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역사왜곡 논란 - 사극과 시대극 그리고 퓨전물까지
2012-09-15 09:49 4,269 유은선

사극이나 시대극을 만들다보면 늘상 따라다니는 것이 역사왜곡 논란이다. 사극이나 시대극의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의 명분은 대개 역사적 사실이나 또는 역사속의 인물 혹은 그 시절의 시대정신등을 왜곡 역사를 잘 모르는 젊은이나 청소년 또는 일반대중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주어 부정적인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점을 우려하는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직접 만드는 작가나 피디 또는 제작사 입장에선 사극의 역사왜곡 논란은 진짜 골치아픈 문제다. 사실 고대사뿐만 아니라 중세사 심지어 근,현대사까지 역사를 보는 관점에서부터 차이가 나는것들이 분명 존재하는 마당에 과연 역사왜곡 논란에 전혀 휘말리지 않는 온전한 사극이나 시대극을 만드는게 가능한 일일까. 가령 우선 고대사부터도 환단고기 지지자들과 정통사학계의 관점이 확연히 차이가 나고 근,현대사를 보는 시각도 확연히 다른 관점과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있지 않은가. 현실이 이럴진대 과연 사극이나 시대극을 어떻게 만들어야만 어떠한 역사왜곡 논란에도 휘말리지 않고 한편의 온전한 사극을 제대로 만들어낼수 있을까 ?


 또는 사극작가들에 따라서는 종종 이런 고백을 하는 이들이 있기도 한다. ‘단 석줄의 기록뿐인 고대사에서 100회짜리 대하사극을 만들어내는게 얼마나 고역인지 알기나 하냐 ?’고. 또 반대로 어떤 작가들은 근,현대사야말로 워낙 자료가 방대하고 또 실존인물이나 그 직계자손이 시퍼렇게 눈을뜨고 살아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창작의 공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그게 더 골치가 아프고 짜증이 난다고. 또 반대로 어떤이는 ‘난 오히려 사료가 적은 고대사가 창작의 나래를 자유롭게 펼칠수 있어 편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다른이는 오히려 ‘자료도 많고 증언도 많이 확보할수 있는 근,현대사 소재 드라마가 더 쉽다’고 말하기도 하는등. 사실 사극작가에 따라서도 어느 시대를 다루는게 더 편한지 그 성향과 취향도 제각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하튼 역사왜곡 문제를 피하기 힘든게 사극이다보니 근래에 들어선 아예 기존의 역사를 무시하고 가상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펼치는 ‘퓨전사극’이나 심지어 과거의 인물이 현재로 오거나 현재의 인물이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는 ‘타임슬립 드라마’까지 나오기도 하는 실정이다. 퓨전물이나 타임슬립이 근래에 자주 나오는게 일종의 쏠림현상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역사왜곡 논란을 피하면서 보다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은 제작진의 바램과 고충도 어느정도 들어있음을 이해해줄 필요도 있을것 같다.


 금년 상반기에 방영된 퓨전사극 ‘해를품은달’의 경우 기존의 조선역사는 완전히 무시한 그야말로 ‘가상’의 역사극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와 인물구성을 살펴보면 현대물에서 흔히보는 사각관계나 꼬인 가족관계,출생의 비밀 같은 이야기들을 조선시대 버전으로 옮겨 다룬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실제역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가상의 사극’에서 조차도 어떤이들은 까칠하게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해를품은달’의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는이의 주장 요지는 대략 다음과 같다. 극중 주인공인 양명군에게 서자인 이복형이 등장하는데 실제 조선시대 왕실법도등을 생각해볼때 세자나 정실왕자보다 나이가 많은 서자 이복형이 등장할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상식적으로 조선시대 왕실에 서자 이복형이 있으려면 왕이 세자시절 세자빈을 들이기도 전에 후궁이 존재했다는 이야긴데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매우 특이한 사례가 두어번 있는데 그 하나가 바로 중종반정으로 왕위에 올랐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첫 중전이 폐위된 중종의 경우. 계비소생인 인종이나 명종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복성군이란 경빈소생의 서자가 존재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례를 들자면 광해군의 경우로 역시 첫 중전이 소생없이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임진왜란이 끝난뒤에 선조가 40살 이상이나 어린 후비를 들여 그 사이에 ‘영창대군’을 낳음으로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렇게 아주 특이한 한두가지 경우를 제외하곤 상식적으로 왕이나 세자가 정비를 들이기도 전에 먼저 후궁을 들여 서자 이복형이 발생하는 상황은 만들어질수 없다는것이다.


