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는 것은 2009-06-10 457 인문학도 시국선언에 대한 반대 성명 자체는 사실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설령 뉴라이트라는 단체의 비호를 받은 교수들이 내놓은 성명이라 할지라도 어쨌거나 그 또한 '하나의' 목소리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문제는 이러한 교수들이, 나아가서는 현재의 '보수'(라고 칭한다면) 세력이 마치 현 정권과 밀착한 것 같은 그림을 자꾸만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이번 정권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냥 철학 없는 장사꾼 정권임에도 어째서 보수 쪽에서 먼저 앞장서서 현 정권을 보수로 포장하려고 애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식인 집단이라면, 특히 교수와 같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지식인 집단이라 한다면 설령 요즈음과 같은 정치적 상황에서 친정부적 보수를 자처하는 입장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정권과의 거리를 둘 줄 아는 냉정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한 거리 유지를 해내지 못하고 정권과 밀착해버리는 순간 지식인은 지식인이 아니라 그저 정권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것이겠지요. 저 반대 성명에 참가한 교수들이 자신의 주체적인 지적 활동에 의한 결과물로서 저러한 성명을 내놓은 것이라면야 참 다행이겠지만, 어느 누가 보더라도 그렇지 못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참 문제입니다. 물론 진실이 어떠한지는 당사자들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