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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역사의 삼독(三毒)을 논한다
2019-03-25 13:34 103 유은선

한국 역사는 총제척 위기에 빠져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같은 문제는 언론에서 늘상 다루고 이슈화시키는것이니 대중의 관심권에서 멀어질래야 멀어질수가 없는 문제이지만 지금 내가 말하는 ‘한국역사 위기론’의 본질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첫 번째가 요즘은 ‘유사역사학’으로도 불리는 이른바 고대사와 관련한 논란들이다. 보통 이러한 고대사에 대한 이론(異論)은 80년대에 불현 듯 나타난 ‘환단고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할텐데 일단 환단고기는 정통사학계에선 ‘위서’로 판명한지 오래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단고기 추종세력은 가면 갈수록 늘어나 지금도 사회 각계에 제법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환단고기를 중심으로 일어난 고대사 논쟁에 그치는 수준이면 모르겠는데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대륙백제설’이니 ‘대륙고려설’이니 하는 이론이라기 보다는 괴설(怪說)이라고 봐야할 주장이 언제부터인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사학계에서 이러한 주장을 추종하는 무리들을 재야사학이라든가 ‘환빠(환단고기 광적 추종자)’라고 부르는 호칭에서 벗어나 아예 ‘유사역사학’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두 번째는 역시 근현대사 논란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특히 대한민국 초창기 역대 대통령들을 무조건 군사독재,친일,부패의 무리로 한사코 매도하면서 건국과 산업화에 그들이 미친 공로는 애써 부정하면서 일부러 과오는 거듭 부각시키는 좌편향 ‘근현대사 역사관’. 따라서 학교에서 공부하며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이 마치 북한이 우리보다 더 우월하거나 나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 수 있는 위험한 역사관. 보수진영에서 지난 20년 꾸준히 주장해온 근현대사와 관련한 ‘좌편향 역사관’문제가 우리 역사를 위태롭게 하는 두 번째 문제다.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원래 고대사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는 우리 사학계에 근 20년 이내에는 ‘좌편형 현대사관’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이 두가지가 복잡하게 얼키고 설키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고대사 논란과 좌편향 근현대사 역사관 논란은 근본적으로 그 뿌리와 성격,관점이 전혀 다르다. (* 따라서 ‘결이 다르다 - 결 :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이어 켜를 이루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는 정도의 표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사실 아이러니한 것은 대개 이러한 유사역사학 추종파들은 인터넷 초창기엔 사실상 좌파들과 성격을 같이하는듯한 역사관(?)을 보여왔다. 가령 대륙백제설이니 대륙고려설이니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중에는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이병도,이기백등 정통사학계의 거두는 물론 과거 역대 대통령(이승만,박정희 등)등을 한묶음으로 모아 비판,비난,매도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 특히 인터넷 초창기에 일본의 역사왜곡(?)과 이승만,박정희 대통령등의 과오를 한묶음으로 묶어 비판,매도하는 유사역사학 계열의 괴문서가 수도없이 많이 떠돌아 다녔었다. 헌데 근래들어서는 오히려 좌파가 주류인 정통사학계에서 유사역사학계를 비판하면서 ‘뉴라이트 역사관’이라 비난한다던가 심지어 반공보수 진영에서도 일부 철모르는 부류들이 고대사 왜곡(?)을 주장하는 재야사학 내지는 유사역사학 계열과 손을 잡는 경우도 이따금 보이고 있어 그 뒤죽박죽의 정도는 실로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혼선을 피하기 위해 개념정리부터 분명히 하고 넘어가겠다. 원래 환단고기 추종자들의 주장이 우리 사학계가 여전히 일제 식민사학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한때 우리나라 사학계의 거두였던 이병도-이기백 계열이 있다는 것이 환빠 혹은 유사역사학 계열의 주장이었다. 덕분에 정통사학계에선 환단고기 위서론과 함께 환빠들 주장의 허구를 입증하기 위해 이병도 교수를 옹호하기에 이르는 실로 아이러니한 그림이 그려지기까지 했다. - 원래 좌파들의 대한민국 근현대사관이 우리나라 역대 집권세력이 결국 친일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주장이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역사학 계보를 규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좌파가 주류인 정통사학계가 이병도 친일누명(!)을 벗기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세상에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수가 없다. - 이병도 교수는 일제때 조선사 편수회에서 촉탁근무를 한게 친일의혹 전력의 전부며 이기백 교수는 심지어 독립운동가인 남강 이승훈 선생의 종손이기까지 하다. (이병도 교수의 조선사 편수회 근무 전력정도를 갖고 친일파라 비난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박정희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를 지낸적이 있다는 이유로 친일파라 매도하는것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다.)




