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박근혜의 실책과 문재인의 양심
2018-05-13 19:51 73 유은선

솔직히 멘붕이 좀 온 상태임을 고백한다. 2년전인 2016년 4월 공교롭게도 20대 총선을 일주일정도 남긴 시점에서 북한내 중국식당 종업원 13명이 탈북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정부는 이례적으로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탈북자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특히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후 정부가 가급적 보안이나 신변안전등의 이유로 언론의 관심사안이 될만한 고위층 탈북자나 이채로운 탈북사건이 아닌 다음에는 웬만해선 공개하지 않던 근 20년 가까이 관례로 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편 진보좌파는 늘 그러하듯이 이와같은 집단탈북 사건에 북풍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민변은 만약 탈북 종업원 사건이 정보기관 공작이 맞을 경우 이들의 신변이나 인권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질수 있다며 탈북자들이 조사를 받는 합동심문센터인 이른바 ‘대성공사’ 앞에서 탈북 종업원들에 대한 면담을 신청하는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민변은 이때 무슨 잘못된 정보를 어디로부터 전달받았는지 사소한 오류를 범하기까지 했다. 민변은 시위 초창기 탈북 종업원중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을 하기까지 했으나 정작 북한에서 자체 방송을 통해 공개한 납치의혹(?) 종업원 신상명단에도 2016년 4월 기준으로 미성년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 주장은 쏙 들어가고 말았다.




 헌데 탈북자 사건이 대개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지고 해당 당사자들은 남한사회에서 조용히 잘 정착해가고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2년전의 저 탈북 종업원 사건에 국정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 터져나와 많은이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사실 2년전 탈북 종업원 사건은 유엔등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경제제재 조치에 들어가 북한당국의 자금줄이 될 수 있는 해외식당등 이른바 ‘외화벌이 업소’들을 적극 단속하려드는 과정에서 터진 사건이라 더더욱 눈길이 갔다. 일부 언론들은 마치 90년대 초반 동구 공산권 붕괴당시 있었던 동유럽 북한 유학생들의 잇단 망명사태처럼 해외에 체류중인 북한 종업원,근로자들의 탈북 도미노가 있을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까지 했다. 헌데 만약 저 사건 자체가 정말 국정원 개입이 있었던것이라면 저와같은 예측과 호들갑이 모두 허무개그처럼 날아가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전에 필자가 공개하고픈일이 있는데, 1년여전쯤 한겨레 신문 기자가 바로 탈북 종업원 사건의 주도자로 알려진 ‘식당 지배인’을 직접 인터뷰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개한일이 있다. - 다만 이 기사는 이후 무슨 문제가 되었는지 해당 기자가 기사를 내려놓은 상태다 – 따라서 필자의 기억대로만 인터뷰 내용을 일부 공개하자면 애초에 이 지배인은 한국이든 다른 어디서든 근사하게 새로 ‘북한식당’을 경영하고픈 야심이 있었고 그래서 종업원들을 전부 데려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가족 신변안전을 걱정하거나 개인 사정등이 있어 빠지고 싶은 사람들은 북한으로 돌아갔고 그 외 한국행 의사가 있는 사람들만 데려왔다는 것이다. 헌데 막상 데려와보니 (무슨 의도로 한 말인지는 취지가 불분명하나) ‘한명이 말썽을 부린다’는 말을 했었다.




 한편 최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인터뷰에서 이 지배인은 “애초 아내하고만 올 생각이었는데 국정원 관계자가 ‘혹시 다른 종업원들도 함께 데려올수 있느냐 ?’고 해서 그 제안에 응해 12명이나 되는 종업원들을 한꺼번에 데리고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떤 관점에서 판단이나 평가를 하든 적어도 2년전 탈북 종업원 사건에  정부당국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은 피해갈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결론적으로 한가지만 논하고픈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집단탈북 사건을 총선직전 선거에 이용하려했다면 그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짓이다. - 만약 정말 그런 공작을 시도한 정보기관 관계자가 있다면 그 사람 아이큐 수준을 의심해봐야 할 판이다. 솔직히 집단탈북 사건을 혹시 냉전시대인 7,80년대라면 모를까 요즘 세상에 선거직전 터트린다고 무슨 정치적 이득을 보나. 차라리 북한의 도발위협을 언론,방송등을 통해 집중 보도해 안보위기를 고조시키거나 야당 거물정치인 비리같은 것을 폭로하는게 훨씬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보겠다 !!!




 내가 여기서 화가나는건 두가지다. 첫째로 자칫 이런일이 그러잖아도 우리사회에 극심한 탈북자에 대한 왜곡과 편견의 시각을 더 가중시킬수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그러잖아도 북한과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 끊임없이 북풍의혹이나 조작설,음모론을 제기해오곤 한 일부 종북좌파(從北左派) 세력에게 트집의 빌미를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냉전시대에는 ‘비공개 귀순자’란게 있었다. 98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법제예산실’에서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그때까지 ‘비공개 귀순자’는 약 90여명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비공개 귀순의 이유는 대개 고위층 탈북자거나 당사자가 가족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비공개를 부탁했거나 그 외 공개하기엔 애매한 속사정이 있는경우다.




