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대통령이기전에 하나의 나약한 인간이다
2011-03-04 15:27 1,188 유은선

우선 개인적인 경험담부터 하나 이야기할까 한다. 솔직히 교회 처음 나갔을때, 제일 어색했던 시간이 기도회 시간이었다. 특히 기도원 같은곳에서 갖는 통성기도 시간엔, 사람들이 저마다 왁자지껄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계속 내뱉기도 하고, 혹자는 울부짖기도 하고, 혹자는 몸을 쥐어짜듯 흔들기도 해 흡사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보여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통성기도 시간은 자신의 절박한 그 무엇인가를 하나님께 힘써 간구하는 시간으로, 어찌보면 한 나약한 인간이 자신이 처해진 모든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모두 하나님께 내어놓으며 신의 도움을 요청하는 한 인간의 진실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실 이와같은 통성기도의 모습이 비신자들 입장에선 이해안가기도 할 것이고, 솔직히 정상적인 모습같아 보이지 않았을 것도 이해 안 가는 바는 아니다.


 한기총이 주최한 조찬기도회 통성기도 시간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장면이 이래저래 말이 많은 모양이다. 허나 알고보니 한기총의 조찬기도회는 지금까지 연례행사처럼 치러져온 일로, 기독교 단체들이 대통령을 비롯한 울나라 정계,교계 지도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이 나라의 앞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구드리는 그런 시간인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역대 대통령중엔 이와같은 조찬기도회가 불편했던지 불참한 사례도 몇건 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모태신앙으로 독실한 크리스찬이란 사실은 그가 현대그룹에 있을때부터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와같은 독실한 기독교인의 통성기도 모습은 일반적인 크리스찬이라면 그런대로 자연스럽게 비쳐졌을것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된것은 그야말로 건국이래 처음있는 사건이나 다름없으니 지켜보는 기자들이나 또는 보도를 접한 일반 국민들이나 어느정도 당황스럽기도 했을것이고, 또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을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3년 국정의 잘잘못은 이 글에선 따지지 않겠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도 현재 매우 절박한 상황중에 있다. 구제역 파동에 경제문제,북한문제등 이런저런 산적한 국내외 현안들은 많고, 그러는 가운데 이 대통령 역시 어느덧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다. 과연 남은 2년 자신이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고 가 명예롭게 임기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우문(愚問)을 하나 던져보겠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299명중 “진실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뜨겁게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 모르긴 몰라도 한 200명은 될 것이다. 무슨 황당한 소리냐며 펄쩍 뛰겠지만, 좋다. 200명은 솔직히 좀 오버한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150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게 필자의 솔직한 생각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많은데 왜 그럼 정치는 맨날 이모양 이 꼴이며 나라는 이 꼴인가 ? ” 하고 발끈하여 반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정치가 어지럽고 나라가 어려운것은 기도하는 정치인이 없어서가 아니다. 기도하는 정치인은 많은데 기도하는 방법과 그 내용이 제각기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매우 쉽고 간단한 이야기다. 어떤이는 국가보안법이 진정 이 나라의 안보와 사회안전을 지켜주는 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기도하지만, 또 어떤이는 국가보안법이 없어야만 이 땅에 더 이상 핍박받는 민중이 없을거라 확신하고 기도한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기독교인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기독교인의 기도하는 방법이 다를수밖에 없는것은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답이 금방 나오는 이야기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것과 없는것중 어느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일일까 ? 한미 FTA는 이 나라를 천국으로 인도해줄까, 지옥으로 인도해줄까. 사실 그런 문제들이야말로 하나님만 아실 일이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인간은 그 앞날을 알 수 없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저마다 제 각기 갖고있는 정치적 소신이나 정책적 소신을 갖고 하나님과의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그럼 그때 하나님은 어떤 답을 내리실까 ? 물론 그건 나도 알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하나님인건 아니니까. ^^;; 모든 것이야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다 아실일이지만 하나님이 어떤 해법을 갖고 계실지는 우리 인간은 도저히 알 수 없는것이다.


 문득 노무현 대통령 시절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런 고충을 토로한일이 생각난다. “정책을 오른쪽으로 추진하다보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비난하고, 왼쪽으로 가다보면 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뭐라고 하니 국정을 책임진 입장에선 참 어찌해야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고.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노무현 대통령과 뭐가 다를까. 아니 비단 그 두사람 뿐만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북한문제든 한미 FTA든 해외파병이든 행정수도 이전이든 무상복지 문제든 그 외 보수-진보간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한가운데 있는 대통령은. 참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지 하루하루 난감하기 짝이없는 입장에 있다.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볼땐 대통령은 이 나라의 권세를 모두 가진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일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대통령은 여야간 보수-진보간 첨예하게 엇갈린 모든 정책사안들 사이에서 홀로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하는 불행한 존재이기도 하다. 어느쪽 손을 들어주어도 어차피 나머지 반(半)에게선 욕 얻어먹게 되어있다. 그게 대통령이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대통령은 고독한 강자이기도 하다.


 대통령도 수많은 쌓여진 국내외 모든 정책사안과 현안중 어느것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대통령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일 뿐이니까. 대통령이기전에 나약한 한 인간일뿐인 이명박. 그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꿇은 것이다. 어느덧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는 인간 이명박이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고민을 하나님 앞에 내놓기 위해 무릎꿇은 것이다.


 혹자는 일국의 대통령이 체신머리없이 공식석상에서 무릎꿇은것을 뭐라하기도 하고, 혹자는 대한민국이 기독교 국가도 아닌데 제가 아무리 기독교 장로라 해도 꼭 저렇게까지 해야하느냐 손가락질 하기도 한다. 또 어떤이들은 저마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대통령을 욕하기도 한다.


