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박근혜와 한나라당 그리고 2012년 총선
2011-12-15 19:45 1,088 유은선

기왕에 박근혜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로 한 이상 이제 한나라당은 영락없는 ‘박정희당’이다. 대표가 되었든 비대위원장을 맡든 어찌되었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모든 것을 총괄,주도하게 된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것 아닌가.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功過)중 계승해야 할것과 비판하고 극복해야 할 것이 분명히 따로 있긴 하지만, 지금 그것을 논하고자 이 글을 쓰는것은 아니니 생략하겠다.


 2년전 지방선거가 있고 한 몇 달쯤 지난뒤부터 인터넷에 괴문서가 하나 나돌았다. 2012년 총선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당선 가능한 의석수를 도표로 그려 나타낸것이다. 아마 04년 총선때의 결과와 2010 지방선거때 기초단체장 선거결과등을 비교 분석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어떤 정치잉여가 만들어낸 도표 같은데, 아무튼 여기서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서울과 경기에서 각기 10석 정도밖에 획득을 못 하는 것으로 나왔다.


 뭐 그런대로 납득이 안 가는 예측조사표는 아니다. 헌데 재미있는것은 지난 10.26 재보선을 전후해 나돌았던 또다른 가상조사 시뮬레이션표에선 한나라당이 그래도 그 이전엔 나돌았던 가상조사표보다는 5석정도 늘어난 서울,경기 15석 당선 가능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헌데 그렇다면 과연 이 시점에서 2012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 또는 선전한걸로 평가하려면 어느정도 의석을 확보해야 그와같은 평가가 가능한걸까. 현재 한나라당의 총 의석수는 169석. 그리고 지난 18대 총선에선 비례대표 22명을 포함 총 153명의 당선자를 냈다. 그렇다면 내년 19대 총선에서 이보다 한석이라도 늘면 승리고 줄면 패배인걸까 ? 물론 바보가 아닌이상 그러식으로 계산할 사람은 아마 없을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20석을 획득 과반수 도달에 실패하고 기호 1번마저 열린우리당에 내주어야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를 정면에 내세워 치른 이때의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대체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의 거센 역풍으로 인해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이 전국의 거의 3분의 2 이상 지역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할것이란 결과가 나오던 상황에서 치러진 총선이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과반수에서 11석 미달하는 139석의 당선자를 냈으나 이때도 역시 선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95년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이 참패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 ‘새정치 국민회의’를 창당한 상황에서 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은 그나마 100석이라도 넘으면 다행, 국민회의는 100석을 넘어 잘하면 원내 제1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매일같이 언론에서 나오곤 하던때 치러진 총선이었다. 따라서 막상 뚜겅을 열어보자 총 79석을 획득한 ‘새정치 국민회의’는 민주당을 깨고나와 신당을 창당하면서 보유하게 된 의석수보다 10여석이 증가한 당선자가 나온 결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패배’라는 판정을 내렸던것이다.


 흥미로운 계산을 하나 해 보았다. 매 총선때마다 인구 증감에 따라 소폭의 변동이 있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약 110여곳 정도로 파악 된다. 약 240-250석 정도인 전체 선거구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영남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울산을 합쳐 약 75곳 안팎의 선거구가 있고 호남과 제주(3석)엔 약 35곳 안팍, 그리고 충청,강원권 역시 모두 합하면 약 35곳 안팎의 선거구가 있다. (선거때 인구 증감에 따라 작게는 2-3석 내지 많게는 5석까지도 오차가 날순 있지만 대략 평균치를 내보면 지역별로 그 정도의 선거구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경우 설사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전체에서 최악의 경우 한 20곳 정도밖에 당선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영남(75석)에서 거의 전부를 석권하고 충청,강원권에서 약 3분지2 정도의 당선자만 내면 비례대표 20명을 포함 과반수(약 150-155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설사 수도권에서 약 80-90석 이상을 휩쓰는 초 압승을 거두더라도 호남,제주를 모두 석권하고 충청,강원권에서 3분의 1 이상의 당선자를 내야만 비례대표를 포함 과반수를 겨우 넘기는 당선자를 낼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례대표 정수 역시 총선때마다 늘 유동적이지만 통상적으로 보통 40명이 넘는게 일반적이었던것을 감안 한나라당,민주당 공히 20석 안팎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낸다는 가정하에 한 계산이다)


 바꿔 말하자면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30석 정도의 당선자만 내도 영남권 거의 모두를 석권한다고 가정하면 강원,충청권에서 어느정도 성과만 내도 과반수 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수도권에서 최소 70-80석 이상의 당선자를 내는 초 압승을 거두고도 호남을 석권하고 강원,충청권에서 절반 가까운 당선자를 내야만 겨우 과반수 달성을 할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총선에서 영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와같은 점을 생각해놓고 본다면,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한 정당으로는 지속적인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교체가 힘드니 영남을 기반으로한 새로운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의 주장은 확실히 일리있는 주장이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 주도세력의 대외명분은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보스중심의 정당정치 구도를 타파하고, 상향식 공천 중심의 미국형 선진정당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둘째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한 정당(민주당)으로는 지속적인 정권 재창출이 어려우니 영남까지 아우를수 있는 새로운 ‘전국정당’이 필요하다는 것 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구,경북보다는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지지기반이 덜 견고한 부산,경남,울산 지역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는다는것이 유시민등 열우당 창당 주도세력의 ‘전략’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정신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직후의 국민참여당이나 작금의 민주당 통합과정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이른바 ‘시민통합세력’에도 그 맥락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만약 민주당이 부산,경남,울산 지역에서 한나라당 의석을 10여석 정도만 잠식하게 된다면, 그땐 한나라당은 정말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친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이 영남권에서 10여명 당선되는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어차피 나중에 가서는 전부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될 사람들 아닌가. 2008년 총선때 당선된 영남권의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연대’ 당선자들도 얼마가지 않아 대부분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물론 18대 총선때의 친박연대등은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돌아가겠다’는 공약이 전제된 출마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필자는 소위 ‘정통 민주당 세력’이라 불리는 민주당의 통합 반대파들의 정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들은 2004년 민주당-열우당 분당 당시에도 열우당 창당에 반대했고, 작금의 민주당과 ‘시민통합세력’의 합당에도 극렬 반대하며 전당대회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키고 심지어 법정소송까지 가고있는 사람들도 이 사람들이다.