 비공개 귀순자가 나중에 공개가 된 사례도 한두건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씨다. 애초 82년에 한국땅에 들어와 90년대 중반까지 ‘비공개’ 신분이었던 이씨의 경우엔 96년 당시 월간조선의 특종에 의해 그의 귀순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몇 년전 종편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우종창 월간조선 기자가 공개한 당시 비화에 의하면 원래 이씨가 사업자금이 필요해 자신을 찾아왔는데 그래서 월간조선측에서 이씨의 귀순사실을 공개하고 이씨의 친모 성혜랑씨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해보는 조건으로 그를 도와주기로 하고 이한영씨를 세상에 공개했다는 것이다. 또 종편에 몇 년전까지 출연하던 한 탈북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래는 ‘비공개 귀순자’ 신분이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공개하지 말았어야할 일을 쓸데없이 아무런 이유도 필요도 없고 딱히 정치적 이득을 볼 것도 없는데, 떠들썩하게 정부가 북한식당 종업원의 집단탈북 사실을 먼저 밝혔냐는 점이다. 정확한 진상이야 이제부터 조사가 되겠지만, 결국 공개하면 안되는 일을 섣불리 공개해버렸다는 점에서 당시 관계자들의 책임만은 피해갈수 없게 되었다. 




 탈북자 문제가 이슈가 된지도 어느덧 20여년 세월이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엔 탈북자에 대한 왜곡과 편견의 시각이 많다. 또한 탈북자들이 대개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 들어오게되는지는 관련단체나 관계자들 또는 그들과 직,간접적으로라도 교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는 대다수 일반인들은 그 구체적 실상과 진상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오래전부터 지적해온 문제가 방송콘텐츠들이 탈북자를 다루는 방식에 왜곡이 많다는 점이다.




 방송에서 탈북자는 흔히 일일극이나 시트콤 또는 예능프로 같은데서 희화화되기도 하고, 첩보영화나 드라마 같은데선 탈북자를 남이나 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마치 제3지대의 ‘무정부주의자’ 같은 경우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경우엔 탈북자를 남북간의 어떤 모종의 밀약이나 속사정에 의해 한국까지 오게 된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첩보물의 특성과 재미상 불가피한 설정이라 하더라도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일반인 대다수들에게 왜곡과 편견이 매우 크고 많이 생기게 할 수밖에 없는 우려스러운 부분이었다.




 90년대에는 가족단위 해상탈북 사건이 몇건 있었는데 이중 한두건의 경우엔 이들이 쓰는 물품에 한국제품이나 심지어 미제(美製)가 발견되기도 해 논란이 된적이 있었다. 허나 이들의 경우 재미교포 친척과 서신왕래가 가능해진 상황에서 미국 친척과의 치밀한 사전모의 끝에 탈북에 성공한 사례들이다. ‘기획탈북’이 맞긴 하지만 그게 정부나 정보기관이 개입된 공작은 분명 아닌 민간인들이 자체적으로 편지를 왕래하면서 스스로 결정한 일들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한 20-30년전부터 일부 종북 재야,운동권 단체들이 끊임없이 북한과 관련된 무슨 사건만 터지면 끊임없이 제기해온 소위 북풍의혹 제기에 제대로 꼬투리 잡힐일이 생겼다는 점이다. 저 30년전 87년의 KAL 858 테러사건에 대한 의혹제기부터 시작 90년대의 황장엽 망명사건이나 이한영 피살 혹은 김대중 정부 초창기 총풍의혹 그리고 수년전 천안함 사태까지 끊임없이 북한과 관련된 어떤 망명,테러,무력도발 같은 사태만 터지면 마치 북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우리쪽 정부나 정보기관이 ‘북풍공작’을 했다는 식으로 의혹제기를 꾸준히 해온 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대다수 북풍의혹은 허위로 판명났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제대로 꼬투리가 잡힌 모양새가 된 것 아닌가. 자칫하면 지금까지 제기되었던 모든 북풍(?) 의혹들을 한꺼번에 다 들고 나올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까지 되어버렸다.




 또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이 문제와 관련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문제가 남북 협상에서 제기되었을 가능성이다. 현재 정부당국은 탈북 여종업원들을 송환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어째 여론을 떠보는 느낌이다. 헌데 분명히 말해두겠다. 정히 송환을 하면 차라리 탈북 여종업원 열두명을 전원 돌려보내는 것이고 돌려보낼 생각이 없다면 아예 안 하는것이지 몇 명은 돌려보내고 몇 명은 한국에 그냥 남고 이런 방식이 될수는 없다.




 생각해보라. 애초부터 논란의 핵심은 과연 여종업원 열두명이 자유의사에 의해 탈출한것인지 아니면 강제로 끌려온것인지 하는 문제였다. 헌데 만약 정부당국이 지금와서 일일이 개인의사를 물어 돌아갈 사람과 안 갈 사람을 분류해놓으면 애초부터 탈북 의사가 있던 사람이 누구고 없던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적으로 밝히는 모양새밖에 더 되나 ? 이렇게되면 여기에 남는 사람들의 북의 가족 신변도 보장할수 없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북한당국이 그들을 안전하게 돌봐준다는 보장도 없다. 한마디로 탈북 여종업원 12명의 문제를 향후 어찌 처리할것인지는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 핵심에 있는 골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양심에 달린 문제다. 과연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어찌 처리할것인지 한번 엄정히 지켜보겠다. 아울러 애초에 ‘비공개 탈북자’로 처리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을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섣불리 언론에 공개해버려 이 사달의 원인을 제공한 전 정권의 대북문제와 특히 탈북자 처리문제에 대한 미숙도 함께 비판받아야 한다.

북녘동포들의 참상을 외면하고 얻어낸 어설픈 평화 
홍준표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인제,김문수,김태호 사퇴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