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전망
2014-05-02 16:14 1,024 유은선

‘세월호 참사’가 국내의 거의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버린지도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방송의 경우엔 일부 예능프로 정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정규편성 모드로 거의 전환하긴 했지만, 아직도 주요 뉴스는 세월호 문제와 관련된 이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다른 뉴스거리는 끼어들 틈 조차 찾고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거대한 유람선 침몰로 수학여행에 잔뜩 들떠있던 고등학교 1개학년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하는 이와같은 참사는 그야말로 건국이래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인지라 이로인해 국민 대다수가 받은 정신적 충격과 침통한 심정은 쉬이 헤어나오기 힘든 지경이 되고야 말았다.

 특히 지방선거 분위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차에 일어난 대형참사이기에 ‘세월호 참사’가 정치권에 미친 영향은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 지경이다. 무엇보다 선거이슈는 도저히 말조차 꺼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주요정당들은 세월호 사태 이후의 사회 분위기를 고려 한동안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등을 잠정 중단했다가 이번주부터 경선일정을 겨우 재개하며 선거일정의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과연 한달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쉬이 판단이 불가능한 그야말로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속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선거를 한달 앞둔 이맘때쯤이면 주요 언론,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선거판세를 예측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을 시점인데, 지금은 그조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몇몇 여론조사기관의 경우엔  ‘대통령 지지도’등 통상적으로 하는 정규 여론조사조차 전화를 받는 조사 대상자들이 ‘이 판국에 무슨 여론조사냐 ?’며 항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여론조사를 중단하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이쯤되면 그 어떤 주요정당이나 언론,방송매체도 적극적인 여론조사를 하지 못한채, 적어도 근 20년 이내에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유사이래의 ‘깜깜이 선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생기는 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주요한 정치행사이자 일정중의 하나인 ‘지방선거’ 판세를 조심스레 예측해 보고자 한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4개월이 되는 시점인 아직 임기 초반부라 할수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이 별로 먹혀들지 않을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대체적으로 (1)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2)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태등의 이유로 여당의 승리 가능성을 예측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2010년 지방선거나 이후 보궐선거(강원지사,서울시장)에서 당선된 민주당 출신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지지율 및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야권이 그래도 비교적 선전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일부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와같은 분석이 거의 무의미할 정도로 판세가 극심한 혼돈의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이와같은 대형참사가 상식적으로 집권여당의 악재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선거에 불리해질수 있다’는 단편적인 예측이 가능할 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야권이나 좌파의 현실 역시 정부여당 못지않게 지리멸렬한 상태이기 때문에 야권의 승리를 쉽게 예단할수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한달간 판세는 어떻게 요동칠것이며 선거결과는 어떻게 될까. 외람되나마 정치잉여 경력 십수년의 노하우를 살려 다소나마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고자 한다.

 (1) 보수의 견고한 40% 유권자층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특히 근 20년 이내에 가장 눈길가는 현상중 하나가 DJ-노무현 10년 정권을 거치면서 꽤나 견고해진 ‘보수층 유권자’들이다. 이들은 대체로 DJ-노무현 정권 시절의 사회여론 주도층의 방향성에 대한 불안함과 또는 이들로부터의 시달림을 꽤 극심하게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이른바 ‘보수가 분열해서는 안된다’ 혹은 ‘또다시 좌파에게 정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불안심리 혹은 경계심하에 꽤나 견고하게 뭉쳐있다. 사실 보수도 세세히 들여다보면 그 성향은 각양각색이라 지만원,조갑제등의 극우파에서부터 뉴라이트라던가 중도보수 또는 최근에는 이준석,손수조 같은 이들을 지지하는 젊은 보수층까지 꽤나 다양하게 혼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선거를 눈앞에 앞둔 시점에선 ‘좌파에게 정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아래 꽤나 견고하게 단결하곤 한다. 그 근거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대체로 노무현 정권 중,후반부 이래로는 30퍼센트 후반 이하로 떨어진일이 별로 없으며, 이명박 정부 막바지에 접어둔 2012 총선때까지도 그 지지율 추이는 큰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추이를 근거로 살펴볼때 오히려 ‘세월호 참사’ 같은 엄중한 사태가 자칫 박근혜 정권이 흔들릴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보수층을 더 굳건히 단결시킬수 있는 측면마저 있다. 적어도 지금의 분위기상에선 박근혜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기본 팬덤을 제외하더라도 범 보수층이 흔들리는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2) 지리멸렬한 야당.

