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씨 논리대로라면 여자핸드볼,여자축구도 없애야
작성일 : 2010-07-28 12:52조회 : 1,935

지난 일요일은 한국 스포츠사에서 흥미로운 의미를 갖는 날로 기억해도 무방할 것 같다. 바로 비인기 종목인 여자핸드볼과 여자축구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각기 국제대회 4강진출을 이룬것이다. 국내에서 개최중인 ‘제17회 세계 여자 주니어 핸드볼 선수권 대회’에선 본선리그 총 3경기중 2차전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을 꺾고, 남은 본선리그 한 경기와는 상관없이 4강진출을 확정지었고, 여자축구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여자 청소년 축구’ 대회 8강전에서 멕시코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과정과 결과도 매우 재미있다. 여자핸드볼은 독일을 꺾고 4강진출을 확정했으며, 여자축구의 경우 4강에서 개최국 독일과 승부를 겨루게 된다. 누가 일부러 이런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짜려고 해도 짜지 못할것만 같다.


 게다가 여자축구의 경우 굳이 의미 하나를 더 부여하자면 한국 축구사상 FIFA 주관하에 열리는 국제 축구대회 4강진출이 83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 2002 월드컵에 이은 통산 세 번째 4강진출의 의미를 갖고 있기까지 하다.


 스포츠는 근본적으로 남성 위주의 오락거리다. 또한 여성들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대개는 남성들의 야성미에 반해 보게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스포츠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을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인구 겨우 4천8백만 수준에 총 면적 9만8천 ㎢ 정도의 국토를 가진 우리나란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어 축구,야구,농구 정도의 두세개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열악한 환경속에서 비인기종목의 신세를 면치 못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불가피한 사실이고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 한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 단체 구기종목을 보면 대체로 여자종목이 남자보다 올림픽등 국제대회에서 한단계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전통을 이어왔다. 핸드볼의 경우 여자는 저 84년 LA 올림픽 은메들을 스타트로 두차례 금메달, 세차례 은메달, 한차례 동메달을 획득하는등 지난 26년 꾸준히 메달권의 기염을 토해왔지만, 남자핸드볼은 88년 서울에서의 은메달을 제외하면 불행히도 메달과는 인연이 거의 없었다.


 농구의 경우 88 서울올림픽때 남자가 9위, 여자가 7위를 기록했으며, 96년엔 남자가 12위, 여자가 10위를 했고 이후 여자농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위와 08년 베이징 올림픽 8강에 오르는 우수한 성적을 보인 반면 남자농구는 2000년과 2004년엔 올림픽 출전권조차 획득하지 못 했다. 배구는 88년 남자 11위, 여자 8위, 96년 남자 9위 여자6위, 2000년 남자 9위 여자 8위 2004년 남자 올림픽 진출 실패, 여자 5위였다. 다만 하키는 다소 예외라 88년과 96년 두차례 은메달을 기록한 여자하키는 2천년대 들어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남자하키는 이후 2004년 8위, 2008년 6위를 기록했다.