 사실 ‘해를품은달’은 근본적으로 퓨전사극이고 시청자의 대다수가 이미 ‘가상상황’임을 인식하고 보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선시대에는 존재할수 없었던 왕이나 세자보다 나이가 많은 서자 이복형이 등장하는 상황으로 인해, 조선시대 왕실 법도를 잘 모르는 청소년이나 젊은이 또는 일반대중이 역사를 잘못 이해해서 벌어질수 있는 오해를 우려하고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 뭐 충분이 이해하자면 이해못할 이유는 없다.


 지난봄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더킹투하츠’의 경우 사극이나 시대극도 아닌 남한이 대통령제가 아닌 조선시대 왕실이 아직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입헌군주국’임을 가상으로 설정, 그 남한의 왕자가 북한 여군장교와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글자그대로 환타지물이다. 사극이나 시대극이라기 보다는 장르로 구분하자면 과거 앞서 이미 존재했던 역시 우리나라 왕실이 아직까지 이어져 내려온다는 가상의 설정하에 드라마를 만든 ‘궁’이나 ‘마이프린세스’ 정도가 ‘더킹투하츠’와 같은 계보에 속하는 드라마라 할수 있을것이다. 한마디로 ‘가상 환타지물’이다.


 헌데 이 드라마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내용에서 뭔가 이상한점과 석연찮은 점도 느꼈을것이다. 우선 이 드라마에선 북한이 나오면서 정작 김일성,김정일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북한 자료화면의 가정에는 필히 등장하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조차 북한 여군으로 나오는 여자주인공 집엔 아예 걸려있지도 않다.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민감함을 고려 아예 등장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 이해할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덕분에 ‘더킹투하츠’에서 북한체제는 김일성,김정일은 없고 소위 무슨 ‘집단지도체제’라도 되는듯한 노동당 간부회의에서 모든 중요사항이 결정되어지고 그리고 그 노동당 간부의 딸인 여군장교가 남북화해를 위해 남한 왕세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결정이 난다. - 실제 이 드라마속 북한은 노동당 고위간부급의 ‘집단지도체제’에서 주요사항들이 결정나곤 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 성격은 남한의 왕세자인 이승기가 분한 남자주인공은 싸가지없고 모든게 제멋대로인 무개념 인간이었고, 반면 북한 여군장교로 나오는 여자주인공은 매사에 분명하고 똑부러진 개념녀로 설정되었다. 물론 이와같은 설정은 ‘신데렐라 드라마’ 많이 본 사람들에겐 꽤나 익숙한 설정이다. 실제 재벌2세와 가난한 여성의 사랑을 다루는 대다수 사랑이야기 설정이 그와같다. 재벌2세인 남자주인공은 귀하디 귀한 집에서 자라 모든게 제멋대로고 시건방지며 반면 가난하고 힘들게 자란 여자주인공은 늘상 억척스럽고 매사에 부지런하며 입바른 소리 잘하는 개념녀다. 헌데 그게 남한 왕세자와 북한 여군장교로 설정이 되다보니 남한의 무개념 왕자와 북한의 개념녀가 사랑을 나누는 좀 이상야릇(?)한 스토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야 뭐 어디까지나 가상 드라마속 설정이니 그러려니 넘어갈수도 있다. 헌데 조금만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좀 더 심각한 문제의식에 다가가게 된다. 과연 남한에 조선시대 왕실이 그대로 실권을 행사하는 권력으로 이어져 내려오는데 남북한은 분단된 상황이라면, 대체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치면 그리될수 있단 말인가 ?


 우선 근본적으로 일제시대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분단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조금만 상식적으로 잘 생각해보면 알수있는 일이다. 다만 이런 상황은 가상해볼수 있다. 설사 일제강점기가 없었더라도 마치 중국이 국공내전을 거쳤던것처럼 우리도 서양사조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민족주의 세력과 공산주의 세력간의 큰 전쟁을 거친뒤 분단이 되어버린. - 헌데 이 드라마 제작진의 기획의도나 역사인식 수준으로 볼때 그렇게까지 깊고 복잡한 문제까지 염두에 두었을것 같지는 않다.


