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유산이란 용어 2009-06-01 2523 이상돈 ‘신화(神話)’와 ‘유산(遺産)’이란 용어 어느 분이 내가 노 전 대통령이 이제 ‘신화’가 됐고, 그의 ‘유산’과 더불어 살게 됐다고 한 부분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셨군요. ‘신화’(Myth)나 ‘유산’(Legacy)이란 단어가 갖고 있는 양면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열린 우리당이 수도이전을 추진할 때 내가 조선일보에 ‘뉴딜의 신화와 진실’이란 칼럼을 써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신화와 진실’(Myth and Reality)에서 중요한 부분은 물론 ‘진실’이지요. 우리가 아는 뉴딜은 허상이고 진실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산'(Legacy)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말로 적당한 번역이 없어 ‘유산’이라고 번역할 수밖에 없는 ‘Legacy'라는 단어는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The Legacy of President Bill Clinton'이란 책이 수년 전에 나왔는데, 젊은 보수 정치평론가 리차드 로우리가 쓴 것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 정치에 남긴 후유증을 주로 분석한 책입니다. 존 F. 케네디와 체 게바라는 진보파의 우상입니다. 하지만 이들만큼 밖으로 보이는 신화와 실제의 진실이 다른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그것을 모르면 현대사를 모르는 것입니다. 재크린 케네디가 죽자 비로소 케네디 대통령의 난잡한 여자관계, 마피아와의 관계 등 그의 ‘신화’를 벗긴 책이 나온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신화’와 ‘유산’은 노 전 대통령을 미화한 용어가 아닙니다. 폄하한 용어도 아닙니다. 그가 앞으로 한국정치에 미칠 영향을 어쩌면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용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