 빅뉴스 대표 변희재는 지난 7월 3일 자신의 웹진에 기고한 글에서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지나치게 여자복싱을 띄워주고 있는점을 열띠게 비판했다. 요지는 비인기종목에다 세계적으로 따지고봐도 시장성도 형편없는 여자복싱을공중파 방송의 인기 예능프로가 지나치게 띄워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스포츠 시장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글쎄, 하지만 변희재식 논리를 한번 지난 일요을 국제대회 4강진출을 이룩한 여자축구나 여자핸드볼에 대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 솔직히 여자축구나 핸드볼이나 비인기 종목인건 매한가지다. 더욱이 여자 축구 청소년 대회니, 주니어 여자 핸드볼 선수권대회니 하는 대회 자체의 국제적 시장성이나 상품성이 어느정도나 될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여자축구의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세계 여자 주니어 핸드볼 대회’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거의 최초의 국제 핸드볼 연맹 주관 국제대회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서울컵등 올림픽 성과 자축의미에서 우리가 주최하고 유럽의 강호들을 초청 벌인 국제대회는 간간이 있어왔으나, 국제 핸드볼 연맹 주관하의 국제대회를 우리가 유치해 치르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의미도 있다. 축구로 치면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에 준하는 경기인데, 언론과 일반대중의 무관심을 생각해보면 서운한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찌되었거나 변희재식 논리를 대입한다면 여자축구든 여자핸드볼등 모두 비인기 종목에다 시장성,상품성을 따지고 봐도 별로 기대할게 없으니 모두 퇴출되어 마땅하다. 아니, 솔직히 축구,야구,농구 정도를 제외한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스포츠 종목은 비인기 종목에 시장성도 없으니 마땅히 퇴출되어야 하는것이다. 솔칙히 인구 5천만도 채 못되고 면적도 10만 ㎢가 채 안되는 조그만 나라가 수십개에 달하는 그 많은 스포츠 종목을 무슨수로 다 육성하나. 요즘의 그 무슨 신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논리를 대입해도 축구,야구,농구외 경쟁력 없는 다른 비인기 스포츠들은 모두 구조조정되어야 마땅하다. 97년 IMF때는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며 그 잘나가는 대기업들도 무수한 샐러리맨 목을 잘랐는데 하물며 그까짓 스포츠 종목 구조조정좀 한다고 뭐라할 사람은 없을것 같다.


 취지야 어찌되었든, 또는 그와같은 주장에 동의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변희재의 주장은 용기있는 주장이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것을 혼자 말한다는것. 그것만큼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일도 없다. 하지만 변희재의 그와같은 논리를 바로 며칠전 국제대회 4강 진출을 이룩한 여자핸드볼이나 여자축구 선수단,관계자들 앞에서 한다면 어떨까. 아니, 기왕 하는거면 더 용감하게 보아하니 여자하키도 어제부터 무슨 아시안컵 대회를 치리는것 같은데 그곳에 스틱으로 중무장한 여자하키 선수단 앞에서 ‘이런 비인기 종목에 시장성,상품성도 형편없는 여자하키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고 꼭 좀 용기있게 소리쳐주고 오기 바란다. 아니, 변희재가 원한다면 내가 직접 대한체육회에 전화해 ‘여보세요 인터넷에서 변희재란 선생이 그러는데, 비인기종목에 시장성,상품성 없는 스포츠들은 모두 폐지하라고 그럽디다. 그러니 지금 당장 58개 대한체육회 산하 각종 협회중 인기종목인 축구,야구,농구 이 인기종목 3개 협회만 제외하고 나머지 55개 비인기 종목 협회는 모두 폐지하도록 하시오. 괜히 비인기 종목에 시장성,상품성도 없는 종목에 국민세금 낭비하지 말도록 하란 말이오. ’ 그렇게 전해줄 용의 얼마든지 있다.


 아니다. 기왕이면 좀 더 용기있게 변희재의 그와같은 주장을 자신이 운영하는 자폐성 개인웹진에서만 할게 아니라 다음 아고라든 네이버 스포츠 게시판이든 아니면 다음카페에 각종 비인기 종목 카페마다 모두 돌아다니며 자신있게 한번 소리쳐보지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에 비인기 종목 관련 카페도 꽤 많이 생겼다. 검색해보니 핸드볼 관련 카페가 347개. 필드하키는 49개, 여자축구 관련 카페는 338개다. 이중 실업,학교 스포츠팀 서포터형 카페들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핸드볼의 경우 ‘장미와 여우’ 회원이 총 2,391명, ‘NEW 핸생사’가 1,651명이고, 선수 개인 팬클럽만 봐도 노장 오성옥 선수 카페 회원이 837명 차세대 유망주인 김온아,배민희 팬카페 회원도 860명에 이른다. 솔직히 이 정도 규모면 축구,야구에 비한다면 여전히 한참 아쉬운 수준이지만 최소한 인터넷상에서만큼은 핸드볼은 이제 더 이상 비인기 종목으로 규정하기도 어려울것 같다.