 정리하자면 뭔가 개운치 않고 뒷맛이 찝찝한 드라마였음에는 틀림없다. (1)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이 없는 집단지도체제고 (2) 남한의 무개념 왕세자가 북한 개념 여군장교와 사랑을 나누며 (3) 근,현대사에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남한은 조선시대 왕실이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근본적으로 사극도 시대극도 아니요, 정치드라마도 아니고, 남북관계의 현실을 다룬 드라마도 아니다. 그야말로 가상의 환타지일 뿐이다. ‘궁’, ‘마이 프린세스’의 계보를 잇는 신데렐라 왕실버전 드라마일뿐이다. 따라서 앞서 지적한 세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바로 그러한 문제들이 젊은이나 청소년 일반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를 지적하는것. 기우(杞憂)로 볼수도 있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 장장 64부에 걸쳐 방영되며 지난 7월 막을내린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는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연예계와 정치권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시대극이다. 실제 이 드라마에선 극 초반부에 ‘지난 대선때 야당 김 모 후보를 지지한 누구를 어째라 저째라’ 하는식의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하는등 70년대 초반 충분히 있었을법한 정치적 상황을 묘사하는등 그 시대의 이야기를 제법 실감나게 묘사하였다. 연예계 에피소드 역시 7,80년대를 기억하거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헌데 이 드라마 후반부에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울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이 묘사되었다. 그리고 좀 묘하게도 이 드라마에선 ‘서울올림픽’ 개최를 극중 악역으로 남자주인공 강기태(안재욱 분)와 늘상 대립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는 장철환(전광열 분)이 앞장서 주도하게 된다. 이 장철환이란 인물은 70년대에 이미 정보부 고위간부로 나오는등, 박정희 시절에 이미 상당한 정권실세였던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리고 정권교체기에 일시적으로 투옥되는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만한 인재를 찾아보라’는 각하의 엄명으로 인해 극적으로 재기하게 된다. 덧붙이자면 이 장철환은 서울올림픽 성공적 개최로 인해 각하의 신임을 더더욱 얻어 결국 차기대권까지 노리게 된다. - 물론 결과적으론 기태의 고향친구 차수혁의 총에 맞아 죽게되지만.


 서울올림픽 개최 자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견도 일부 존재하는듯 하니 일단 논외로 하겠다. 하지만 서울올림픽 개최에 관해선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주도했다는 이야기를 그 시절 어느정도 나이가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있다. 당시 일본 나고야와의 대결에서 도무지 이길 가망이 보이지 않자 정회장이 ‘나 혼자 망신당하고 말테니 안심하라’며 다른 위원들을 격려,위로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40평생 살아오면서 현대가 근처에서 파출부 한번 해본적 없는 필자가 “왜 멀쩡한 정주영 회장 공을 장철환 공인것처럼 왜곡했느냐 ?”고 심통부릴 이유는 없다. 다만 요즘 자라나는 세대들의 대다수는 서울올림픽 개최과정에서 정주영 회장이 어떠한 막후역할과 공로를 세웠는지는 모를것이다. 헌데 7,80년대를 그렇게 실감나게(!) 묘사한 드라마에서 난데없이 서울올림픽 개최를 극중 악역으로 설정된데다가 박정권 시절 실세로까지 묘사된 장철환이란 인물이 주도한것처럼 묘사한것이다.


 사실 이런 시대극이야말로 실제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속 상황을 혼동하기 쉬운 가장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드라마이다. 이전에 존재했던 어떠어떠한 6,70년대 배경 시대극을 놓고도 극중 등장인물의 모델이 과연 누구냐 하는 문제로 시청자들간 논란이 분분했던적도 있었고, 극중 등장인물이 실존 정치인을 지나치게 미화했다거나 하는 문제로 종종 논란이 된적도 있다. 이런 현상들 자체가 시대극이 실제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묘사했을때 일반 시청자들이 ‘역사적 사실’에 얼마나 혼돈과 혼선을 빚게할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수있을것이다. ‘빛과 그림자’에서 악역으로 묘사된데다가 70년대 정보부 실세인 것으로 묘사된 장철환이 ‘서울올림픽’ 개최를 주도하고 그로인해 얻은 정치적 힘을 몰아 차기대선까지 도전하는 모습. ‘현대그룹 알바’들만 볼멘소리를 할 문제일까 ?


