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되물님, 나중에라도 꼭 좀 보세요
2012-02-25 20:04 771 유은선

실은 전부터 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로 바쁜 사람이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글이 많이 늦어졌다는 점을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보다 절 더 막막하게 만들었던것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는게 좋을지 그 실마리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절 너무 괴롭고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되물님의 이런저런 글들을 쭉 지켜봤는데, 우선 되물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나이든분은 아닌듯하고 아무래도 근본적으로 기존 보수진영이나 한나라당 - 새누리당으로 개명했지만, 전 일단 이 글에선 그냥 한나라당이라 부르겠습니다 - 에 혐오와 거부감을 갖고있는 그런 20-30 세대중 한분이 아닐까 그와같은 짐작은 들더군요.


 우선 ‘보수라 하는’, ‘선진화라는’ 같은 님의 표현방식에서 이미 기존 보수진영이나 한나라당등에 갖고있는 혐오,냉소,거부감이 그대로 드러나는것 같아 숨부터 턱 막히더군요. 하지만 또 어떻게보면 바로 이와같은 괴리가 지금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또는 보수진영간의 벽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이라 생각하고 한번 외람되나마 그 벽을 조금이라도 허무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헌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할지 도무지 답이 안 나오더군요. 일전에 제가 쓴 글에 언급한것처럼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꾼들 지도부를 전면 개편한들 20-30세대 전반에 걸친 한나라당이나 기존 보수진영에 대한 혐오,거부감을 없이하는데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 한것처럼. 님과의 대화 실마리를 푸는것도 한나라당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는것 이상만큼이나 어려운 작업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냥 쉽게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진행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본래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기 마련이란것, 그것은 비단 되물님뿐만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식선상에서 아는 이야기일것입니다. 가령 FTA 같은 경우엔 수출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반드시 체결해야하는 자유무역협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한미 FTA는 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추진되었던것이죠. 세상 사람들의 기억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을텐데, 불과 5년전인 노무현 정권때 추진된 FTA 협정을 놓고 이제와서 이명박 정권에게 모든 책임과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면, 솔직히 저같은 사람의 입장에선 참 어찌 설명을 해야하는지 난감하기 짝이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사회에서 보수-진보간의 의견과 입장이 가장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북한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한국 현대사와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 다음으로 경제문제라던가 대외(가령 미국등) 외교문제등이 있더군요. 제가 무슨 선거때라서 북한문제를 들먹이는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북한의 문제에 대한 진보진영의 소극적이거나 외면하는 자세를 지적한것입니다. 가령 요 며칠새에도 중국내에 억류중인 탈북자 북송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진보진영은 침묵 내지는 소극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군요. 그것은 북한인권법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님께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것은 다양성의 존중입니다. 한나라당이나 기존 보수진영이 부패,수구의 상징으로 매도되는 현실 저 역시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예 한나라당이 없어져버리거나 또는 소위 가스통 시위나 벌이는 재향군인회 할아버지들. 그냥 빨리 이 세상을 떠나버리던가 했으면 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나 노령층이 전부 부패,수구,기득권 세력으로 매도당한다 할지라도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지켜야하는 ‘보수정당’으로서의 가치가 분명 있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보수가 별게 아닙니다. 지킬건 지켜가면서 변화해 가자는게 ‘보수주의’ 사상의 핵심입니다.


 근래의 여론조사나 선거때 투표경향을 대충 살펴보면, 아무리 그래도 자신을 ‘보수’라고 하거나 한나라당에 투표했다(또는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2,30대에서도 그래도 약 20-30퍼센트 정도는 나오더군요. 그건 그 사람들이 꼴통이거나 누구 말마따나 무개념이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비록 열명중 두세명에 불과한다 할지라도 그 사람들은 여전히 한나라당이나 기존 보수진영이 지키고자하는 가치가 ‘가치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인겁니다.


