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아노미 2009-06-03 442 벤자민 앞을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케로로님의 글처럼 대한민국이 형편없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노무현전대통령을 추모하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 집권세력에게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 당신들 100억도 안되는 돈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고 죽은 정치인 봤어? 당신들이라면 몇 십번은 죽어야 했을 텐데.......... 그것도 더 많은 범죄로 전과 십몇번의 정치집단들이 정치적으로 고립되어 아무런 힘도 없는 대통령을 모욕을 주면서..... 독안에 든 쥐라 생각하고 마구마구 챙피와 모욕을 주면서 까지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드리지 못했서 죄송하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노무현대통령선거때 지지 하였지만은 대통령재임시절 지지를 철회했었고 퇴임후에도 별 다름 감흥이 없이 보내고 있었지만 그의 죽음앞에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불쌍합니다. 그리고 이같은 결과에 대해서는 누군가 응보를 받지 않겠습니까???????? ------------------------------------ ＇그의 신화＇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국한된다. 그의 극적인 죽음은 재임시/생전에 정치적 평가를 놓고 그를 비판하거나 거리를 두었던 범 진보진영의 심리적 결속을 가져왔다. 노무현에 대해 별 관심도 없었다 고 말하는 중도층의 국민들도 상당수 이번 국민장을 계기로 고인을 애석해하면서 정치적 태도에 변화가 생긴것 같다. 최근 정당 선호 여론조사가 수치로 그걸 말해주고 있다. 한편, 그의 수치(羞恥)적 죽음은 이사회의 유기적 연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노미anomie 를 초래했다. 한개인의 죽음이 사회화됨으로써 추상적 가치에 혼란이 오고 잠재했던 정치적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것이다. 특정인를 우상화하는 현상은 탈근대에 어울리지 않는 퇴행적 군중문화라고 볼수있다. 모든 사물의 가치가 상대화/파편화하는 탈근대적 시대경향에 비추어,가치의 과잉을 듬뿍 함유한 신화/우상은 우스꽝스럽고 실정적 가치에 위배된다. 다만 그 신화를 수용하는 일정한 범주의 민중에서만 심리적 위안물로써 유효할 뿐이다. 작년 촛불시위때도 그랬지만,한국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직면하여 맹렬한 무비판적 자기-동일성에 빠질때 삼자가 받는 심각한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로테스크 grotesque＇이다. 이런 주관적 감정이 감지되는 이유는 민주/주권같은 보편적 윤리를 주장하는 군중의 속성에 일정한 가치의 도착(倒錯)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란색으로 치장한 군중-그로테스크한 인상이 마치 황룡(黃龍)처럼 보였다 - 이 고인을 향한 정치적 애도＇라는 집단감수성에 빠지면서 정상가치가 쉽게 탈락/전도된다. 그들의 애석한 boss는 취약한 군중의 풍부한 공상에 힘입어 과장/왜곡되면서 즉시 주물적 지위를 획득한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닫혀진 군중＇은 공간적 개념이지만 내가 본 국민장 기간중의 그 군중은 심리적 의미에서 닫힌 군중＇이었다. 그들의 완고한 정치적 판단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여타의 가능한 해석들을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한국사회의 비극은 열광하는 우매한 군중이 자기-지시적 질주를 시작할때 그 군중의 카테고리에 지식층,미디어- 비판자로서 감시역할을 해야할 - 도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군중의 힘에 압도된 나머지 건전한 비판의 책무를 포기하고 미친 춤사위에 동참하고마는 것이다. 이런 기이한 풍경은 작년 촛불시위에 이어 이번 국민장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되었다. 마치 수령을 절대찬양하는 평양방송처럼 이땅의 미디어가 군중심리에 편승하여 고인을 아첨하는 방송에 열중하자 급부상을 거듭한 노씨의 정치적 위상은 신(神)에 필적할 정도에 이른것처럼 보였다; 정치적 상징으로서 그가 50년은 갈거라고 장담하기도 하지만 객관화시켜 보았을때 그 신화는 내용/실체가 없는 것이라서 애도의 거품이 빠지면 곧 잊혀질 것이다. 무엇보다 탈근대사회에서 영웅/신화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MB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배경에는 고인의 정치적 실정이 상당한 작용을 한것을 국민들은 알고있다. 평가해줄 이렇다할 정치적 업적도 없고 퇴임후 사법처리 대상이 됨으로써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그가 군중의 일시적 연민에 힘입어 누리는, 그런 신화/인기가 오래갈리 없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자신들이 연민한 나머지 그를 과대평가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고인에 대한 심정적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그는 ＇나쁜 죽음＇을 주체적으로 결행하여 국민에 심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마지막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처신/사례라 할것이다. 그가 재임시 즐겨한 편가르기는 한국사회의 이념갈등을 최고치에 올려놓았는바, 그의 아노미적 자살은 그가 일관했던 ＇이념에 의한 사회 찢어발기기＇의 최종판본이다. 이제 사람들은 고인을 회고할때마다 늑대처럼 이빨을 드러내고 타인을 저주할 것이다. 서로 ＇없어져＇라고 외칠것이다.(현재 그러고들 있다..) 한사회의 정치지형에서 진영A의 진영B에 대한 압도적 배제가 가능하게 되면 전체주의가 출현한다. 지금 이사회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고인의 극적인 사망에 몹시 자극된 민중의 비합리적 추동력이 다른 이념/정파를 축출하는 결과에 이른다면 그건 아마, 한국사회의 정치적 사망에 불과한 조악한 현실이 될것이다. 그들의 천하＇를 자축하는 순간이 바로 파시즘의 순간인 것이다. 좌/우파를 가르는 수많은 정치적 독해에도 불구하고 실상, 현실에서의 시민적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민주주의는 시민사회의 다른 생각/이념이 상호 견제/보완하는 다양성이라는 배경에 근거하지만 한국인들은 그차이를 적대하고 거부한다. 소통의 여지가 없다. 내가 합리적인 만큼 타자도 합리적인데 그 이치를 굳이 부정한다. 내가 짚어내지 못하는 생각을 무수한 타자들이 대신 짚어내는 것이며 그런 생각의 모자이크가 시민사회의 정치적 건강을 담보하는것인데 한국인들은 그점을 외면하고 일방적 헤게모니를 추구한다. 한국인들은 정치적 유토피아를 지향하지만 실제 도달하는 곳은 디스토피아(Dystopia)일수도 있다. 지금 하는 꼬라지로 봐서는 그런 미래가 유력해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