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이상돈 교수님께,
2010-07-03 01:14 4,450 박현우

안녕하십니까?
하루 전에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자꾸 홈페이지가 다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꿈에서 깨어나자 말자 다시 체크 해보니 홈페이지가 좀 업그레이드 되었더군요.  요즘 유행하는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아메리칸 스타일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항상 교수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는 잘 못합니다. 아마 평소에 공부와 책 읽기를 멀리 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 일자 무식한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교수님의 생각을 좀 듣고자 해서 합니다.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글쓰기도 잘 못합니다. 그래도 꾹 참고 저의 글을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법 공부를 하시고 미국의 역사 철학 그리고 정치 분야의 책을 두루 접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쭙는 것인데, 정확히 대한민국의 ‘보수’하고 미국의 ‘보수’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제가 알기론 미국 보수의 핵심은 ‘작은 정부’ 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대표적인 보수 미디어 FOXNEWS 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큰 정부, 또는 안보나 국방의 문제를 뺀 나머지의 부분의 정부 개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조직으로는 TEA PARTY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Judeo Christian 정신이 미국 정치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통 미국에서는 ‘보수주의자’ 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보수사상의 무엇을 바탕으로 구분합니까? 정말 혹자의 말처럼 남한과 북한의 경계선이 보수와 진보의 경계선 입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의 정부는 보수 진보를 떠나서 항상 아무 이유 없이 커지기 만 한 것 같습니다. 아마 패거리 정치 풍토가 이유겠죠. 세금문제나 정부 규제 같은 것만 봐도 그렇고요. 뭐 미국도 정부의 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걱정되는 것은 그나마 미국은BILL O’REILLY나 GLENN BECK, ANN COULTER 또는SARAH PALIN 같은 사람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하면서 ‘미국적 보수’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Bill O’reilly 할아버지는 TRADINIONALIST라고 맨날 주장하지만 제가 보기엔 환경과 마약 문제 빼고는 보수주의자 같습니다).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항상 많은controversy를 만들어 내지만 재미 있습니다. 많은 젊음 이들도 부담 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에 미국의 보수는 그래도 유럽과는 다르게 마지막 불씨는 안 꺼질 듯 합니다 – 미국과 유럽의 보수는 근본적으로 다르긴 하지만 유럽의 보수는 이제 빈 껍데기 아닙니까? 하지만 현 한국의 정치 움직임을 보면 ‘보수’의 다음 세대가 없어 보입니다. (진정한 보수가 있었는가? 부터 의심해야겠지만) 지금 젊은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극 진보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나라 신 미디어들은 대부분 좌파 성향의 내용들로 춤을 추고 있지 않습니까? 정말 궁금한 것은 많은데 한꺼번에 여쭤 보려고 하니깐 자꾸 내용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 가는 것 같습니다. 길게 한번 쓰는 것 보다 짧게 여러 번 올리겠습니다 (저의 무식함은 이렇게 증명이 되는군요). 그러니깐 저의 질문은 한국의 보수는 도대체 어디서 시작된 겁니까?  아니면 정말 보수 정당이 있습니까? 이승만 정권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이뤄져 있다면 우리는 미국 보수가 지키고 있는 가치를 따라야 합니까? 아니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켜야 합니까?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치가 미국 보수에서 항상 귀청 떨어지게 외치는 ‘개인의 자유’ 와는 성립 불가능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RONALD REAGAN 같은 대통령이 한국에도 나오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는 정말 어두워 보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이런 글은 처음으로 써봅니다 그래서 보시는 것과 같이 내용이 두서가 없습니다. 맞춤법은 초등학교 이후론 포기 했습니다. 책 읽기를 도전하다가 제 인내심의 한계를 체험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수님이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멀리서나마 교수님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다음에 또 쓰겠습니다. 그 땐 좀더 잘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돈 10-07-03 22:15
 
긴 글을 올려주셨고, 또 참으로 어렵고 곤란한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제기하신 문제는 참으로 어렵고 곤란하고 중요한 것이고, 또 저 자신 많이 좌절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지금까지 언급한 적도 많이 있고, 또 앞으로 그런 기회가 또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간단히 제 생각을 요약해서 적습니다.

첫째,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은 보편적 개념이기 때문에 한국적 상황에만 국한해서 통용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념은 대체로 이야기해서 1990년 3당 합당(노태우, 김영삼, 김종필)부터 나오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당시 대학가와 일부 사회단체의 급진적 성향에 대한 경각심으로서 정치철학으로서 '보수'라는 개념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초래해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지만, 김종필씨가 총리를 해서 본격적인 이념 논쟁을 이루어 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공동선언이 발표되고. 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차떼기로 한나라당이 거덜나서 그야말로 '보수'가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게다가 노 대통령 자신이 '별놈의 보수'니 뭐니 하는 식으로 보수 자체를 백안시하자 비로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해서 보수 담론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의 한명이 되겠지요.) 그리고 노 정권은 중반기 후에 지지세력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게 되고(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 새만금 계속 등), 사립학교법과 종부세 도입으로 도처에 적을 만들어서 실패하게 됩니다. 진보정권이 실패한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묻지마로 한나라당을 선택해서 이명박 정권이 탄생하게 되지요.

세째, 그러나 저는 이명박 정권은 반드시 실패하고 보수가 MB 정권에 올인하면 동반침몰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저는 대운하로 침몰할 줄 알았는데, 쇠고기 수입개방을 섯불리 건드려서 더 뻘리 망가졌고, 세종시 수정시도로 더 망가지고, 또 4대강으로 이제 정권이 뿌리째 흔들리게 되었지요.

넷째, 문제는 MB 정권에 보수언론이나 보수학자 및 여론형성가들이 MB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아서 이제 도매금에 무덤에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진보는 한미 자유무역 협정이나 새만금 등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사정없이 비판하고 반대했지만, 보수는 그게 없습니다. 그게 보수와 진보가 다른 점이고, 그래서 보수가 아니라 수구적 이익집단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에서 이제 '보수'를 내세우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봅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보수 정권'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세계적 추세도 2008년 경제위기 이후로 보수정책이 설 땅이 좁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국회는 민주당 등 진보정당이 다수당일 터이니, 결국 국민통합과 국가 정상화를 도모하는 '국민통합-개혁 정권'이 되겠지요. 하지만 진보적 사회경제 정책이 한 10년 지속되면 자유주의적 보수정책을 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10여년 후의 '보수'는 지금의 '보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매체가 주도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윌리엄 버클리가 사재를 털어서 보수운동을 일으켜서 30년 만에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도 그런 준비가 있어야 제대로 된 보수가 서지 않을까 합니다. 무엇보다, 우선은  MB 정권을 지우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보수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두서없이 몇자 적었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홈페이지가 더 멋있어 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