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투표도 안할거면 비난도 하지마라 !!!
2011-08-25 21:48 856 유은선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10년 우리나라 선거에서 하나의 풍토이자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것이 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이래 지난 10여년간 치러진 각종 전국단위 선거중 대통령 선거를 제외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총선 투표율이 평균 50퍼센트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전 국민의 반은 투표하고 반은 하지 않는것이 하나의 풍토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선의 경우도 지난 17대 대선은 64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워낙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극에 달해있고, 특히 젊은 세대로 갈수록 그 경향이 높으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 볼수도 있을것이다. 평소에 여론조사를 해봐도 보통 지지정당 없다고 하는 응답이 40퍼센트 정도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번 서울시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를 보고 필자는 투표하지 않는 나머지 50퍼센트 유권자에게 진짜 실망했다. 총선이나 지방선거. 좋다. 뭐 까짓거 그런 선거들은 어차피 정치하는 것들 전부 꼴보기 싫으니 투표 안할수 있다고 봐줄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밥먹는 문제, 그 밥을 어떻게 먹일까 하는 문제. 바로 생활과 민생에 직결되는 문제에까지 투표를 하러 나오지 않는다니 도대체 이게 말이 되나. 야당과 진보진영의 투표거부 운동에 경도되거나 설득된 경우는 그렇다치더라도 평소에 아예 투표도 하지 않는 나머지 50퍼센트 유권자들은 대체 어찌되는 것인가. 필자는 바로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는 정치에도 관심이 없고 무상급식이 실시되든 FTA가 체결되든 국정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아예 신경을 끄고사는 50퍼센트에 달하는 무책임한 유권자들의 정신자세를 지적하고자 하는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 50퍼센트의 유권자들도 평소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썩어빠진 정치인들 전부 쓸어버리고 싶다’고 울분을 토하곤 할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가 어쩌네, 경제가 어쩌네 이렇게 모조리 싸잡이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 이 말은 필자가 하는 말도 아니고 원조가 따로 있다. 바로 지난 1992년 야당인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방송광고 멘트였다. 내용은 젊은 여성 탤런트 두명이 나와 ‘투표는 무슨...놀러나 가자...’며 정치냉소를 표출하니까 지나가던 중견 연기자 한명이 ‘하지만 투표도 안하면서 평소 정치가 어떠네 경제가 어떠네 비난할수 있을까 ?’ 하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예부터 없는 자리에선 상감도 욕한다고 하였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신분제가 엄격했던 왕조시절이야 무지렁이 백성들은 세상 돌아가는 꼴이 보기싫고 화가나도 어쩌겠는가. 자신의 핏줄이 왕도 양반,귀족도 아닌 한낯 무지렁이 농부에 불과할진대, 그저 주막에서 벗네들과 막걸리나 한사발 나누면서 ‘임금님귀가 당나귀귀요~~~’하고 욕하는 방법 밖에는. 정히 방법이 있다면 삼족이 멸할 각오를 하고 역성혁명을 일으키는 것이겠으나, 가진거라곤 낫과 망치밖에 없는 무지렁이 농민이나 백성들이 그럴 힘이 있는것도 아니고. 따라서 계급사회이자 왕조시절엔 그저 힘없는 백성들이 할수있는 일이라곤 없는 자리에서 상감욕하는것밖에 없었다.


 헌데 없는자리에서 상감 욕하지 말고 평범한 개개인이 세상을 바꿔보자고 만들어진 것이 민주주의다. 선거제도다. 민주주의와 선거가 무슨 돈있고 힘있는 X들 배불리자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중,고등학교때 배운 세계사를 조금이라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것 아닌가. 오늘날의 이와같은 민주주의와 선거제도가 뿌리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이 뿌려졌는가를.


 헌데 어쩌자구 이 천금보다 귀한 선거와 투표를 툭하면 뿌리치나 ? 정말 그러고도 평소에 술자리에서 정치가 어쩌구, 경제가 어쩌구 욕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 정치가 마음에 안들면 마음에 드는 정치로, 경제가 마음에 안들면 경제를 잘 이끌어갈 사람으로. 그런 사람으로 바꾸라고 있는게 선거제도 아닌가. 요즘은 정책이 마음에 안들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정책을 선택해보라고 ‘주민투표’ 제도까지 생겼다. 헌데 총선,지방선거때 투표도 안하고 민생과 직결된 정책투표때도 투표장에 안 나오고. 그게 무슨 성숙한 민주사회 시민의 모습인가. 왕조시절. 없는 자리에서 상감만 욕하고 마는 그 시절의 무지렁이 백성들과 결국 다를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물론 기권도 엄밀한 의미에선 권리행사중 하나다. 하지만 전체 국민중 절반은 투표하고 절반은 투표하지 않는 이와같은 문화(?)가 점점 하나의 선거풍토로 자리잡아가선 곤란하다. 그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지 않는가 ? 어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아예 내놓고 기자들 앞에서 ‘총선 투표율이 55퍼센트 정도라 가정할 때 25퍼센트 정도가 투표장에 나온거면 내년 총선에 승산있다’고.


