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2009-06-04 561 인문학도 요즈음의 사태가 아직까지도 노무현이라는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칭 '보수' 인사들이 꽤 되는 듯하다. 하긴 본인들이 노무현 노무현 무슨 남의 집 강아지 읊어대듯 지난 정권 내내, 그리고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 떠들어댔으니 막상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서도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노무현 뿐이리라. 그런 정도의 시야를 가지고 있기에, 현 상황에 대한 해법도 결국은 '노무현'이다. 그저 깎아내리고, 비웃고, 치부 들춰내고, 손가락질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지금의 물결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모두 노무현이라는 사기꾼에게 속은 바보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몇 번만 더 '깨우쳐' 주면 '정신을 차릴 것'으로 믿는다. 이 얼마나 순진하고 아리따운 영혼의 울림인가. 지금 사람들이 추종하는 것은 노무현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노무현이라는 기표로 대행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들이다.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기본권의 추구 등 이번 정권 들어서면서 '귀한 것'이 되어버린 가치들에 대한 노스텔지어고, 열망이다. 현 정권이 '경제발전'이라는 카드와 뒤바꿔버린 그 가치들을 이제서야 희구하게 된 것, 특히 '경제발전' 카드가 허당으로 밝혀지면서 비로소 이런 가치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 그것이 바로 지금의 조문정국을 불러온 원동력이다. 그러니 제아무리 노무현 깎아내리기 해봐야 지금의 바람에 부채질만 보태는 격일 따름이다. 노무현을 '놈현'으로 만들수록, 노무현은 점점 더 심볼로서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열심히 공격하고 있는 것은 실체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 보수 진영이 만들어낸 허상, '좌파 놈현'이라는 거대한 허수아비 말이다. 자기들이 만들어낸 허수아비에 놀라서 한없이 푸드덕거리는 어리석은 참새들마냥, 그 뒤에 감춰진 본질이 무엇인지는 생각도 않고 그저 자기들 편한대로 지저귀고 있다. 오호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