 이명박 정권이 지지율 하락세를 걷고 ‘민주통합당’이 출범하여 야권이 한참 기세등등할 때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때 평균 30퍼센트 후반대에 육박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을 앞서는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이와같은 지지율 결과를 놓고 마치 DJ-노무현 정권시절 보수층이 위기감때문에 지지율이 견고해졌듯 민주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도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오히려 더 굳게 뭉치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같은 분석은 유감스럽게도 빗나가고 말았다. 지금의 야당은 민주당과 안철수진영이 통합 ‘새정치 민주연합’을 출범시킨 가운데에서도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채 평균 지지율 20퍼센트 중,후반대에 겨우 턱걸이하며 허덕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같은 사태가 바로 야권의 지지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할 것이나 적어도 전체적인 흐름상 야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것은 그 근본원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다. 안철수-민주당의 통합선언 이전 창당되지 않은 가상의 ‘안철수 신당(평균 20퍼센트 후반 - 30퍼센트 초 중반대)’과 ‘민주당(평균 10퍼센트 중반 정도)’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적어도 30퍼센트 초,중반을 훨씬 상회하는 계산이 나와 바로 2012년 총선을 앞둔 시점의 ‘민주통합당’ 지지율과 엇비슷한 수치가 된다. 그러니 현재의 ‘새정치 민주연합’은 안철수 진영을 끌어들인 상황에서도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최소 10퍼센트 내지 최대 15퍼센트(혹은 20퍼센트 가까이 까지도)를 잃어버린 상태다. 이 잃어버린 10-15퍼센트 정도의 민주당 표가 어째서 실종된것인지 그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이 표를 되찾아올 방법을 찾는것 역시 결코 쉬운일이 될 수가 없다.

 2012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1469만여표였다. 전체 유권자의 75퍼센트가 투표한 상황에서 48퍼센트의 지지율을 얻었다. 김대중,노무현이 대선당시 얻은 득표수보다도 약 200-400만표를 더 얻은것이다. 그동안의 인구증가율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야권후보로선 사상 유례없는 최다득표를 기록한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부 친노인사들중엔 이를 근거로 ‘차라리 문재인 의원이 다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지금의 문재인에게서 지난 대선때와 같은 득표력을 기대한다는것은 솔직히 불가능하다. 지난 대선때 문재인이 얻은 1,469만표는 문재인 개인의 인기에서 얻은 득표라기 보다는 반(反) 박근혜(혹은 반 박정희) 성향의 범 진보진영 내지 중도층이 총 결집한 표라고 봐야 맞는것이지 문재인 개인의 득표력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어떤 의미에선 세월호 참사보다도 더 참혹한 ‘정치적 사태’라고 봐야할 작금의 ‘야권의 지리멸렬’. 이것이 6.4 지방선거가 야권에 그다지 유리하지 않고, 따라서 그 반대로 여권에 그렇게 불리한 상황도 아니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근거다.

 (3) 여론조사 불가능 ? 깜깜이 선거가 되나...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선거를 한달앞둔 상황에서도 주요 언론,방송 매체들이 적극적인 여론조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되고있다. 특히 지상파의 경우엔 그래도 일부 예능프로 정도를 제외하곤 사실상 정규방송 모드로 거의 전환한 상태이지만 종편이라기 보다는 ‘정치형 보도전문 채널’로 특화된것이라 봐야할 ‘TV조선’이라던가 ‘채널A’같은 친(親) 보수성향 종편들은 아직 세월호 이슈에서 쉬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이슈 자체가 현재 사고배의 회사인 청해진해운은 물론 해운회사의 실 소유주인 유병언씨 문제라던가 오대양,구원파등 꽤나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들 종편이 당분간은 ‘세월호 관련’ 이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무엇보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언론,방송이든 여론조사 기관이든 ‘지방선거’와 관련한 적극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를 한번 주목해 봐야할것 같다.

 흔히 선거와 특히 여론조사와 관련 ‘숨은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숨은표’가 존재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혹여 자신의 지지정당이나 후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가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주위에서 따돌림을 받을까봐 자신의 지지성향을 숨기는 경향에 있다고 볼진대, ‘숨은표’는 그 당시의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고 봐야할것이다. 가령 주위에서 정부,여당을 칭찬하는 분위기가 많거나 사회분위기가 많이 경직되고 고압적이다고 느낀다면 아무래도 야권성향 유권자들이 자기 지지성향을 숨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반대로 주위에서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고 정부 심판론이 팽배해 있을때는 여권 지지성향 유권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숨기게 되어있다. 실제 지난 2010 지방선거 같은 경우 (휴대전화 변수 오류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상당부분 야권표가 숨어있었다고 봐야하는 선거라 할 수 있을것이고, 2012 총선과 대선의 경우 약 3퍼센트 정도의 보수 내지 여권성향 지지표가 숨어있었다고 보는게 맞을것 같다.

