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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다른 자살과 심지어 교수까지 극한의 선택을 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찹찹했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을 통해 또 한번 한국언론의 좌파적 보도방식을 확인하였다. 우선, 나도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가진건 인간밖에 없는 대한민국이 반세기만에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밑바탕은 바로 ‘교육’이였다. 그러면 카이스트가 선택 했던 교육 방식들이 예전에 비해 더 힘들고 어려워 졌던 것일까? (6.25 당시 공부했던 위 세대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자살을 했을까?) 또한, 이 지구 상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가 인간이라고 하지만 자살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좀 더 신중하고 냉정하게 보도해야 하지 않았을까? 자살한 학생들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또 왜 그런 극한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등 여러 이유들을 섬세히 조사했어야 한다. (나는 그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반영해서 쓴 기사를 못 본것같다.) 인과관계를 밝히기전에 무조건 '한 사람이 만든 교육 시스템이 마치 모든 교수와 학생들을 자살의 그늘로 몰아 넣고 있다'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의 접근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이것은 몇 가지의 극단적인 문제점을 보여주고 모든 시스템을 비난하고 통째로 바꾸자고 항상 울부짖는 좌파의 시각이다. (SBS 시사토론? 에 나왔던 한 교수는 이것을 마치 신자유주의 문제처럼 말 하기도 했다.)
나는 솔직하게 이번 카이스트 사건이 왜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는지 모르겠다. 이 사건보도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권위주의 냄새가 내 코를 찌른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자살을 해야만 이렇게 관심거리가 되고 논의 주제가 되는 것인가? 우리 사회에서 '자살'이 그렇게 쇼킹한 잇슈이였던가? 다른 대학교나 우리 주위를 조금만 둘러 보아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심지어 한 대통령도 자살을 했다. 대한민국 자유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장병들의 높은 자살율은 국가보안이라 말을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천안함 사건때 북한 소행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인하고도 말을 빙빙 돌리는 우리 좌파 국회의원들은 왜 이번 카이스트 사건에 한 목소리로 '서 총장의 시스템'이 그들을 죽였다고 확신하는 걸까? (서 총장이 북한에서 박사학위를 했다면 말이 달라졌을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도 모든 학생들이 일렬적 좀비처럼 한곳으로만 향해 걸어가는 대한민국 방식의 공부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카이스트에서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소리에 웃음만 나온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항상 학생 본인한테 있다. 그렇게 학교가 싫으면 옮기거나 자퇴하면 된다. (빌 게이츠도 하버드를 자퇴했고 스티븐 잡스도 대학교를 때려쳤다.) 이번 카이스트 사건을 보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나는 '수직형 권위주의' 사회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우리나라는 직업, 학력 등 차별이 너무 심하다. 미국을 보면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 분야에서 빛을 발휘하면 거기에서 성취한 성공을 인정하고 존경해준다. 하지만 이에 비해 한국은 무엇보다 타이틀이 중요한 나라이다. 머리에 백지한장 달랑 들어 있었도 좋은 직업, 차, 옷 같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대접을 받는다. 그렇기에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길을 선택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남의 눈치나 주위 잣대에 자기 미래를 끼워 맞춘다. 남의 눈치에 맞춘 인생살이는 노력하면 할수록 만족스럽지 않고 창자만 뒤틀어 진다. 하지만 자기 적성에 맞춰서 자유롭게 결정하는 선택들은 더욱 신중할 것이고 그 여정은 행복할 것이다. 설령 엄청난 고생과 실패가 그 앞길을 가로 막아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노력하는게 가장 힘들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이성을 찾은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이 고약한 냄새가 나는 권위주의 사슬을 끊어 버려야 한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개개인 모두에게 다른 능력을 주셨기에 특별하게 정해진 성공의 정의는 있을 수 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