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2009-05-30 530 인문학도 알면서도 그러는 것이죠. 좀 거칠게 이야기해서, 대한민국의 정치 성향 판도를 2:6:2의 구조로 나누어서 본다면 애초에 MB정권이 탄생한 것은 6을 차지하는 '회색'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입니다. 이 때 내세운 것이 바로 '경제살리기'였죠. CEO출신인 MB가 발벗고 나섬으로써 노무현 '좌파 정권'의 '실수'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살리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리라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보다도 더한 파퓰리즘의 선거 전략을 구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정권을 잡고 나니 경제가 살아나기는 커녕 이전보다도 훨씬 악화되어버렸고 덧붙여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라든가 남북관계 악화 등의 문제로 '6'의 지지를 크게 잃어버립니다. 어차피 이 '6'들은 좌파냐 우파냐의 여부는 큰 관심이 없었고, 다만 좌파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MB식의 프로파간다를 믿고 정권 교체에 협조했던 것인데, 그에 대한 결과가 영 시원찮으니 자연스럽게 등을 돌려버릴 수밖에요. 잘살게 해주겠다 약속하고 지들만 배불린다는 인상을 주었으니 이들에 대한 지지가 급속도로 철회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MB정권의 대응방식인데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이 '6'의 지지를 되돌리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노력을 해야겠지만, MB는 그 대신에 죽어도 자기네 편인 '2'만 붙잡고서 철저하게 이들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자기 정권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한 겁니다. 어차피 정권을 잡은 이상 법적으로 정해진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형식적으로나마 정권 유지가 가능하고, 자기네 지지세력인 '2'가 사실상 한국 사회의 기득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에 속해 있으니 '6'을 잡으려고 애쓸 바에는 그냥 '2'에 올인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겠죠. 정치인이나 일국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철저한 장사꾼의 마인드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 MB정권에게 있어서 '국민감정'이라는 건 쓸데없는 말썽이 나지 않을 만큼만 다독거리고 그 나머지 부분은 언론 장악과 공포 정치를 통해 '억누르고' '속여버리면' 그만인 문제라는 겁니다. 어차피 '6'에 대한 지지도 회수는 포기해버린 마당이니, 나머지 '2'의 지지를 잃지만 않으면 되는 거죠. 그 '2'가 싫어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MB가 굳이 예우를 다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 안보이는 데서(?) 분향소 철거도 하고, 추모하는 시민들 때려잡기도 하는 것이죠. 어차피 자기가 살리려는 '2'에는 포함 안되는 사람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