 실제 2012 총선때 출구조사에 참여했던 한 조사원의 경우 종편에 출연하여,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출구조사를 하려고 다가가다보면 연세드신 분들중엔 다소 경계를 하며 피하는 경우가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 고령층이나 보수성향 유권자들중 ‘응답을 회피하는 계층’이 작년 총선과 대선때 어느정도 존재했음이 이와같이 입증된다.

 한편 2010년 지방선거 최대 20퍼센트까지 오차가 났던 선거전 여론조사와 선거당일 출구조사 및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변수’를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많은 여론조사 기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그리고 집전화 위주로 여론조사를 하면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층들이 상대적으로 전화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니 여기에 야권표가 상당부분 숨어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휴대전화 변수까지 염두에 둔다 하더라도 ‘일정부분의 야권표’가 2010 지방선거 당시 ‘숨어있었을 가능성’은 배제할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자칫하다간 2010 지방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띨수도 있음을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침통하게 가라앉은 사회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좀처럼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여론조사 기관들조차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임에도 이전 선거때와 같은 적극적인 여론조사를 꺼리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침체되어있는 분위기가 한달후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올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두 가지 정도의 가능성을 내다볼수 있다. (1) 침체된 사회분위기 속에 상당수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 오히려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2) 반대로 2010 지방선거때처럼 숨어있던 야권표 상당수가 표로 나타나 또다시 여론조사 예측이 빗나가는 대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 이와같은 두가지 가능성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4) 투표경향 : 응징형, 전망형, 회고형...어떤 사례 될까 ?

 총선,대선 그리고 지방선거등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나타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세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나뉘어 그 결과가 나타났다고 볼수있다. 그 하나는 특정 정권에 대한 분노,심판의 표심이 응집되어 나타나는 ① 응징형 투표, 차기 혹은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에서 나오는 ② 전망형 투표 그 외 정권 또는 인물의 과거행적 혹은 지금까지의 성적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③ 회고형 투표가 있다. ① 응징형 투표와 ③ 회고형 투표는 그 성격이 대체로 비슷하다 볼 수 있겠으나, ‘응징’이라고 할진대 정권등 특정세력에 대한 ‘분노’의 표심이 총체적으로 결집되어 내리는 심판이라고 본다면, ‘회고형 투표’는 단순히 중간평가 정도의 성격에 그치는 ‘응징형 투표’에 비해선 ‘분노의 결집도’가 다소 낮은 투표경향이라 볼 수 있겠다.

 ① 응징형 투표

 응징형 투표는 대개 정권심판적 성격을 띄는 투표로 대체적으로 정권 또는 권력층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극심할 때 그 표심이 집권세력과 대척점에 있는 정파를 일종의 ‘대안체’로 보고 그 대안체에 표심이 결집되어 이루어진다. 노무현 정권 후반기에 치러진 2006 지방선거나 이명박 정권 중반기에 치러진 2010 지방선거가 이와같은 ‘응징형 투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2004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이 불었던 총선의 경우엔 집권세력 보다는 유권자들에 의해 뽑힌 ‘대통령’을 야당이 ‘부당하게 탄핵’했다는 분노의 소리가 더 높아 이루어진 역시 ‘응징형 투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② 전망형 투표

 전망형 투표는 ‘응징형 투표’와는 성격이 상대된다고 볼 수 있는 선거로 주로 어떤 정파에 유망한 대선후보가 보이거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보일때 나타나는 투표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삼 정권의 인기가 밑바닥까지 추락한 상태였으나 그 대신 이회창,박찬종등 차세대 후보군들을 전면에 내세워 신한국당이 선전할수 있었던 96년 총선을 대표적 사례라 볼 수 있겠다. 2012년 역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진 정권 후반부에 치러진 선거임에도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승리한 총선을 차세대 지도자에 대한 기대심리에서 이루어진 ‘전망형 투표’라 볼 수 있겠다. 2002년 대선의 경우도 불과 반년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천년 민주당’이 참패했음에도 개혁성향의 ‘노무현’이란 대선후보로 인해 생긴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가 젊은표심과 중도층 유권자들 또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인한 충청도민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해서 승리를 이룬 ‘전망형 투표’ 유형이라 볼 수 있겠다.