 얼마전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각시탈’의 경우는 일제시대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절에 각시탈 분장을 하고 일제의 만행과 친일파를 응징한 ‘슈퍼히어로’가 있었다는 가상의 설정하에 만든 일종의 시대극이다. 실제 이 드라마에선 각시탈이 정신대나 강제징용으로 끌려가는 일제치하의 젊은이들을 구출해내기도 하고, 극 중반부 이후엔 실존했던 인물 백범 김구선생을 연상케하는 ‘양백선생’이라는 인물이나 동진같은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극 중반부엔 1936년 실제 있었던 베를린 올림픽에서의 손기정의 마라톤 금메달과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사건을 연상케하는 국제 복싱대회에서 우승한 조선인 선수가 환영대회에서 갑자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에피소드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헌데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전체적으로 불과 2-3개월도 채 되지않는 시간동안 중일전쟁이라던가 정신대,강제징용 양백선생등 해외 독립세력의 국내 잠입활동 심지어 손기정 사건을 연상케하는 만세사건까지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난것 같은 느낌이 든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28부작 미니시리즈 속에서 극적 사건들을 모두 한데 뭉뚱그린 것으로 이해할수야 있지만, 자칫하다 실제 1930년대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혼선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우선 주요 역사적 사건들이 실제 일어난 연도를 살펴보면 우선 중일전쟁 발발은 1937년. 그리고 일제의 정신대,강제징용등이 극심해진것은 대체로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상황이 확대되고 악화된 30년대 후반부터의 일로 알려져있다. 그 외 이봉창 의거와 윤봉길 의거는 1932년에 일어났으며 너무나 유명한 손기정의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일장기 말소사건은 1936년에 일어났다. 한편 백범 김구선생은 1930년대 태반을 중국 일대를 오가며 활동했지 국내에 잠입해서 활동했다는 기록은 없다.


 사실 이 드라마에선 실존인물이자 너무나 유명한 백범 김구선생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극중에서 사실상 ‘양백’이 이봉창,윤봉길 의거의 배후는 물론 극중 여주인공 목단의 아버지인 담사리에게도 스승이 되는 것으로 묘사. 누구나 그 정도의 비중이 큰 독립운동가라면 ‘백범 김구’ 선생임을 대번에 떠올릴수 있었을것이다. 실제 양백역을 맡은 배우 역시 사실상 백범을 의식한 분장을 하고 출연했다.


 또한 이 드라마에선 양백선생이 연계를 꾀하려는 국내 무장투쟁세력의 핵심급 인물인 ‘동진선생’이 묘사되기도 했다. 헌데 이 동진선생을 두곤 한때 네티즌 사이에서 혹시 동진의 모델이 ‘몽양 여운형’이 아니냐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백 정도 되는 인물이 굳이 연계를 꾀하려는 인물이라면 결국 몽양이 아닐까. 그와같은 추측을 바로 하게된것 같은데. 하지만 실제 몽양은 무장투쟁을 주도했다는 기록도 없고, 동진 역시 몽양을 바로 떠올리기엔 무리가 있다. 백범을 연상케하는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그가 연계하려는 인물로 ‘동진’이 등장한데서 ‘여운형’이 모델일것이란 오해(?)가 생긴것은 결국 좌우합작을 염두에 둔 오해였던것 같은데,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때 극중 양백이 동진과 연계하려는것은 국내 무장투쟁세력과의 연계 필요성을 느껴 그리한것이지 좌우합작까지 염두에 둔 설정은 아니었던것 같다. - 실제 극중에서 그런 이야기가 언급되지도 않았고


 ‘각시탈’ 역시 ‘빛과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실제 그 시절 역사적 배경과 실제 있었던 사건과 있었을법한 사건들을 혼재시켜 만들어놓아 실제 역사와 가상의 설정을 혼동하게 하거나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나 진상을 착각 또는 오해하게할 우려가 분명히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각시탈’은 근본적으로 항일 드라마라는 점에서 내용에 다소 과장이나 왜곡이 있더라도 일본에 대한 대중적 정서를 감안,고려한다면 그다지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것은 없었던것 같다.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아서 이쯤에서 논점을 좁혀야 할 것 같은데. 결국 논하고자 하는 문제는 이와같이 좁혀진다.