 만약 A라는 정책에 대해 열명중 한명만 찬성하고, 나머지 아홉명이 반대한다면 그럴경우엔 그 유일하게 찬성하는 한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찬성하는 의견이 열명중 두세명 정도가 된다면, 그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것이고, 존중받아야 하는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앞에 이미 언급한 FTA에 관한 문제라던가 한미동맹 강화같은 문제들. 둘 다 일장일단이 있을수 있고 명암이 있는 정책들인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앞서 다른글에서도 그런 주장을 했던겁니다. 차라리 한나라당도 무상복지 정책을 남발하거나 아예 당명까지 민주당으로 바꾸거나 민주당과 합당이라도 해버린다면 그럼 20-40 세대에서 표가 나올것 같냐는. - 그런다고 한나라당을 혐오하는 대다수의 20-30대에게서 표가 나오지는 않는다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반어적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복지정책에 있어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그리 큰 차이가 있는게 아닙니다. 한나라당은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선택적 복지’ 정책을 펼쳐나가자는 것이고 민주당은 지금 예산으로도 충분히 ‘무상복지’ 실시가 가능하다는 단지 그 5퍼센트의 차이가 있는것뿐인데. 그것만으로도 한나라당은 1%의 기득권과 재벌만 옹호하는 집단으로 몰린다면 저 같은 사람의 입장에선 참 유감이란 말 밖에 나오지가 않네요. 차라리 정말 FTA나 한미동맹 강화같은 보수-진보 양 진영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나 현대사나 역대 대통령의 평가처럼 아예 극과극으로 갈리는 부분이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님이 말씀하신 소위 그 ‘보수’라는 사람들이 선택한 미래 지향점이 결국은 ‘선진화’와 ‘신 자유주의’인 것입니다. 작금엔 세계적인 추세가 그 ‘신 자유주의’의 경향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분위기라 솔직히 저 같은 사람들도 적지않은 내적 갈등을 느끼고있긴 합니다만. 애초부터 보수가 선택한 정책과 가치지향점이 ‘선진화’고 ‘자유주의’였던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건국 초창기부터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집권층의 미래지향점이 그것이었던거고요. 반면에 진보의 지향점은 선진화 보다는 내부의 복지나 인권문제등의 강화,개선 그런것들이 되는것이겠지요.


 이명박 정부들어 추진한 주요 정책들이 대충 따지고보면 FTA,4대강,미디어법과 종편허가 대충 그런것들인데, 이중 FTA는 노무현 정권시절부터 추진했던 것이란 점에서 보수나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분명 반론할 부분이 있는것들이고요. 4대강 이슈는 솔직히 이제와서 세밀히 살펴보면 결국 이것도 개발과 환경 부분에서 엇갈리는 논란이더군요. 보통 보수는 개발을 진보는 환경을 중시하지요. - 물론 4대강 사업의 경제적 실용성등도 별도의 논란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솔직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 정부가 또는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펼친 정책은 기껏해야 ‘미디어법 논란과 종편허가’ 정도에 해당될것입니다. 이쯤되면 오히려 대체 어딜봐서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재벌과 기득권만 옹호하는 수구집단이란 말인가 반론을 해야할 지경이 이르게 되네요. 그리고 종편도 굳이 따지자면 중앙과 동아는 1980년에 신군부가 강제로 폐방시킨 TBC(중앙)와 DBS(동아)를 부활시켰다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제 기억에 ‘보수는 도덕이다’란 말은 적어도 한나라당이나 또는 조갑제씨 같은 기존 보수성향 논객들이 말한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조갑제 같은 사람은 ‘권력은 도덕적인 사람이 잡는게 아니라 야심있는 사람이 잡는것이다’ 라는 발언을 해서 여러사람 기함시킨적이 몇 번 있었죠. 그리고 이상돈 교수님께선 바로 광우병 촛불시위가 한창일때쯤으로 기억됩니다만 바로 그와같은 ‘도덕적 가치를 포기한’ 보수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과 인터뷰를 몇 번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이상돈 교수님께서 아마 2007년에 이명박 후보나 한나라당을 지지한 기억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오히려 그땐 아마 BBK논란등을 이회창 후보가 집중 공격했었고, 아마 그때를 전후해서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쪽에 합류하셨지만, 얼마안가 결별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 이교수님 입장에선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이신듯 해서 지금 새삼 들추는게 송구스럽기도 합니다만


 자꾸 되물님께서 ‘과오’ 운운 하셔서 특별히 덧붙이는 말씀입니다. 최소한 노무현 정권 당시에 이상돈 교수님께서 보수편에서 노무현 정권의 정책이나 이념지향점을 비난한적은 있어도 - 그리고 개인적으론 이교수님껜 죄송한 이야기가 됩니다만, 사실 그땐 전 이상돈 교수님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던 시절이라 그때의 일들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권을 적극 지지한적은 없는걸로 압니다. 이회창후보의 자유선진당 캠프에 일시적으로 합류한적은 있어도요. 이 점은 분명 수정되어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겁니다.


