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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경제과제가 뭘까요??
교수님께서 참여하신 경향 칼럼을 보니 교수님께서는 "물가와 청년실업"을 생각하고 계신다고 하셨고,
현재의 대선주자들은 "복지"를 가장 큰 과제라고 하신다고 했고,
김호기 교수께서는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구요.
이것들이 어찌보면 다른 얘기들 같지만 제 관점에서는 다 같은 얘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선 "문제인식"부터 들어갑니다.
한국의 출산율이 1.12명인가 1.16명인가 입니다.
OECD 국가중 가장 낮은 수준, 아니면 2위 수준이라고 하네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우리가 다시금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정말로 깊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사회의 재생산 시스템"이 붕괴되었다는 얘기입니다.
(김호기 교수님 표현을 빌리자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당장에야 출산율 저하효과가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겁니다.
(결혼과 출산(육아)이 가장 큰 소비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영향을 미치나
경제의 생산력 측면에서는 코앞에 닥친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깊이 주목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출산율 1.12명이 거시경제 차원을 떠나 개개인에게 무슨 의미인고 하니,
개인의 인생사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보람된 일들에 대한 포기와 제한을 의미합니다.
저도 젊은 세대에 들어가며 (90년대 초반 학번), 딸을 하나 두고 있는데.
딸을 키우면서 드는 생각이 힘은 많이 드는데 내가 살면서 가장 보람되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입니다. 올해로 30대 중반보다 40대에 가까워졌는데 맘 같아서는 하나를 더 두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에 연봉도 대기업 사원 수준이나 서울에서 전세집에 살고 있으므로 만약 애를 하나 더 낳는다면 앞으로 내집 마련의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는 접근인 듯 합니다.
제가 말씀 드렸는데 안정된 직장에, 대기업 수준의 연봉에, 전세에 사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가장이
애기 한명을 낳고 두명을 낳는데 경제적 이유로 갈등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제가 처한 경제적 상황을 보면 제가 최상위 3~5% 내외의 자산계층을 제외하고는
상위 20% 내에 들어가는 소득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제 나름대로 평가를 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자녀 출산을 걱정하는 걸 볼 때,
나머지 80%의 제 또래 친구들이 애기를 두명이상 갖는다는 게 상당히 힘든 선택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애들에게 들어가는 투자를 줄이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간단한 해법을 제시하시기도 하지만,
저도 더도 덜도 아니고 제 부모님께서 해주신 만큼은 제 자식에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면,
둘째를 갖는다는 선택이 첫째의 양육에 부담을 초래하는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정말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하셨던 분들인걸 알기에 부모님께 잘 해야 한다는 것과 함께 부모님에 내게 주신 "성장의 기회"를 내 자식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청년세대가 애기를 하나 이상 낳기가 어려운 경제환경이라는 얘기입니다.
개인으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을 누리는 것이 이제 어느정도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출산율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자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결혼연령이 2~3년 정도 뒤로 후퇴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통계를 찾아봐야 하는데 제 기억에서 나온 수치이므로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수치는 제 경험과 친구들의 예에서 나온 거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이로 인해 출산연령이 같이 2~3년 뒤로 후퇴하며, 처음 엄마, 아빠가 되는 연령이 훌쩍 뛰고 말았습니다.
결혼연령은 이후로도 계속 후퇴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이력효과(履歷效果) 라고 과거 경제의 충격이 현재에도 지속되는 현상을 얘기하는데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IMF를 극복했을런지는 몰라도 개인에게는 그대로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결혼을 우리나이로 33세에 했는데, 제 대학동기들도 32~34이 가장 많은 나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가 35세에 아빠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더 늦어지면 늦어졌지 빨라지지는 않을 걸로 예상됩니다.
지난 2008년에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그나마 우리나라는 괜찮다고는 했으나,
질좋은 일자리는 그동안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청년층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 기본 조건이 괜찮은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볼 때,
참으로 결혼하기 힘든 시절이 된 겁니다..
설사 결혼을 했다손 치더라도, 부부중 한명이 안정적 정규직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출산이라는 것이
상당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모습을 솔직히 그려보자면 경제의 지속가능성은 모르겠는데,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거의 바닥인 수준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문제인식은 거의 진보측에서 얘기하고 있는 88만원 세대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점에 있어서 진보진영의 문제인식이 과장되고 틀렸다고만은 말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문제의 인식은 같이하되 문제의 해결방법을 달리 하는 것,
즉, 같은 문제를 두고 정책을 달리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바른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거론되었던 문제들.
복지, 청년실업,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사이의 최적성.
이상돈 교수님이 청년실업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공감합니다..
청년실업 뿐만 아니라 고용의 56%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도 고민해야 합니다.
복지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경제가 지속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혹시 지속가능하다 할 지라도 의미가 없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차기정부의 경제방향은 이러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해야 하며,
최근 정당을 막론하고 복지에 대해 들고 나온 것은 시의적절한 내용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답을 내놓고들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복지를 확대하긴 해야 하는데 재원확보의 방법이 불투명하고,
그렇다고 재정투입을 하자니 중장기 재정건전성이 발목을 잡고,
사실 딱 부러지는 해결책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상황인건 사실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