 (1) ‘퓨전사극’ ‘해를품은달’에서 실제 조선시대 궁중법도상 있을수 없는 세자보
    다 나이많은 서자 이복형이 등장함으로써 역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끼칠수 있는
    부정적 우려

 (2) ‘환타지물’ ‘더킹투하츠’에서 실제 남북한 정치체제와 너무나 다른모습(북은 김
    일성 부자가 등장하지 않고 남은 입헌군주제)으로 묘사하여 현존하는 남북관계
    계를 일반대중이 잘못 인식하게되어 빚어질수 있는 부정적 우려

 (3) ‘시대극’ ‘빛과 그림자’에서 1980년대 초반 실제 있었던 서울올림픽 과정을 실
    제 진상과 너무나 다르게 묘사 서울올림픽 개최의 의미와 진상을 그 시절을 살
    아보지 않은 젊은이,청소년들이 잘못 이해하고 오해하게 만들 수 있는 부정적
    우려

 (4) ‘시대극’ ‘각시탈’에서 1930년대 있었던 주요사건들을 실제 역사적 순서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뭉뚱그려 집어넣거나 실존했던 백범 김구, 몽양 여운
    형 같은 이들을 연상케 하는 인물을 등장시켜 미칠수 있는 또다른 부정적
    우려


 그렇다면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과연 시청자들이 이러한 퓨전물,환타지물,사극,시대극등을 어떻게 인식하고 보게될것이며, 또한 그와같은 장르의 드라마에서 묘사된 왜곡된 상황들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우선 퓨전물이나 환타지물의 경우 시청자들도 근본적으로 극중 설정이 가상상황이고 허구임을 인식하고 시청하게 된다. 실제 퓨전이나 환타지물이 실제 있었던 일이나 현존하는 사실이라고 인식하고 볼 시청자들은 정말 초등학생 연령대 이하가 아닌 다음에는 없을거이다. 또 설령 초등학생 이하 시청자들이 ‘엄마, 저런 이야기가 실제 있었어 ?’ 하고 묻더라도 ‘얘는...저건 다 꾸며낸 이야기야.’ 라고 현장에서 지도(!)해줄 학부모가 필히 곁에 있을것이니 사실 그런 문제를 굳이 염려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하지만 실제 있었던 역사를 배경으로 다루게 되는 시대극이나 정통사극의 경우 확실히 웬만한 지식이 있는 시청자들 조차도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혼동하기 쉬운게 사실이다. - 시대극의 역사왜곡 문제나 허구의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것인가 하는 문제는 막상 논하려니 해야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아무래도 이 문제는 추후 별도의 주제로 다시 다뤄야 할것 같다. 여하튼 정통사극이나 시대극의 경우 허구의 설정을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어느정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것은 사실인것 같다.


 하지만 퓨전이나 환타지물은 시청자들이 기본적으로 ‘허구’임을 인식하고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다. 그것이 정통사극이나 시대극과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를품은달’과 같은 세자보다 나이많은 서자 이복형이 실제 조선시대엔 등장할수 없다는 지적이라던가 ‘더킹투하츠’에서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이 등장하지 않는 ‘집단지도체제’로 남한은 ‘입헌군주제’로 현실과 너무나 다르게 설정하여 현존하는 남북관계를 안일하게 인식하게 될 문제를 지적하는것 어느정도 일리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사실 드라마 게시판 같은데서 불쑥불쑥 나타나 이런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는 네티즌들은 다른 시청자들로부터 “재미있게 잘만 보는데 왜 시비냐?”며 찌질이 취급을 당하며 비난받기 일쑤다. 대개는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아무렴 우리가 가상과 현실도 구분 못하겠냐 ?’ 이런식의 반박을 받게된다.


 ‘오지랖’이란 단어가 있다. 본래의 사전적 정의는 ‘웃옷의 앞자락’을 지칭하는 단어이나 일반적으로 쓸데없이 남의일에 이러쿵 저러쿵 참견 잘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며 비웃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극이나 시대극 또는 퓨전이나 타임슬립 또는 환타지물의 역사왜곡 문제를 지적하는것이 어디까지가 ‘쓸데없는 오지랖’이고 어디까지가 ‘일리있는 지적’일까 ?