 사실 한국 정통사학계의 뿌리는 결국 이병도-이기백 교수에서 찾는게 맞다. 헌데 애초 80년대에 환단고기 추종자들이 이병도-이기백으로 이어지는 정통사학계열을 친일사학으로 매도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나중에 진보좌파가 주류가 된 사학계가 환빠와 대립하면서 오히려 이병도-이기백의 친일누명을 벗겨주는 역할을 했으니 진실로 아이러니다.




 아울러 또 한가지 아이러니한 상황은 과거 보수정권에서 있었던 좌편향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문제와 관련 빚어진 새로운 ‘뉴라이트 교과서(?) 논란’이다. 사실 근현대사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부터 보수진영이 꾸준히 그 문제를 제기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서야 그 수정을 시도한 것이다. 헌데 여기에 좌파 사학계가 반발하며 보수진영이 수정하려는 역사교과서가 엉뚱하게 ‘뉴라이트 교과서’라는 누명을 쓰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현재 한국사회에 더 이상 ‘뉴라이트’는 없다. 뉴라이트는 원래 북한인권운동가들과 전향한 운동권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어 북한민주화 주창과 함께 386 운동권 지식인들의 행태와 위선을 폭로하는데서 출발한것이며 여기에 86 좌파 엘리트들이 뉴라이트를 변절자라면서 이후 친일.극우,독재 옹호세력이란 이상한 프레임을 씌워 매도하기 시작했다. 뉴라이트는 애초 북한인권운동가와 전향한 운동권 출신그룹이 중심이 된 자유주의연대(뉴라이트 닷컴)가 초창기 제법 사회적 화제와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이후 김진홍 목사가 주도가 된 ‘뉴라이트 전국연합’에 기독교 계열과 정치지망생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세력이 확장되어 갔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이러한 뉴라이트 계보는 사실상 그 명맥이 끊겨버렸다. ‘자유주의연대’는 현재 ‘시대정신’으로 명칭을 바꿔 명맥은 겨우 유지하고 있으나 초창기 같은 열성적 활동은 거의 못하고 있으며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해체설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고 현재에는 해당 단체 사무실이 ‘연락두절’ 상태임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이 되었다.




 다만 근현대사 교과서 논란때 참여한 일부 보수우파 인사들중 뉴라이트 계열에 잠시나마 명함이나 이름을 내건 인사가 있는지는 거기까지는 필자도 확인해보기 어렵다. 뉴라이트가 초창기 제법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세를 확장해나갈 때 무슨무슨 후훤회원이나 고문,자문 자격으로 명목상 이름만 내건 인사도 많고 뉴라이트를 사칭하거니 명칭을 빌려쓴 단체도 많으니 거기까진 필자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결론적으로 말해 ‘뉴라이트 교과서’는 현재 논리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애초에 뉴라이트를 주장했던 단체들이 지금 다 명맥이 끊겨버렸는데 하물며 무슨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같은 거창한 작업에 참여할만한 힘이나 능력은 없다고 봐야함이 타당하지 않은가. 보수진영에서 애초 근현대사 교과서 좌편향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것이 사실이나 박근혜 정권때 수정을 시도한 교과서는 뉴라이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보는게 정확하다. 솔직히 보수진영의 교과서 수정 주장 문제를 놓고 좌파 사학계가 ‘뉴라이트 교과서’ 운운 하는 것은 왜곡이나 음해 수준도 아닌 뭔가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알고 이야기하고 있는 엉뚱한 소리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고대사 관련 논란과 근현대사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보수-진보 진영간 다툼은 전혀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소리다. 고대사 논란은 애초에 환빠들이 이병도-이기백으로 이어지는 정통사학계(80년대 이전)를 친일파로 매도하는데서 시작된것이고 근,현대사 교과서 논란은 전교조등 좌파가 사회 지식인 그룹의 헤게모니를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여기에 반발한 보수진영의 문제제기가 있어 시작된것이라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 둘을 한묶음으로 보았다가는 나중에 어떤 엉뚱한 결과가 나올지 몰라 이 시점에서 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는 바이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넘어가고자 하는 문제가 사극의 역사왜곡 문제다. 허나 사극의 역사왜곡 논란은 솔직히 TV 드라마가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있어온 이야기다. 