 ③ 회고형 투표

 ‘회고형 투표’는 대체로 정권의 중간평가적 성격을 띠는 투표로 다만 유권자들의 ‘분노의 표심’이 응집되는 결집도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낮은단계의 중간평가’로 볼 수 있겠다. 김대중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었던 2000년 총선이나 2002년 지방선거를 이와같은 ‘회고형 투표’의 범주에 포함시킬수 있을것이다.

 (5) ‘새민련’은 대안체(代案體)로서의 신뢰감을 주고 있는가 ?

 ‘응징형 투표’는 대개 정권이나 권력층 혹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의 표심’으 극에 달했을때 그 해당 정치세력과 대척점에 서는 정파에 표심이 ‘응집’되어 상대정파를 ‘심판’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DJ-노무현 정권시절 ‘응징형 투표’에서는 그 대안체가 결국 보수야당 ‘한나라당’이 될 수 밖에 없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대안체가 되었으며 탄핵역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때는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민주당 대신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에 많은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줌으로서 그 ‘분노의 표심’을 나타내주었다.

 만약 ‘세월호 참사’의 블랙홀 끝에 이루어지는 지방선거의 표심이 ‘응징형’으로 나타나려면 당연히 그 대안체로서의 제1야당 새민련에게 표심이 집결되어야 정상적인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새민련’이 새누리당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체’로서의 신뢰감을 주고 있느냐는 중요한 딜레마가 있다.

 DJ-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적어도 50년 집권경험이 있는 보수야당 ‘한나라당’이 DJ-노무현에 대해 실망한 표심에 대한 대안체의 역할을 해 주었다. 그렇다면 마땅히 지금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한 표심이 제1야당인 ‘새민련’에 결집되어야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더욱이 지금의 새민련에겐 안철수,문재인,박원순과 같은 차기후보 지지도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선후보군도 존재해 ‘전망형 투표’로서의 여건도 아주 잘 갖추어져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민련의 지지율은 지금 20퍼센트 중,후반대 그 이상을 도저히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진영이 민주당과 통합을 한 상황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긴 커녕 안철수-민주당을 따로따로 지지도 조사를 했을때 양측의 지지율을 합산했을 경우 나오는 기대치 10-15퍼센트 상승효과를 도저히 보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민주통합당’ 지지도가 30퍼센트 중,후반대까지 급상승 했던것까지 염두에 둔다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이다.

 (6) 좌파들의 삽질

 ‘삽질(네티즌들 사이에선 대체로 바보짓,어리석은짓 정도의 의미로 통용됨)’이란 속어를 소제목에 붙인것이 좀 유감스럽긴 하지만 이런 표현을 쓰는것에 망설임이 별로 생기지 않을 정도로 확실히 언제부터인가 좌파진영의 ‘어리석은 망동’이 도(道)를 넘어서고 있다. 가령 2012년 총선을 일주일도 채 안 남긴 시점에서 터진 ‘김용민 막말파동’ 같은 경우에는 꽤 오래전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뒤늦게 보수성향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진데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어느정도는 옹호해줄 여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이후에 보여주고 있는 일부 진보좌파 진영의 망동들은 정말 일일이 봐주기가 딱할 지경이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한것은 확실히 2012 총선 이후 대선을 거친뒤 작년 한해까지 이어졌던 ‘종북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발견할수 있으며, 때마침 생겨난 ‘안철수 변수’도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걷게 하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 대선을 앞두고는 일시적으로 ‘미완의 단일화’를 이루어 문재인 후보가 범 야권성향 표를 총 결집시켜 1469만표를 얻는데 성공했으나, 이후의 안철수 변수는 민주당을 지지해주던 표심을 흩어지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을 했다.

 특히 안철수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성향을 보면 이른바 ‘친노 패권주의’나 종북성향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처신등에 매우 실망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 따라서 확실히 안철수 지지성향의 표심은 좌파보다는 중도층에 가깝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안철수 지지쪽으로 돌아선 표심의 경우엔 ‘안철수’ 개인에 대한 열정적인 지지보다는 기존 민주당 지지성향이었으나 친노나 종북세력에 실망해 ‘안철수 신당’에 기대를 걸어보는 쪽으로 돌아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철수 지지층’은 과거 노무현이나 현재 박근혜 대통령에게 존재하고 있는 ‘연예인 팬클럽’에 준하는 성격이라 볼 수 있을만큼의 강력한 ‘팬덤현상’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안철수 지지층의 상당수는 기존 민주당 지지층이거나 범 중도성향 유권자중 ‘반(反) 친노’, ‘반(反) 종북’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들 ‘친노’와 ‘종북’세력에 대한 반발심과 반작용으로 형성된 안티형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안철수에 대한 ‘적극적이고 열광적인’ 팬덤형 지지보다는 친노와 종북을 대신하는 새로운 대안형 ‘야권 지도자’로서의 안철수에 기대를 걸었다고 보는것이 맞는것 같다.

