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종편은 일일극,주말극 편성하지 말자
작성일 : 2011-01-08 09:53조회 : 1,195

어쨌거나 이제 신규종편채널의 방송허가는 확정되었다. 빠르면 금년 11-12월경에는 이들 4개 종편방송이 첫 전파롤 쏘아올릴 전망이다. 이들 종편채널 허가의 명분이야 글로벌 미디어빅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느니, 방송의 선진화와 질적향상을 꾀한다느니 거창하지만, 결국 내용을 보면 조중동 방송의 출현이고 거기에 매경까지 추가되었다. 소위 말하는 보수(?) 방송의 출현이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코드에 맞는 방송 출현의 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헌데 좀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 있다. DJ-노무현 정권은 물론 이명박 정권에 이르기까지 13년 우리나라는 메이저 언론과 방송계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다투는 참으로 공교롭고 이상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바로 그러한 대결구도에서 방송에서의 막장드라마,막말방송,조작방송은 조중동이 단골로 씹어대는 트집거리였다. 하지만 따지고보면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나라 방송환경과 풍토 더 근본적으로는 방송제작의 환경이라던가 방송의 근본적 생리를 따지고 보면, 이 문제와 관련 자유로울수 있는 방송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조중동등 소위 보수 방송사들이 출현했다고 해서 이런 막장드라마,막말방송이 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과연 조중동과 매경이 만드는 드라마나 예능 또는 시사교양물은 어떤 형태를 띠게 될까 ? 신규종편 4사의 사업계획서를 세세히 살펴보면 전부 자기네 방송사는 그와같은 막장드라마,막말방송이 없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아주 품격있고 선진화된 방송프로그램들만 만들어질 것만 같다. - 그리고 이런 사업계획서나 기획안 같은것은 솔직히 별 의미 없다. 가령 사업설명회장 같은곳 에서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홍보물들 한번 쭉 모아보라. 그 홍보물 다 읽어보다보면 이 세상에 망하지 않을 사업 아이템은 단 하나도 없을것만 같다.


 지금까진 그저 방송에 대해 시청자 혹은 비판자의 입장에서 무작정 우리나라 방송이 갈수록 저질화 되어간다며 씹어대기만 했던 조중동이다. 하지만 이제 자기네들이 생산자의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과연 조중동이나 매경방송이라고 해서 막장 드라마나 예능프로에서의 막말 또는 다큐프로등에서 제작여건상 불가피하게 하게되는 조작방송 같은것을 단 하나도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 한번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볼 문제다.


 이 시점에서 신규종편 4개사에 획기적인 제안을 하겠다. 신규종편 4개 방송사는 앞으로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 같은 것은 단 한편도 만들지 않는것이다. 어떤가 ? 마침 신규종편 4개사 기획안에도 기존 지상파 3사의 틀에 박힌 편성시간대 - 가령 뉴스나 드라마 방송 시간대등 - 를 과감히 깨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바로 그거다. 지금까지 지난 수십년 지상파 3사가 틀에 박힌듯 특정 요일 또는 특정 시간대에 방영해왔던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를 신규 종편 4개사는 단 한편도 만들지 말자. 그것 하나만으로도 방송가에 굉장히 충격적이고 획기적인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근 10년 이내에 막장 드라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작품들을 살펴보면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막장 드라마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중 90퍼센트 이상이 일일연속극 아니면 주말 드라마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일이 벌어졌을까 ?


 우선 일일극이나 주말극은 평균 16부작으로 2개월 단위로 방송되는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일일극은 평균 150회, 주말극은 약 50회 이상 방영되는 6개월 이상 가는 긴 호흡의 드라마다. 그리고 일일극과 주말극의 주 시청층은 중년층 이상과 주부층이다.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극중 작가 서영은의 대사처럼 부모님 세대(6,70대 이상)가 이해할수 있는 드라마가 되려면 우선 쉬운 이야기여야 한다. 무슨 실험적 소재니 미국식 드라마니 이런 작품들은 연세드신 어른들은 이해 못한다. 그렇다면 노년층이 이해하기 쉬운 드라마가 되려면 ? 대개는 4각관계나 출생의 비밀, 또는 남녀간의 결혼문제에 대한 양가 부모의 반대나 고부간의 갈등 또는 불륜이나 복수극 이런 작품들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일극이나 주말극 같은 긴 호흡의 장편드라마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면 갈수록 극중 등장인물간의 갈등구도를 계속 극대화시켜야하고 그러는 가운데 고부간 갈등이나 애정관계,치정관계등이 계속 복잡하게 얼키고 설키게 된다. 그리고 그런 드라마들을 50대 이상의 장년,노년층은 (극중 등장인물들을) 욕하면서도 재미있게 즐기시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막장 드라마의 양산은 결국 한국 드라마 발전에 치명적인 독이 된지 오래고 더 나아가 한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정 한국 드라마의 품질향상을 위해선 신규종편 4개사라도 한번 ‘우리는 막장 드라마 논란의 원흉인 일일연속극과 주말연속극은 단 한편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해 보자는 것이다.


