 되었건만, 정작 세상의 반응은 싸늘하고 냉담하기만 하다. TBC의 가슴아팠던 30년전 폐방을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은 그저 새 방송국 ‘jTBC’를 비롯한 4개 종편사를 모두 ‘재벌,언론의 방송장악’,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라 싸늘하게 쏘아보고 있고 나이 많은 사람들 조차도 정작 ‘TBC의 부활’에 그다지 큰 관심은 두고있지 않는것 같다. 매스컴이 TBC의 부활엔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은채 종편관련 기사를 다루고 있는것도 어느정도 원인으로 볼 수 있겠지만, 직접 방송관련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정작 TBC의 부활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정말이지 30년만에 귀향한 그 옛날 동네 불량배를 바라보는 시선인들 이렇게까지 싸늘할까 싶을 정도다. 더욱이 TBC는 30년전 유명했던 동네 깡패도 흉악범도 아니다. 오히려 70년대 온 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영문도 모르는채 너무나 가슴 아프게 사라졌던 민영 방송사다.


 지금와서 다시 80년 당시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과정을 생각해봐도 도무지 TBC가 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1980년 5.17과 5.18을 거쳐가며 권력을 장악했던 전두환의 신군부가 내세운 언론 통폐합의 대외적인 명분은 ‘국익우선의 언론풍토를 조성하고, 언론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것이었고,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너무 난립해있는 신문사들을 좀 정리해보고 싶다는 의도였다. 따라서 애초에 언론통폐합 이야기가 나왔을땐 방송문제 특히 TBC에 관한 이야긴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11월 12일로 접어들어 갑자기 보안사로부터 호출명령을 받은 홍진기 동양방송(TBC) 회장과 이동욱 동아일보사 사장은 각기 회사 포기각서를 쓰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그로부터 불과 18일만에 결국 전격적으로 TBC와 DBS는 문을 닫으며 국민들을 향해 슬픈 ‘고별방송’을 했다. (한국일보사 발행. 실록 청와대 - ‘빼앗긴 서울의봄’ 편 참조)


 열 번을 다시 살펴봐도 도무지 TBC가 문을 닫아야했던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굳이 이유가 있다면 이른바 재벌이 방송을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논리 ? 이명박 정부들어 범 진보진영이 종편을 반대하며 내세운 논리와 글자 하나 틀림이 없이 똑같기만 하다.


 진보여...그리고 혹 지금 이 글을 읽고있는 그대들이여. 귀하는 31년전 11월 30일 아무런 이유도 모르는채 갑자기 시청자들을 향해 슬픈 고별방송을 해야만 했던 TBC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가 ? 혹 두 번 다시 이 땅에 권력의 강압에 의해 멀쩡하게 잘 움직이던 방송사가 아무런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문을 닫아야만 하는 그런 슬픈 역사가 이 땅에 되풀이 되어선 안되겠자며 혈기서린 젊은 주먹을 불끈 쥐지는 않았었던가 ? 그렇다면, 우리 인간적으로 TBC는 살려주자.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문을 닫았다가 30년만에 부활하는 TBC 정확히는 ‘jTBC’가 그 다음엔 진보정권에 의해 두 번째 문을 닫게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정녕 만들려고 하는가.


 ‘민주화가 되었는데...왜 TBC는 돌아오지 못하는가...’ 한 전직 TBC 관계자는 해마다 12월1일이 되면 TBC의 옛 사기(社旗)를 쓰다듬으며 탄식했다고 한다. 민주화가 되고 수평적 정권교체도 두 번이나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새 TBC는 부활 5년만에 진보정권에 의해 사라지도록 벌써부터 사망선고일자를 통고받은 상태다. 정녕 TBC가 두 번 우는날을 봐야하는 것인가 ? 30년전 가수 이은하,고 박경애씨등이 고별방송에 나와서 흐느꼈듯이 5년후엔 그네들의 막내딸뻘쯤 될 아이돌 가수들이 고별방송에 나와 흐느끼는 얼굴을 보기라도 해야하는 것인가.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 건지 / 오늘따라 왜 바람은 또 완벽한지 / 그냥 모르는 척 하나 못 들은 척, 지워버린 척 딴 얘길 시작할까 / 아무 말 못 하게 입 맞출까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어 / 내게 왜 이러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 오늘 했던 모든 말 저 하늘 위로

 한 번도 못했던 말 / 울면서 할 줄은 나 몰랐던 말 /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어떡해

 새로 바뀐 내 머리가 별로였는지 / 입고 나왔던 옷이 실수였던 건지 / 아직 모르는 척, 기억 안 나는 척 /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굴어볼까 / 그냥 나가자고 얘기할까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어 / 내게 왜 이러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 오늘 했던 모든 말 저 하늘 위로 / 한 번도 못했던 말 / 울면서 할 줄은 나 몰랐던 말/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


 TBC 동양방송 30년만의 부활인 ‘jTBC'를 비롯한 종편 4개방송 사업자 선정 발표가 있던당시 국내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아이유의 ’좋은날‘ 노래가사다. 그렇다고 TBC의 부활인 ’jTBC‘의 개국 기념 축하쇼때 꼭 이 아이유의 좋은날을 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외람된 부탁 또는 건의사항은 아니다. 다만 30년전 그렇게 울면서 떠나보낸 TBC가 30년만에 ’jTBC'란 새로운 이름으로 부활하는 것인데, 그 'jTBC‘를 꼭 5년만에 다시 막을 내리게 해야겠다는 것인지. 진보진영의 보다 폭 넓은 헤아림을 바라마지 않는다.


 참고 : TBC 고별방송 동영상 자료 볼수있는 사이트

      1. http://kr.srd.yahoo.com/S=12966056/K=tbc+%EA%B3%A0%EB%B3%84%EB%B0%A9%EC%86%A1/R=1/TR=154/l=SG0/MO=def/PO=2/TID=/_ylt=A8pZ.zDjov1NqksBHc2o2MUA/SIG=11ugm4tjo/EXP=1308496739/**http%3a//blog.naver.com/rhy11111/80119261237 <-- 그 유명한 이은하의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및 고 박경애님의 ‘나 여기 있어요’를 볼 수 있습니다.


      2. TBC 고별방송 자료 볼수있는 사이트 두 번째
        (TBC가 인기리에 방송하던 주요프로 하이라이트 화면이 있습니다)

http://video.joinsmsn.com/channel/tv_player.asp?mov_id=2010_0108_111539&categoryID=101001001&cloc=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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