 사실 비인기 종목 선수단을 공중파 방송 예능프로 출연진들이 직접 찾아가 같이 게임도 즐기고, 격려도 하는 이런 형식의 예능은 그동안 여러번 있어왔다. 그 원조격이 바로 KBS의 출발 드림팀이다. 지금은 예전의 ‘출발 드림팀’과는 성격이 다소 다른 새로운 ‘출발 드림팀 시즌2’가 생겨 일요일 오전에 방송되고 있긴 하지만, 애초의 드림팀은 기획의도가 그것이었다. 스포츠를 하는 몇몇의 예능인들로 팀을 구성 매주 한 종목씩 각종 비인기 종목 학교 체육팀을 찾아가 선수들을 격려하며 그들과 함께 게임도 즐기고 더 나아가 결국 비인기 종목들에 대한 시청자와 일반국민들의 관심도를 높인다는게 ‘출발 드림팀’의 애초의 기획의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리얼 버라이어티성 예능프로에서 열악한 환경과 무관심 속에서 땀흘리는 비인기 종목 선수단을 찾아가 격려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이런류의 프로그램은 자주 있어왔다. 지난주만해도 SBS에서 새로 신설한 예능 ‘영웅호걸’에서 국가대표 어자 럭비팀을 찾아가 그들을 격려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변희재가 기왕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려면 굳이 ‘MBC 무한도전‘하나만을 괴롭힐게 아니라, 비슷한 성격의 프로를 방영하는 ’출발 드림팀‘이라던가 그 외 리얼예능프로도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판해야 하는것 아닌가. ’비인기 종목에 시장성,상품성도 별로 없는 스포츠들을 공중파의 인기 예능프로가 과도하게 띄워주어 결과적으로 스포츠 시장 전체를 왜곡하고 있는것‘은 ‘출발 드림팀’이라고 별반 다를것 없는것 아닌가. 또 뜬금없이 전,현직 여성 아이돌 스타들이 국가대표 여자럭비팀을 찾아가 말도 안되는 시합이나 벌인 SBS 신설예능 ‘영웅호걸’의 경우는 또 어떤가.


 우리나라 스포츠가 엘리트 스포츠 정책이란 비난을 받아온것이 대체로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였다. 무엇보다 88 서울올림픽 유치라던가 프로스포츠 창설등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한 정권안보용이자 국민 우민화 정책이라는 것이 그 당시 전두환 정권에 대한 비판논리였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프로스포츠가 축구,야구의 저변을 확대시킬수 있었고, 서울올림픽 개최 역시 축구,야구등 인기종목 이외 보다 다양한 비인기 종목의 관심과 저변확대도 증진시킬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두환 정권의 체육정책은 좀 달리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 정책이 비판여론이 있긴 했지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우리나라식 국가대표 육성 정책일 벤치마킹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어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급부상했고, 일본의 경우는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한동안 사회체육으로 전환시켰으나 그후 올림픽등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자 특히 육상,수영등의 기본종목을 위주로 다시 본격적 육성을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 2012 런던 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 괄목할 성적을 거두어 역시 사이클등 전략종목 육성이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따라서 스포츠 정책에서 엘리트 육성 위주 정책과 사회체육 활성화중 어느것이 정답인지는 아직 확실치가 않다. 따지고보면 올림픽이니 월드컵이니 하는 대규모 국제대회 자체가 결국 강대국들이 약소국들을 상대로 벌이는 자기네 뽐내기 경기 아니던가. 특히 월드컵 축구야말로 유럽과 (한때 스페인,포루트칼 지배하에 있었던) 남미만의 잔치에 아시아,아프리카중 좀 잘하는 나라 생색내듯 출전티켓 한두장 나눠주는 그네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때는 전 세계적 관심이 그곳으로 집중되는것은 여전히 유효한 범 지구촌적 현상이다.