 이쯤되면 이건 집권당의 자세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 아니,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국민이 50퍼센트면, 어떻게든 그 50퍼센트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의 마음에 드는 정책을 내놓도록 연구하고 고민하는것이 정치인이 할 도리지, 50퍼센트가 투표 안 한다고 나머지 50퍼센트 유권자 그중에서도 절반의 뜻만 가지고 국정을 운영해갈건가 ? 전 국민의 4분의 1 의사만 갖고 국정을 이끌어갈 생각이냔 말이다. 이런 소리가 당직자들끼리 회식자리에서 술마시며 농담으로 하는 소리도 아니고, 기자들 앞에서 그래도 명색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버젓이 하고 있으니. 참 한심해도 이런 한심할데가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바로 저런 집권당의 오만한 자세를 없이하기 위해서도 투표는 해야한단 말이다. 집권당 대표란 사람이 내놓고 투표 안하는 50퍼센트 국민은 포기하고 나머지 50퍼센트 유권자의 의사만 듣고 국정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이걸 보고서도 그저 선거일에 케이블 재방송이나 보며 방구석에서 자위나 하고있을 생각이 드는가. 조금이라도 분심(忿心)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투표장으로 가 오만한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하는것 아닌가.


 민주주의와 선거제도는 힘없는 일반백성 개개인의 합법적으로 세상을 바꿀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제도다. 최소한 향후 수백년 이내에 이보다 더 합리적인 제도가 나올수는 없을것이다. 그럼 투표 해야할것 아닌가. 투표도 안하면서 맨날 방구석에서 정치가 왜 저모양이냐느니 나라가 왜 이꼴이냐느니 울분만 토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는 말이다.


 정히 투표하기 싫거든 앞으론 그럼 정치가 어쩌네 경제가 어쩌네 이런 비난도 하지 마라. 정책이나 제도의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것과 무작정 싸잡아 욕하는 비난은 분명 다르다. 그 비난 하지 말라는 소리다. 최소한 투표장에 나가는 50퍼센트의 유권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분명한 의식이 있는 깨어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50퍼센트는 ? 그저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아예 관심이 없는 찌질이들이다. 그래서 욕하지 말란 소리다. 투표도 안 하는 사람들이 무슨 자격으로 허구헌날 정치가 어쩌네 경제가 어쩌네 욕하고 있나.


 통상적으로 어느 사회든 선거때 이런저런 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를 못 하는 사람이 약 10퍼센트 정도는 있을수 있다. 100퍼센트 투표가 가능한 사회는 독재국가나 왕조국가밖에 없고, 그것은 자발적 투표가 아닌 강요에 의해 어쩔수 없이 끌려나온 것이다. 한편 선거가 있든 무엇이 있든 아니 정치고 뭐고 그런 문제들을 떠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아예 관심이 없이 매사에 불평불만과 비관,회의만 하고 사는 그런 인간말종들도 어느 사회든 또 10퍼센트 정도는 있을것이다. - 솔직히 필자는 가령 노숙자나 술집여자 강도,도둑,깡패 이런 사람들이 선거떄 투표를 할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때 기대할수 있는 그 사회의 최대의 투표 기대치는 80퍼센트 정도로 잡아야 할 것이다. 한편 총선이나 지방선거 같은 경우 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적고, 또 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고 있거나, 또는 정치 자체를 혐오,불신,냉소 또는 무관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약 10-15퍼센트 최대 수치로 잡으면 20퍼센트까지도 잡을수 있을것이다. 이럴 경우 총선의 최대 투표 기대치는 70퍼센트, 지방선거의 최대 투표 기대치는 60퍼센트 정도로 잡을수 있을것이다. 한편 평일날 치러지는 보궐선거는 의원,단체장의 궐위등 특수한 상황때 벌어지는 선거고, 또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적으니 총선,지방선거의 절반 수준인 30퍼센트대 정도로 떨어지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 이 수치는 필자가 막연히 제시하는 것이 아닌 16년만에 치러진 대통령 직선제였던 87년 13대 대선과 양김이 진검승부를 벌였던 14대 대선 그리고 그 무렵의 총선 투표율등을 참고로 제시하는것이다. - 하지만 지금과 같이 전체 유권자의 반은 투표하고 나머지 반은 아예 투표장에 나오지도 않는 이와같은 선거풍토가 지속된다면 이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투표 안하는것이 쿨하고 멋있는게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까지 포기하고 살면서, 맨날 술좌석에서 정치가 어쩌네, 경제가 어쩌네 욕하는건 이건 찌질이들이 할 짓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정 투표하기 싫거든 평소에 정치도 욕하지 말고, 경제도 욕하지 마라. 투표도 안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비난하라. 그리고 이 말은 필자가 하는말이 아니다. 원조는 이미 92년 대선 당시 야당인 민주당 김대중 후보의 TV 방송광고 멘트에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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