 여기서 일단 종교논쟁은 논외로 하자. 하지만 기독교가 아닌 불교가 되었든 천주교가 되었든 또 다른 그 무엇이 되었든 당신은 신 앞에 그 무엇인가를 간절이 염원하던 시간이 없었는가 ? 무신론자나 유물론자라면 할 말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이명박 대통령의 그 절박한 심정 한번쯤 이해해줄 너그러운 마음 왜 갖지 못하는가. - 솔직히 필자는 기껏 ‘김현중,장근석 같은 꽃미남과 결혼하게 해 주세요’나 ‘근사한 직장에서 돈 많이 벌게 해 주세요’같은 세속적인 기도만 하는 요즘 젊은 기독청년들 보다는 그래도 하루에 단 몇분이라도 잠시나마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크리스찬 정치인들이 훨씬 났다고 본다.


 정치적 입장차이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욕하지도 말자. 당신이 한나라당 지지자이건 민주당 지지자이건 또는 다른 정파를 지지하건 지지정당이 없건간에 만약 당신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임기 후반부에 산적한 국정현안속에서 절박한 상황중에 있는 대통령 이전의 인간 이명박이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꿇고 간구하는 그 시간을 왜 그리 이해해주지 못하는가.


 그 시간 하나님앞에 무릎꿇은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함께 무릎꿇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같은 잣대대로라면 손 대표의 행위 역시 비난 받아야 할 일 아닌가. 역대 국가 조찬기도회에 야당 지도자가 참석한 전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은 그런 정치적 문제를 따지려는 것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이 기도시간에 무릎꿇은 행위가 비난받을 일이라면 같은 잣대로 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행위는 비난하지 않는가를 묻는것이다.


 대통령은 무슨 세속을 초월하여 그저 좋은게 좋다 하며 허허 웃고 사는 도인(道人)이 아니다. 산적한 국정현안 특히 우리나라처럼 여야간 보수-진보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책사안이 많은 나라에서 최종적인 결단을 내려야하는 가장 고독하고 힘들고 외로운 존재다. 그 대통령을 정치적,정책적 소신이 달라 비난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최소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은 비록 세상에서야 국가 공동체안에선 가장 큰 권세를 쥔 자가 맞지만 하나님 앞에선 서울역 광장 노숙자와 하나 다를바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것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기전에 나약한 한 인간 이명박이 그토록 절박한 상황에서 주님께 간구하는 그 시간을 그렇게 손가락질하고 비난해야만 하겠는가.


 솔직히 필자는 이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무신론자나 유물론자에게까지 이해해달라고 설득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당신이 불교신자건 천주교 신자건 그 외 다른 종교를 믿건 어쩠든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신도 최소한 한 나약한 인간이 신 앞에 엎드려 기도할 때 그 심정이 어떤것인지 정도는 잘 알것 아닌가. 그것이 공식석상에서 있은 일이라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 입장에서 보기 불편했을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일이 사과해야할 일이라면 모양새가 참 우스워진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토록 눈물로 기도했는데 이리 몰라주느냐 ?’고 항변할수야 없는것 아닌가. 한 인간 영혼의 실체가 어떨때 가장 진실할지는 솔직히 신과 본인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이명박 대통령이 그 시간 만큼은 진실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한 것이라면 그땐 어찌되는가.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그날 통성기도때의 일을 사과한다면 공교롭게도 이건 이대통령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한 일”을 국민들한테 사과하는 해괴한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한 인간의 진실한 마음이 어떤것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손가락질하며 돌 던지고 침뱉지만은 말자. 이명박 대통령이 그 시간 진실로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는지는 이 대통령 자신과 하나님 외엔 아무도 모른다. 대통령이기전에 하나의 나약한 인간 이명박이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님앞에 엎드려 간구하는 모습. 최소한 ‘대통령 못해먹겠다’며 기자들 앞에서 징징거리고 재향군인회 어르신들 불러 징징거리던 어떤이 보다는 그래도 좀 났지 않은가 ?

루가 11-03-04 16:57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은 자체로는 문제가 안 될듯하나, 공인이 저래서야 하는가에는 사람마다 각자 의견이 다를 것입니다. 언론에서 이 대통령만 공격하는 것도 문제인 건 맞습니다. 언론이 자기편은 감싸고 적대 편만 두들겨 패는 버릇이 있기 때문인지라. 그렇다고 대통령을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것이 옳으냐, 그렇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공인일수록, 중요한 위치에 있을수록 능력과 도덕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마땅히 지탄의 대상이 됨을 감수해야 하며, 심하면 자리에서 물러가거나 옥살이 신세를 면치 못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저런 위치에 있는 공인을 하나의 인간으로서 대하자고 하는 것은 궤변일 수도 있는데, 그러자면 연쇄살인범조차도 하나의 인간으로 대해줘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이상돈 11-03-05 08:43
 
MB가 나약하다는 이야기는 기초적 상식 관념에 맞지 않는군요. 온갖 10계명을 어기는 사람도 나약한 인간이라서 때로는 기도를 한다  그런 말인데.. 한마디로 우습지요...
불곰 11-03-07 00:15
 
'나약한 인간이다'라는 말이 무능의 안식처라면 문제가 커집니다...
녹명거사 11-03-14 15:30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개인적인 종교가 뭐든 간에 최소한 국민들이 오해 할 만한 행동을 안하는것이 상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정교분리가 헌법에까지 명시된 마당에 굳이 종교행사에 참석하는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무상급식이 필요한 사회 
保守? 補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