 변희재식 논리를 대입해서 스포츠 시장 왜곡(?)의 근본원인을 찾자면 개념이 참 복잡하고 난감해진다. 따지고보면 쿠베르탱이 고대 그리스에 존재한 올림픽을 근대올림픽으로 부활시키려던 목적 자체가 전쟁이 아닌 다른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웃 나라들과 힘과 기량을 겨룰 마땅한 방법을 찾기위한 취지였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고대 올림픽 자체가 제우스신에 대한 찬양 아니었던가. 따라서 성경적 논리를 굳이 대입하자면, 올림픽은 비성경적인 측면마저 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재벌회장들에게 강제로 떠맡기다시피 올림픽 정식종목 각 체육협회장을 맡긴건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당시 그렇게 체육협회장을 맡게된 회장들중엔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 내지는 귀찮은 과제물 억지로 떠맡게된 학생마냥 겨우 생색내기로만 지원에 나선 회장도 있는 반면, 기왕 맡게된것 적극적으로 관련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며 육성과 지원에 나선 회장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과는 ? 실상 후자의 사례에 해당되는 회장들이 맡은 종목들이 대개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었다.


 어쨌든 대한체육회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변희재식 논리를 대입하자면 시장성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비인기 종목에 아까운 국민혈세 써가며 예산낭비 해가며 지원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따라서 기왕에 MBC 무한도전이 비인기 종목인 여자복싱을 지나치게 필요이상으로 띄워주어 결과적으로 스포츠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성토한 변희재라면, 같은 논리로 대한체육회 산하의 다른 비인기 종목들도 모두 지원을 끊거나 폐지해야 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과감한 주장을 변희재처럼 당돌하고 용감한 청년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그리고 기왕이면 보다 적극적으로 자폐적인 개인 웹진에서만 떠들게 아니라 아고라든 어디든 네티즌 많이 몰리는 곳에서도 적극적으로 소리치고 다음이나 네이버에 있는 각종 비인기 종목 카페도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며 해당 비인기 종목 폐지및 예산삭감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란 말이다. 이 소리는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비인기 종목중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종목이 핸드볼이다. 그래도 핸드볼은 국제 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자 KBS같은 공영방송에서 국내경기를 평일 오후 시간대 할애해 틈틈이 중계도 해주고,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핸드볼을 살리자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이어져내려왔다. 덕분에 최소한 인터넷상에서만큼은 핸드볼은 이제 비인기 종목 신세는 어느정도 면한것 같다.


 그러나 어제 화요일 KBS는 ‘국제 여자 주니어 핸드볼 대회’ 본선리그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는날. 해당경기는 케이블의 KBS 스포츠 전문채널에서 중계하고 대신 같은 시간대엔 ‘아시안 챔피언스 여자하키’ 개막전 첫 경기 대 중국전을 중계하였다. 사실 공영방송 KBS의 스포츠 중계 주요 원칙중 하나가 ‘비인기종목이지만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경기’를 위주로 중계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려는 것이다. 사실 핸드볼의 경우 지난 10년 공영방송 KBS의 평일 낮시간 꾸준한 중계가 비인기 종목 설움을 면케 하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면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핸드볼 중계를 케이블로 돌리고 같은시간대 공중파에선 ‘여자하키’ 경기를 중계해주었다. 필자의 개인의견부터 먼저 말하자면 이와같은 KBS의 방식이 바람직하다. 핸드볼은 그래도 이제 어느정도 국민들의 관심도도 높아졌고, 저변도 확대되었으니 공중파 중계시간대는 하키에게 한두번쯤 양보해 주는것도 바람직하다. 여자 핸드볼이 그래도 매 올림픽과 국제 선수권때마다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히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수 있게 되었던 반면, 88년과 96년 두차례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여자하키는 여전히 찬밥신세였다.


