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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여태까지 다녀본 게시판중에 가장 건설적으로 토론하는 게시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안이 보시기에 현실성이 떨어질 수 도 있고, 맘에 안들수도 있으실 수 있지만 건설적인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1편에 이어서 씁니다...
이상돈 교수님께서 정부가 너무 많은 일들을 한다고 하셨는데요..
맞는 말씀 입니다. 저도 정부가 일을 좀 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 지금 뽑아놓은 공무원은 놀라는 얘기냐라고 물으시면, 그건 아니구요..
공무원의 업무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니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구요..
좀 더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생각하고 세밀하게 계획하구요.
기존에 새워서 집행중인 정책이 정말로 제대로 집행되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살펴야 하구요..
또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순응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해관계자와 의사소통하구요..다른 정책은 모르겠는데 경제정책의 경우에는 정책의 양을 줄이는 대신에 뭐랄까 좀 더 세련되도록 하는 것. 그런 쪽에 좀 더 집중을 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얘기가 좀 샜는데요..
그럼 새로운 경제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맞겠느냐의 문제에 있어서..
(이하의 내용은 추후에 수정/보완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여건의 진단에서 출발해 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경제는 60년대 경제개발 계획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습니다.
경제발전의 성과는 한국인으로서 너무도 자랑스러운 성과이고, 모두 우리 아버님, 어머님들께서 땀흘려 일구어 놓은 결과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누리는 젊은 세대로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민주화를 거쳐 민주주의를 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치, 사회적인 발전도 선배 세대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놓은 결과로서, 후배들이 향유하는 과실입니다. 이 또한 젊은 세대로서 선배들의 노력과 헌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공화주의적 국정운영"이라는 책을 저술한 서울대 임채원 박사에 따르면,
19세기 이미 산업화를 달성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20세기에 들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선진국들이 거의 대부분 19세기에 산업화를 완성한 국가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정이 그리 근거가 없는 것만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채원 박사는 우리나라의 역동성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서구와는 달리 산업화와 민주화가 동시에 달성된 국가가 한국 밖에 없으므로 한국만의 독득한 정치지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이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공화주의적 국정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시거나, 인터넷을 찾아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제를 말씀드린다고 해 놓고 다른 곳으로 빠진 느낌이 없지 않네요..
위에서 말씀 드린 한국만의 특이한 상황을 경제에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는 급속한 산업화 전략을 통해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이 세계 1~5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은 수출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디지털 전환기의 IT산업 육성 등 정부정책과 민간의 노력에 힘입어 빠른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를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에 따라 살펴보면, 한국경제는 생산함수에서 핵심 생산요소를 "노동(L)->자본(K)->총요소생산성(TFP)"으로 전환시키며 빠른 성장을 해왔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전까지는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 섬유 등 경공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였으며,
민주화 이후 98년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정부의 산업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장치산업인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성장을 해왔습니다. (민주화 이후 노동비용 상승에 따라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한 것)
98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자본의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자본투자는 저하되는 대신,
R&D투자 등 생산성 혁신을 통해 성장동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IT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습니다.
우리 산업은 이러한 대내외적 전환기에 주요 생산요소의 전환(성장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빠르게 적응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요약하자면 한국경제의 "성장전략(성장모델)"은 "대기업 주도, 선택과 집중, 수출 주도의 불균형 성장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요소의 전환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87년 이후 주요 생산요소를 노동에서 자본으로 전환하며, 고용창출 효과가 큰 경공업이 크게 약화되고,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가 고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의 고용창출능력 약화)
98년 IMF 이후 생산요소가 R&D 투자 등 총요소생산성으로 전환되었으나, 그 주체가 대기업에 한정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심화되기 시작하였고 (대중소기업 양극화), 자본투자 부진, 고용없는 성장 등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용기여도가 높은 산업과 중소기업이 약화되었고, 제조업 중심의 발전으로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요약하자면 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한 성장률의 저하, 중소기업의 취약한 경쟁력, 고용없는 성장, 청년실업 등의 문제들이 최근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대기업 주도, 선택과 집중, 수출 주도의 불균형 성장전략"이라는 성장모델이 지속되어 오면서 쌓인 구조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성장모델 자체를 바꿔야 해결되는 문제이지,
기존의 성장모델을 유지하며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기존의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 등 하나의 생산요소를 전환시켜 가면서
경쟁우위가 있는 생산요소의 투입을 늘려가는 "투입주도형 성장모델"로는
현재 우리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하며,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서 말씀드린 사회적 문제, 즉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확보가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즉, 차기정부도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위해 복지의 확대를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지만, 결국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과도한 복지지출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입니다.
한국경제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경제는 이미 혁신주도형 경제로 이행하여 자본을 투자한다고 해도 더이상 고용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즉 기업의 수조원대 설비투자에도 불구하고 창출되는 고용은 몇백명에 불과한 것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고용친화적인 성장모델" 없이는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소비가 감소되어 내수위축이 불가피 합니다. 이상돈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청년실업의 문제도 해결하기가 어렵구요..
현재 대기업이 처한 상황도 그리 녹녹치 만은 않습니다. 위에서 이미 혁신주도형 경제로 이행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혁신을 위한 R&D 투자도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라는 산업의 경쟁국 때문인데요, 아무리 우리기업이 R&D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도 절대 규모로 중국을 따라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기술로서 일본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는 20년전에 아무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을 따라 잡았습니다. 중국이 설마 우리를 기술로 따라 잡겠는가라는 의문을 할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우리를 따라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지난 50년간 한국경제의 성장모델이던 "대기업 주도, 선택과 집중, 수출주도의 불균형 성장전략"에서 중국과의 경쟁, 혁신주도형 성장으로 전환에 따른 대기업 주도, 수출주도의 성장이 힘들게 되었다는 사실을 도출할 수 가 있습니다.
성장모델의 한 부분인 "선택과 집중"의 경우에도, 우리 경제가 후발주자로서 fast follower의 지위를 가질 때 가졌던 모방의 이점이 더 이상은 작동하기 어려운 단계에 다다랐습니다. 선진기업의 전략을 보고 재빠르게 따라하면 되던 것이,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산업이 세계에서 1~5위에 다다름에 따라 선택의 어려움과 함께, 잘못된 자원의 집중투자시 위험부담이 너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대기업의 현금보유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들이 있습니다만,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의 극복을 위해서 정부가 신성장동력 육성을 들고 나왔지만, BT 등의 산업의 경우 엄청난 투자규모, 높은 실패가능성 및 성공하기 까지의 시간 소요 등으로 쉽사리 우리가 선택하기가 어려우며, 금융산업의 경우에도 이미 미국 등 선진국의 시장이 확고한 상태여서 쉽사리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즉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도 함부로 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기존 우리경제의 성장모델이 경제의 경쟁력을 담보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으며,
또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 또한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3편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