 어차피 조갑제류든 뉴라이트든 그 사람들이야 우리나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품질 향상 같은데는 별 관심 없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원한것은 다만 자기네들의 정치적,이념적 코드에 맞는 그런 뉴스나 시사교양물이 제작되는 그런 방송사를 원했던것 뿐이고, 그리고 우리나라 방송개혁 목소리가 나올때마다 늘 나오던 이야기가 드라마 수 좀 줄이자는 이야기였고, 게다가 CSTV(조선)도, jTBC도, 채널A도, 매일경제 TV도 모두 기획안에 기존 지상파 3사의 편성체계에 얽매이지 않는 획기적이고 공격적인 방송편성을 하겠다고 명시해 놓았으니, 이 모든 사안에 부합되는 측면에서라도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는 일체 만들지 않는 파격적 편성을 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모순과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는 주장이란 것을 필자도 잘 안다. 우선 근본적으로 TV가 시청률을 먹고 사는 매개체인데 어떻게 시청률 경쟁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장르인 드라마를 종편이 외면할수 있겠으며, 게다가 일일극,주말극 주 시청층이 노년층이라면 오히려 보수 종편들이 그 시청자들을 끌어올수 있는 일일극과 주말극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하는것 아닌가.


 하지만 미디어법 개정 논란때부터 한나라당과 뉴라이트등 보수진영 일체와 조중동 3인방은 시청률 경쟁 때문에 TV 품질이 갈수록 저질화되고 막장드라마,막말예능,조작방송이 늘어간다고 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렇다면 그와같은 기존의 지상파 3사 저질방송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신규종편 4인방은 그런 방면에서 우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아닌가. 그러니 우선 막장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주 요인인 일일극,주말극을 신규종편 4인방은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방송개혁을 그토록 외쳤던 조중동과 조갑제류 보수진영인데, 막장드라마의 주 요인인 일일극,주말극을 없애는것처럼 확실한 방송개혁이 또 어디 있겠는가.


 대신 그 시간대에 경쟁력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편성하면 되는 것 아닌가. 가령 8시 30분대 공중파 일일극 방송시간대의 경우 이미 CSTV나 jTBC의 경우 8시대에 뉴스 및 시사프로 편성을 명시해 놓았으니 이것으로 이미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두 곳 채널A와 매일경제TV도 같은 방향으로 가면 되는것이고, 주말극 시간대는 필자 개인적으로 대안을 내놓아보자면 소위 말하는 실력있는(?) 애국우파 인사들 특강같은 것 한번 편성해보자.


 비꼬거나 농담으로 하는 소리 아니다. 근본적으로 지상파 일일극,주말극의 주 시청층이 중년층 이상이라면, 어차피 보수방송 4인방도 노년층을 비롯한 기존의 보수진영이 핵심타겟이 되는것이고 그렇다면 그 시간대에 조갑제든 조영환이든 김성욱이든 이문원이든 변희재든 이런 소위 실력있다는 애국우파 인사들이 강의를 한다던가 토크쇼를 벌인다던가 토론회를 개최한다던가 이렇게 공격적 편성을 한다면 이보다 더 절묘한 편성이 어디있겠으며, 이 시간대 드라마 주 시청층인 보수적인 중년층을 끌어올수 있는 확실한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이 또 어디있겠는가.


 기왕에 기존의 지상파 3사의 막장성을 비판하면서, 그보다 더 품격있는 TV 프로그램을 제작 글로벌시대 미디어 빅뱅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무엇보다 한국 방송의 선진화와 품질향상에 앞장서겠다는 명분으로 종편시장에 뛰어들었다면, 판에 박히고 틀에 박힌 편성,제작 보다는 뭔가 휙기적이고 눈에 띄는 도전과 모험을 해봐야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지상파 3사가 관행처럼 수십년간 제작해오고 있는 일일연속극,주말연속극을 신규 종편 4사는 단 한편도 제작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것도 분명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변화중 하나다. 대신 그 시간에 명사특강이나 교양프로그램 신설로 타 방송사 일일극,주말극과 경쟁을 벌이겠다 선언하면 이만큼 공격적인 편성이 또 어디있겠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도 충분한 화제성있는 기사거리다.


 말로만 할게 아니라 진짜 한번 실천으로 옮겨보자. 불륜,4각관계,엽기적이고 극단적인 애정관계,치정관계등으로 막장드라마 양산의 원흉이 되고 있는 일일극,주말극을 일체 만들지 않고 그 시간에 명사특강이나 교양프로를 신설 신선한 기획으로 지상파 3사와의 차별화와 경쟁에 나서고 특히 중년층 이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머리를 맑게 하겠다는 선언.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 예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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