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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담긴 정계 개편 음모?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정말로 이상한 것은 체포된 최구식 의원 비서가 범행을 지시했다는 25일 밤은 10.26 서울시장 보선 하루 전이다. 이때 나경원 선거 캠프에 있던 책임자, 운동원 누구도 승리를 기대하지 못하던 시점이다.
선거 열흘 전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한 다이아몬드, 억대피부 이용의혹, 학교재단 청탁설 등으로 나경원 캠프 자체 내부 비공개 여론조사로도 박원순 후보에 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자기 정치목숨과 감방 갈 각오를 하고 선관위나 박원순 홈피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할 수 있었겠는가? 결국 범죄 지시 시점은 대구에서 서울 강남 빌라로 1년치 월세 임대 선불계약을 맺은 10월 10일 이전이다.
이때는 나경원이 박원순에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런데 나는 여러 번 MB 정권 핵심은 정계 개편을 위해 나경원의 승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나서서 이런 일을 꾸몄을까?
선관위 홈피 마비와 박원순 홈피 마비가 나경원의 시장선거 승리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번 일은 선거결과와 관련이 없이 다른 정치적 목적으로 행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공 비서를 채용한 최구식 의원은 한나라당 홍보기획 본부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경원 선거캠프에는 잘 나타나지 않은 인물이라 한다.
또 그는 2007년 대선에서의 MB에 가까운 행보를 하였음에도 지난 2008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해 김무성의원 등과 더불어 친박 무소속의 일원으로 더불어 당선이 되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세종시 표결 등에서 친박의 입장과는 다른 행보를 했고 딱히 친이나 친박이라고 부를 수 없는 애매한 정치적 입지이다.
상식적으로는 이런 그가 나경원 당선을 위해 총대를 메고 위험을 무릅쓰고 선관위 해킹 공격을 지시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는 홍준표 대표가 지난 7월 대표가 된 직후 한나라당에도 스핀닥터(정치홍보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기용한 사람이다. 최구식 의원의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친이 핵심의 뜻대로 붕괴될 것으로 본다. 벌써 대표 퇴진론도 거세게 나오고 있다. 홍이 물러나면서 당은 깨지기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만약 공비서의 상층 배후 지시자를 찾으려면 최구식 의원 주변만 뒤져서는 미제 사건으로 끝날 수 있다. 실제로 공비서의 전과의혹 등 여러 행적을 보아 배후는 보다 더 깊은 쪽일수 있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IT업체 관련자라고 하지만 대포폰, 대포통장, 렌터카 등을 사용하며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체포 당시 마약이 발견된 점을 볼 때 이들은 『변종조폭』에 가깝다. 이들은 임대료 지불 송금에서도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조폭은 최구식 의원의 말대로 공명심이나 과시용으로 해킹 따위의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이들은 철저히 돈을 받고 움직이며 그것도 선금이 지불되어야 한다.
이미 이번 범행에 사용된 비용만도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바 실제 범행에 지급된 비용은 수억 원일 것이다.
이 정도를 지급할 수 있는 결정은 일개 의원의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자기선거도 아닌 마당에..
더 깊은 곳이 범행의 배후일 수 있다.
셋째, 나는 애초 이 정권 핵심부가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승리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정계개편을 위해 간접적으로 안철수를 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주 안 원장이 신당 창당과 강남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지만 MB 핵심이 뒤에서 배후 조종하는 신당이 머지 않아 결국 만들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신당이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두 쪽이 나서 친이ㆍ친박이 서로 헤어져야 되는데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보수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하고 당권에도 나서지 않고 정책쇄신을 언급하고 있어 친이가 헤어질 구실을 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관위 해킹 사건은 헤어질 구실을 찾는 친이 핵심과 이와 연결된 정파에게는 좋은 명분을 제공하게 되었다.
지난주까지 안 신당의 도래를 찬양하던 한나라당 내 신당 추진파들이 안의 총선 창당과 출마가 없다는 기자회견이 있자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곧바로 선관위 디도스 해킹 사건이 터지자 이들이 나서 이제는 당을 해체할 때라며 오히려 좋아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계 개편을 추진해온 측에서는 한나라당에 마지막 결정타, 당 해체, 전 의원 불출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현재 한국의 경찰 수뇌부는 MB 정권이 완벽히 통제하고 있다고 본다.
선거가 끝난 뒤 한 달이 지나도 지지부진하던 선관위, 박원순 홈피 마비 해킹 수사가 『창당이나 출마를 하지 않는다』는 안 발언 직후 갑자기 급진전되었다. 그리고 범행 전모의 일각이 한나라당과 연계되었다고 발표되는 데서 현재의 정치판을 빨리 뒤엎고 새 판을 짜고자 하는 이 정권 핵심의 의지가 분명히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장담하건대 이를 계기로 한나라당은 해체의 수순을 밟을 것이며 1월 중 새로운 이상한(?) 당이 여기저기서 긁어 모은 세력들로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이 당은 『안철수 없는 안 신당』은 사칭한 채 표를 얻으려고 할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음모와 연결되어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정치공작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