 따라서 이들 지지층중 상당수는 결국 안철수가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한것에 실망스러운 기색을 내비친 경우도 많으며 이후 ‘새정치 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을 놓고 한참을 논란을 거듭하다 결국 ‘무공천 철회’로 돌아선것도 ‘새민련’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데 적잖은 요인으로 작용한것 같다. 무엇보다 ‘종북세력’과 어떻게 선을 그을것인가 하는 문제는 새민련에 여전히 남아있는 딜레마다. - 가령 최근 북한 무인기를 놓고 조작설을 제기한 정청래 의원 같은경우가 새민련이 갖고잇는 딜레마중 하나로 볼 수 있을것이다.

 좌파들의 삽질은 이번 ‘세월호 사태’ 과정에서도 그 능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가령 과거 연예계,야구계등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루머를 퍼트리고 다녔다는 홍 모라는 공상허언증 환자를 ‘민간잠수사’로 오인 인터뷰를 한 한 종편의 문제라던가, 역시 실효성에 논란이 있는 ‘다이빙벨’ 투입을 한사코 주장하는 모 인사를 지나치게 띄워준 일부 진보성향의 팟캐스트들. 그야말로 새누리당 인사들이나 일부 정부 관계자들의 ‘삽질’에 상쇄할만한 ‘또라이짓’이라 할만한 행각들이다.

 (7) 그렇게 지방선거는 다가오고 있다...

 거꾸로 매달아놓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더니, ‘세월호 참사’의 비통한 와중속에서도 지방선거는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과연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치르는 지방선거는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까 ? 여러 가지로 주목해볼 필요가 많은 선거인것 만은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도 어찌되었거나 민주화가 되고나서 두차례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적어도 여야가 일정기간 간격을 두고 수평적 정권교체가 가능해지는 나라는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라 할만하다. 한 정치세력이 집권과정에서 실수하거나 실패했을때 그 ‘실패한 세력’을 대체할수 있는 ‘대안적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국가라면 양 세력은 결코 자만하지 않고 항상 긴장하며 국민앞에 더 겸손하게 국정을 펼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DJ-노무현 정권 시절엔 적어도 ‘한나라당’이란 보수여당이 듬직한 ‘대안체’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권 시절의 민주당까지도 어쨌든 중도층의 유권자들에게 신뢰할만한 ‘대안체’로 존재했던것은 분명하다. 지방선거와 이명박 정권 후반부 치러진 몇차례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연거푸 승리했던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새민련이 ‘박근혜 정권이 실패했을 경우’ 이를 대신할만한 ‘대안체’로서의 신뢰감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응징의 투표’를 하려할진대는 그 분노가 발산되고 있는 정치세력의 대척점에 놓인 다른 정치세력에게 그 응징의 표심이 결집되어야 한다. 적어도 그와같은 ‘응징형 투표’가 과거 우리에겐 몇차례 존재한바가 있었다. 허나 지금은 분노하고 싶어도 그 분노를 대신하여 투표할만한 ‘신뢰할만한 대안체’가 없다는것이 문제다. 분노하고픈 정치세력이 있어도 그 분노를 대신 발산할 대안체가 없다면 유권자는 절망감에 빠지고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과연 어떻게 나타날까 ? 좀 허무개그 같은 결론을 이 장문의 마무리시점에서 내자면 솔직히 ‘매우 예측하기 힘들다’. 새누리당에 아직은 강력하게 집결되어 있는 보수성향 표심이 있고, 반면에 야권이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는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대안체로서의 신뢰감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찌 작용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2010 지방선거와 같은 경우처럼 ‘분노의 표심’이 특정야당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보여줄지, 아니면 야당이 대안체로서의 신뢰감을 전혀 주지 못하여 결국 무기력과 절망감에 빠진 많은 중도층 유권자들이 이탈함으로써 오히려 저조한 투표율속에 여권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쉽게 예측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어쩌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볼수 있는 하나의 척도는 될 수도 있을것 같다는 막연한 한가닥 기대 정도는 해보고자 한다. ‘새민련’이 과연 박근혜의 새누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에 ‘신뢰할만한 대안의 정치세력’으로서의 믿음을 회복하게 될지. 어쩌면 여기에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와 유권자 의식 그리고 정치적 성숙도가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볼수 있지도 않을련지......

문창극 사태, 자칫하다간 보수진영 전체의 무덤이 될수도 있다 
기황후는 영웅되고 천추태후는 역적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