 이른바 정통 민주당 세력(또는 舊  민주당계)에 “민주당의 정통노선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DJ의 햇볕정책과 신 자유주의와 개방경제 중심의 ‘대중경제’를 지지하며, 특히 1948년 한민당 이후의 정통야당노선을 계승하는 ‘중도개혁정당’으로 나아가야” 하기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 하나 다를것 없는 ‘친북좌파정당화’의 길을 가려는 작금의 야권통합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가 대략 살펴보기엔 현재 이와같은 ‘이념적 명분’ 때문에 야권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자신들의 ‘호남 기득권’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거나 통합에 극렬 반대하는 극단적인 ‘지역 수구세력’에 불과하다. 사실 답답한 소리다. 진보와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이 호남이 되면 어떻고 영남이 되면 어떤가. 기껏 자신들의 호남 기득권을 잃을까봐 유시민,문재인등의 ‘영남 동진책’을 반대하는 것이라면 솔직히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21석의 당선자를 냈다. (비례대표 21명 포함) 충청권에서까지 참패한 한나라당이 이와같은 선전이 가능했던것은 수도권에서 30명 당선자를 내고 영남의 태반을 석권했기 때문이다. 2004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의 영남권 잠식은 열린우리당 3명(부산 1명, 김해 2명)과 민노당의 권영길,조승수등 총 5석에 그쳤다.


 2008년 19대 총선때의 한나라당 승리기준은 어느정도로 잡을수 있을까 ? 만약 과반수가 된다면야 그건 당연한 승리겠지만, 만약 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하는데 실패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약 130-140(비례대표 포함)석 정도의 당선자를 내고, 영남에서 10여석 정도의 친여 무소속 당선자가 나온다면 이것도 그런대로 선전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을것이다. 96년 총선때와 거의 엇비슷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제 중요한것은 박근혜 의원의 역할이다. 이제 한나라당은 박근혜란 브랜드가치에 한나라당이 지켜야할 ‘보수주의의 가치’를 함께 걸고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수밖에 없었다. 그와같은 시점에서 개인적으로 박근혜 의원에게 당부하고 싶은말은 아무런 사심없이 한나라당의 내년 19대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해 달라는 것이다.


 사실 정치적으로 봤을때 19대 총선은 박근혜 의원의 가장 중요한 시험대이자 고비가 되기도 한다. 만약 내년 총선에 박근혜가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도 한나라당이 패했을 경우 ‘박근혜 대세론’도 결정적 치명타를 맞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친박계는 물론 박근혜 자신도 여러 가지 정치적 계산이 복잡해져 있는것 같다. 당대표가 되든 비대위원장을 맞든 과연 박근혜가 전면에 나설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선주자나 중진 또는 외부인사들과 공동으로 당을 이끄는 체제로 갈 것인지.


 사실 이런 정치적 계산은 한나라당내 다른 대선후보군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일것이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가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이길 경우, 박근혜 대세론은 그대로 굳어질것이다. 이렇게되면 정몽준이 되었든 이재오가 되었든 대권꿈은 영원히 날아가버리고 말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 정도는 아직 젊으니 차차기때 다시 기회가 올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지금으로선 박근혜 의원이 아무런 사심없이 한나라당을 위해 내년 총선에 몸을 던지기를 바라고 기대할뿐이다. 한나라당이 지켜야할 ‘보수주의의 가치’를 이제 박근혜란 브랜드 가치의 양 어깨에 지워주는 것이다. 그녀의 선전을 기대한다.

이상돈 11-12-16 10:23
 
오랫만에 글을 올려 주셨네요.
한가지,, 정몽준 의원과 김문수 의원은 똑 같이 70학번입니다, 저도 70학번이지요.
김문수 지사와 이재오 의원은 1980년대에도 민중당 운동을 했는데, 그 때 그들의 나이가 20대가 아니라 김지사는 저와 같은 30대, 이재오는 40대입니다. 이게 아둔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이런 사람들이 MB, 정몽준과 한배를 탔다는게 우습지 않나요 ?

수도권 한나라당 뉴라이트 멤버 의원들은 1990년대까지 주사파인지 뭔지 하는게 좋다고 했다고 합니다.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경향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탈당한 정태근과 김성식도 비슷한 성향입니다. 물론 사람은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꿨다는게 이명박이니 할 말이 있을까요 ???
이상돈 교수님께 한 말씀 올리자면 
한나라당이 싫은 사람은 모두 떠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