가령 70-80년대 사극의 경우에도 가령 극중 특정인물이 지나치게 악역으로 나와 문중에서 항의가 들어온다던가 이런 문제가 종종 있었다. 또 80년대 방영된 제1공화국이나 제2공화국 같은 현대사를 다룬 정치드라마의 경우에도 극의 재미나 제작여건의 문제 때문에 실제 상황을 약간 가공시켜 묘사하는 경우도 이따금 있었다. - 가령 실제로는 찻집에서 만난 것을 술집으로 설정하거나 5-6명 정도 모인 모임을 10여명 정도 모인 것으로 한다거나. - 허나 이 정도 수준은 역사왜곡이라기 보다 극의 재미를 위한 일정부분의 디테일로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사극의 역사왜곡 문제는 본질적으로 드라마의 제작환경이나 시청률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방송의 구조적 문제등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이지 고대사 논란이나 근현대사 문제에 대한 정치,이념적 논란의 잣대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곤란한 사안이다. 가령 고대사를 다룬 사극만 해도 ‘환빠사극’이란 문제가 있어온 작품이 많이 있다. - 주몽,연개소문 등 – 허나 해당 사극 제작진이 환빠들의 주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는지는 결국 각자 자라면서 거쳐온 환경이나 접한 서책,자료들과 관련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사상적 문제와 직접적으로 결부시키기는 어렵다. 또한 근현대사를 다룬 사극이나 시대극에서 이는 역사왜곡 문제 역시 어느 한가지 기준과 잣대만을 들이대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근래의 사극 경향은 대체로 실제 역사적 사실관계보다는 가공의 상황을 많이 첨가한 ‘퓨전사극’의 형태가 되어가고 있어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문제도 있다. 즉, 사극의 역사왜곡 문제는 드라마 제작환경이나 방송사의 구조적 문제 같은 본질적 문제에서 접근해가야 하는 사안이지 단순히 고대사 논란이나 정치,사상적 잣대만을 들이대 평가하거나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을 놓고도 보는이에 따라 드라마나 장면의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령 ‘제2공화국’이나 ‘제3공화국’에서 5.16 거사를 일으키기 직전 밀고자가 나와서 충격을 받은 박정희가 몇몇 동료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놓고도 어떤이는 ‘박정희의 인간적인 고뇌를 너무 부각시켜 결국 박정희를 미화시키려는 것 아니냐 ?’며 항의하기도 했고, 또 반대로 어떤이는 ‘혁명전야 그 긴박한 시점에서 술먹는 장면이라니...일부러 박정희 대통령을 술주정뱅이로 묘사 폄하하려는 의도 아니냐 ?’고 항의했다는 일화도 있다. - 다만 5.16 직전에 함께 행동하기로 한 한두 부대에서 밀고자가 나와 박대통령이 이 대책을 의논하기 위해 모 여관에서 몇몇 동지들과 ‘술을 마시며’ 대책을 의논한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사극은 아니지만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어떤 드라마에서도 극중 잠시 70년대 관련 자료화면이 나온적이 있는데 – 가령 대통령 연설장면이라든가 – 이것을 놓고도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선 ‘현직 대통령이 누구 딸이라 일부러 공영방송이 아부하는 것 아니냐 ?’고 항의하기도 했고 또 어떤이는 ‘KBS 노조가 좌파라더니 (일부러 박정희를 폄하하기 위해) 그래서 70년대를 일부러 암울하게 그린 것 아느냐 ?’는 식으로 항의 갑론을박이 벌어진일도 있다. - 헌데 굳이 문제의 장면을 옹호하자면 박정희 시절을 옹호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그저 여주인공의 신산한 인생험로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잠깐 시대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장면일 뿐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고대사 논란이든 근현대사 논란이든 사극의 역사왜곡 논란이든 본질적 문제가 젼혀 다르니 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고대사 문제는 환단고기 추종자들이 생겨면서 시작된 논란이고 근현대사 논란은 보수-진보의 현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나오는 정치,사상적 문제이며 사극의 역사왜곡은 드라마 제작환경이나 변화하는 사회상의 문제에서 본질적 접근을 해야만 제대로 된 진단과 분석을 할수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는것만은 분명하다. 허나 그렇기에 더더욱 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나중에 엉뚱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기에 이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문재인은 박찬종,이재오,김현철만도 못하다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가치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