 문득 70년대 방송가에서 있었다는 일화 하나가 기억난다. 당시는 고교야구가 가히 범 국민적 스포츠라 불릴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고, 따라서 KBS,MBC 방송사들의 스포츠 중계도 고교야구에 집중될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대통령기 대학 축구 결승전 경기가 있는날에도 봉황대기 고교야구 예선 토너먼트를 중계하는 KBS의 중계행태에 격분한 한 축구팬이 이런 항의엽서를 보낸적이 있다고 한다. “ 여보시오 !!! 고등학생과 대학생중 누가 높소 ? 봉황과 대통령중 누가 높소 ? ”. 고교야구는 봉황대기니 청룡기니 하는 각종 대회를 1회전 토너먼트부터 일일이 중계해주는 TV 방송사가 축구는 대학 결승전 조차 거들떠도 보지 않는 행태에 대한 불만을 그와같으 토로한 것이다. - 좀 썰렁한대로 조크를 덧붙이자면 대통령은 어쨌든 사람이고 봉황이나 청룡은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영계(靈界)의 동물이니 대통령보다 봉황이나 청룡이 높다고 말할수도 있다 ^^


 하지만 어찌되었거나 변희재식 논리를 대입하자면 봉황기,청룡기 고교야구는 중계하고 축구는 대학 결승전이든 뭐든 거들떠도 안 보던 70년대식 중계방식이 맞다. 고교야구야 그당시 국민스포츠였고, 축구등 다른 종목들은 듣보잡 신세였던 시절 아닌가. 변희재식 논리대로라면 비인기 종목에 시장성,상품성도 없는 그까짓(?) 축구 대학결승전을 KBS나 MBC같은 그 당시 대한민국 양대 방송사가 구태여 중계해줄 이유가 있는가.


 70년대 축구팬이 KBS에 보낸 항의엽서식 논리(?)를 굳이 대압하자면, 지난 화요일 핸드볼은 케이블 전문채널로 중계하고 뜬금없이 하키경기를 동시간대 공중파에 보여준 것도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거나 경기비중만을 놓고 따져보았을때는 ‘제17외 세계 여자 주니어 핸드볼 선수권대회’의 4강 대진을 확정짓는 본선리그 마지막 경기가 이름도 생소한 ‘아시안 챔피언스 하키’ 첫 경기보다아 훨씬 비중과 관심도가 높은 경기 아닌가.


 그러나 가급적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인기 종목을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소개시킬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이 근래의 공영방송 KBS의 스포츠 중계 원칙중 하나고, 또 그것이 바람직하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출발 드림팀이니 무한도전이니 하는 리얼 예능에서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찾아가 열악한 환경에서 뛰는 그들을 격려하고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일은 상업방송이라면 모를까 공영방송이라면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다. - 하물며 상업방송인 SBS 조차 ‘영웅호걸’이라는 신설 리얼예능 첫 아이템으로 역시 비인기 종목인 여자럭비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는 코너를 마련했음에랴.


 따라서 스포츠를 단순히 시장논리로만 퇴출대상을 판단하는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무엇보다 올림픽,월드컵등의 범 세계적 국가대항전은 여전히 전 지구촌적 관심사다. 엊그제 한국을 방문한 2022 월드컵 개최 관련 FIFA 실사단도 ‘2002 월드컵 당시 한국형 거리응원이 이제 세계적 추세가 되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상품성,시장성이 없는 비인기 종목들을 퇴출되어야 한다는 변희재식 논리는 굳이 주장하고 싶다면 자폐성 개인 웹진에서 혼자 떠들게 아니라 직접 대한체육회 산하 50여개 비인기 종목 스포츠 협회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주장해보기 바란다. 아니면 엊그제 국제대회 4강에 진출한 여자축구,여자핸드볼 선수들 앞에서 하든지, 아니면 그 무슨 아시안 챔피언을 가르는 경기를 치르는 중인 여자하키선수들이 스틱 들었을때 그 앞에서 해보든지. 아니면 다음 아고라 같은 곳도 있고, 다음이나 네이버에 수두룩하게 있는 핸드볼이나 여자축구 관련 카페에서도 얼마든지 주장할수 있을것 같다. 비인기 종목의 시장성 문제는 일단 그렇게 주장해보고 난 뒤에 한번 따져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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