 이는 결국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극의 성격이 어떠하며 또 극중에서 왜곡하고 있는 부분이 극 전체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는가, 또 그와같이 왜곡된 부분이 실체 시청자들에게 얼마만큼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는가 하는 그 정도와 비중, 무게감을 놓고 따져봐야 할 문제인것 같다.


 달리 이야기하자면 결국 정말 훗날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수 있는 그런 문제를 우려하고 지적하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지엽적인 문제를 갖고 나무는 보지 않고 숲만 보는것처럼 쓸데없는 시비를 거는것인지 그걸 좀 따져봐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정통사극이나 시대극은 실제 웬만한 지식인급 시청자들도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파악을 잘 못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장르의 드라마에는 허구의 설정에 확실히 어느정도 신중할 필요가 있는것 같다. 하지만 퓨전이나 환타지물은 일단 시청자들이 기본적으로 ‘가상’이고 ‘허구’임을 인식한 가운데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다. 


 하지만 현존하는 정치적 상황이나 주변정세 - 굳이 구체적으로 꼽아 언급하자면 남북관계 같은것 ? - 를 지나치게 비틀어 현실을 왜곡해서 설정한 드라마는 아무리 가상극이고 허구라 할지라도 이와같은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 현실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으니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것은 어느정도 일리있는 주장이라 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퓨전사극이고 기획의도에서조차 실제 조선왕조 역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가상극’임을 분명히 밝히고 시작한 드라마에서 실제 궁중법도와 너무나 다른 가족(?) 설정이 나왔다면 그로인해 낳을수 있는 부작용은 어떤것이 있을까 ? 추후 이 드라마에서 필 받은 또 다른 작가가 그와 비슷한 왕실설정의 가상극을 또 만드는 경우 정도 ?


 근본적으로 사극이나 시대극이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지나치게 왜곡하여 피해자를 만든 사례가 꽤 있다는 점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허구나 가상설정은 확실히 신중을 기해야한다. -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신숙주의 부인이 남편이 사육신과 함께 죽지 못한것을 부끄러워해 자살한걸로 이야기를 꾸민 ‘목매는 여인’ 같은 소설등 아닌가.


 하지만 퓨전사극이나 타임슬립 또는 가상상황극 같은 완전히 현실정치나 실제역사를 벗어난 드라마까지 등장하는 현실은 결국 그만큼 역사왜곡 논란에서는 좀 벗어나 자유롭게 창작의 나래를 펼치고 싶은 제작진의 고충도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음을 이해할 필요도 있을것같다.


 실제 역사왜곡 논란 문제와 관련 사극이나 시대극 제작진들은 시청률 경쟁문제와 빠듯한 촬영스케줄 문제를 현실적 고충으로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녀노소 필부필부가 다 인터넷을 하는 요즘세상에 가령 위키백과 같은 것으로 검색만 해도 대번에 사실확인이 가능한 기본적인 역사골격이나 실존인물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확인해 보지도 않고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제작진의 불찰이요 무성의가 틀림없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무리 요즘 사극이나 시대극이 이런저런 문제가 많기로 마치 하이에나가 남은 먹이 물어뜯듯이 너도나도 달려들어 이것도 역사왜곡이요 저것도 무엇이요 하며 달려드는 요즘 네티즌의 풍조도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제작진의 고충과 시청자의 눈높이를 절충할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사극이나 시대극을 만들때 그 유지해야할 기본골격과 허용할수 있는 창작과 상상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할까 그 문제로 논점을 옮겨보는것은 어떨까 ? - 솔직히 마음같아선 역사왜곡 주장하는 그렇게 잘난 당신네들이 그럼 한번 ‘석줄 역사기록으로 100회짜리 대하사극 한번 만들어보라.’고 대들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반발하고 싶지는 않고. 사극이나 시대극이 만들어질때 지켜야할 기본골격과 허용할수 있는 창작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하는게 좋을지 그것을 좀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너도나도 잘난체 어줍잖게 줏은 지식으로 제법 잘난체 하는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품격높은 사극이나 시대극을 만들 수 있을지 그쪽으로 논의를 옮겨보는것도 또다른 성숙한 시청자와 네티즌의 자세 아닐까 ? 퓨전물이나 타임슬립 드라마라고 해서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은 크게 다르진 않을것이다.

새누리당의 위기 
'티아라 사태'와 '광우병 사태'는 닮은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