 근래에 한나라당이 민주당처럼 무분별한 복지정책을 남발하면서 적당히 젊은세대나 중도층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을 보고 기존의 보수진영은 ‘좌클릭’이라며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만, 사실 민주당의 지나친 좌클릭을 우려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도 적지 않다는것도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대개 중,노년층의 호남유권자나 중도보수 내지는 중도 자유주의자 정도 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모셔온 사람들. 대략 그 세 부류가 작금의 민주당의 ‘지나친 좌클릭’을 우려하는 분들인데요. 개중에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 국민생각에 합류한 분들도 계시고 자신들끼리 또다른 군소정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속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야 그런분들이 그저그런 정치철새나 정치잉여로 보이겠지만, 그 본질도 역시 알고보면 민주당의 ‘지나친 좌클릭’에 있다는 점도 알아두실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기존 민주당의 전통적 노선을 대략 ‘자유주의’ 내지는 중도개혁 정도로 정의한다면, 통합진보당과 정책연대 또는 야권연대 같은 방식으로 총선 다수당과 더 나아가 대권쟁취를 하려는 지금의 민주당 노선은. 결국 사실상 ‘사민주의’ 노선의 정당이 될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과연 그와같은 정책 지향점이 이 나라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어나갈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예전처럼 그저 자유주의 내지 중도개혁 노선이라면 저라고 민주당이 집권한다고 크게 우려하진 않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설마 민주당이 집권한다고 나라 망할일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통합 진보당에 코가 꿰인 상태에서 한미 FTA 전면폐기, 무상복지정책 남발등 거의 통진당과 함께 준 사민주의 경향 정당의 흐름으로 나가는것 같은데. 물론 현재 전 세계적인 흐름이 ‘신 자유주의’ 중심의 경제체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작금의 상황에서 민주당의 ‘지나친 좌클릭’을 우려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계층’이 적지 않다는 점. 그런점들도 유념해주실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거듭 드리는겁니다. 민주당이 중도우파쪽으로 10퍼센트 스펙트럼을 더 넓힐때 집권에 용이할지, 아니면 좀 더 진보개혁적인 쪽으로 10퍼센트 더 나가야 정권을 잡는데 용이할지. 그건 민주당 지지자들이 토론할 문제지 제가 나설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되물’님께 거듭 당부드리고 싶은것은 편견을 깨달라는 말씀 그 외엔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솔직히 막상 쓰고나서 꽤 후회하고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뭔가 하고픈말은 많았는데 정리가 쉽게 되지않는. 기존 보수진영과 20-30 세대간의 거리감.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네요. 제가 막상 제가 쓴 글을 보고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데, 이런 졸문이 되물님을 얼마나 납득시켜줄수 있을지도 회의가 일고요.


 여하튼 한달여전부터 꽤 고민하다가 쓰는 글임을 이해해주시고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서두에도 밝혔지만, 진짜 이 글 주제와 흐름을 어찌 잡으면 좋을지부터 꽤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진짜 차라리 무슨 장편소설이나 정교한 칼럼 한편을 쓸때 드는 창작의 고통도 이보다는 덜할것이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네요. 여하튼 두서없이 쓴 졸문을 대충 마무리하면서 여하튼 보수에 갖고계신 편견을 조금은 바꿔달라는 당부말씀을 거듭 드릴뿐입니다.

되물 12-02-26 11:57
 
한마디만 합시다
뭐 그냥 하고 싶은 말 좀 임페트있게 하기 위해 일부러 반말체 쓰면서 하겠습니다 유은선님에게 하는 말이 아니니 절대 오해 말기를 바랍니다

너희들만 애국자냐!!!!
너희들만 애국하냐!!!
너희들만 선진화하냐!!!
너희들만 보수주의자냐!!!
나도 보수주의자다 이 방자한 놈들아!!
한나라당 찍은 내가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
이 오만방자한 것들아 너희들 애국이니 선진화니 하는말 더 이상 쓰지말아!!!
너희들만 입이 있냐!!!

세상을 자꾸만 20-30대의 '특정계층' vs '그렇지 않은 세대'로, 좌니 우니 하는 것에서도 또 중도우니 중도좌니 하는것으로 세분화하려는 그 분별심을 부디 버리세요 정말 질려버립니다
조용한 혁명 
진보의 근본주의도 북한앞에선 작아지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