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의 파국,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어야 한다. 2009-05-28 619 일 시민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광풍이 불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둘러싼 일부 여론이 그렇다. 노사모 그리고 일부 국민들의 반응을 보면 이건 뭐 고인에 대한 조의 표시 차원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무슨 민주화운동이라도 하다가 분신 자살이라도 한 것 같다. 분명히 해두자. 노 전대통령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 동기 역시 이렇다할 명분이 없다. 집안 비리가 드러나자 당초 깨끗한 정치를 약속한 처지에서 낮을 들 수도 없고 창피하기도 하고 자책감도 들고 해서 스스로 굴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혹자들은 언론과 검찰 탓을 하고 있지만 이건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물론 검찰의 수사가 없었다면 노 전대통령은 정말 깨끗한 전직 대통령인 것처럼 활발한 온라인 정치를 펼쳤을 것이다. 물론 이에는 검찰이 노씨 집안의 비리의혹을 모른채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의혹이 있는 곳에 수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또 공인과 관련된 사건은 언론의 주요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 ‘예전과는 달리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쳐온 대통령 집안이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2억원에 달하는 초고가시계를 수수했다는데 그럼 언론이 침묵하란 말인가? 노 전대통령의 파국을 초래한 원인은 결국 집안의 비리다. 그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검찰이 아무리 뒤집어엎고 또 언론이 제 아무리 들쑤셔도 만일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다면 노 전대통령이 저렇게 자기파멸을 선택했을리 만무하다. 아니 당당히 맞서 승리했을 것이다. 노 전대통령은 스스로 자살골을 넣은 사람임은 인정했고 노사모가 더 이상 추종할 가치가 될 수 없는 존재임도 자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부인이 최소한 1백만불의 돈을 수수하고 고급시계도 받은 점을 인정했으며 정상문씨가 10억원이 넘는 청와대 돈을 횡령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비리의혹으로 인해 수사대상이 되어, 막다른 상황에 몰려 더 이상 대안이 없자 무책임하게 자살을 선택한 것인데 이게 왜 영웅시되어 하는가? 지원만씨는 이에 대해 ‘미쳐가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다던가? 지씨 의견에 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노 전대통령의 자살은 대의명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그의 극단적인 선택이 무슨 해결책을 제시했는가?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만 초래했을 뿐이다. 이를 마치 의사나 열사가 난 것처럼 호들갑이니 어찌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특히 조선일보 같은 신문의 표변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사회적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자살은 그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가 더 높아야 마땅하다. 혹자들은 노씨 집안의 비리의혹에 대해 아주 가벼운 것처럼 취급한다. 별 게 아니라는 투다. 대통령 월급이 얼마인가? 연봉이 2억원에 달한다. 물론 그 월급으로 재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에서의 생활비는 거의 전부 국고에서 지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며 공무원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그 돈은 무슨 이유로 생활비로 쓰지 않았는가? 일반 월급쟁이도 연봉을 2억원이나 받으면서 그게 모자라 누군가의 지원을 받아 얘들 생활비와 미국내 고급아파트 구입자금을 지원했다고 하면 혀를 찬다. 하물며 전국민의 모범이 되어야할 대통령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나이 30을 넘고 직업도 있는 자식들,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대통령 자식들은 뭐가 다른가? 그렇다면 노 전대통령이 강조해온 특권이 없는 사회, 깨끗한 정치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이거야말로 표리부동이고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고인에 대한 추모와는 별도로 작금 일어나고 있는 왜곡된 가치관에 대해는 명백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유시민이나 안희정 등과 같이 자기들 잘못은 망각한채 마치 민주화운동이라도 하다가 탄압을 받은 양 눈을 부라리고 책임 운운하면서 검찰과 언론을 향해 저주의 막말을 내뱉는 자들은 그냥 방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흘러가면 법치와 정의를 설 땅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회의 가치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작금의 상황은 분명 비정상이다. 불교계의 고승이라는 양반들이 무책임한 전직 대통령의 유서에서 심오한 불교원리를 찾았다고 감탄하고, 예전 사진에서 서민의 이미지를 찾는 상징 조작은 정말 거북하다. 과연 MB의 부인이 대통령 월급은 그대로 둔 채, 다 큰 자식 생활비 주고 미국에 아파트 사준다면서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수수했다면? 또 생일날 2억원이 넘는 최고급시계를 선물로 받았다면? 지금 노 전대통령을 칭송하는 자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때에도 언론과 검찰을 탓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MB 부부는 무참히 난도질 당할 것이다. 표리부동할 뿐만 아니라 이중잣대가 마치 정의처럼 춤추는 사회, 참으로 가증스러운 상황, 정말 견디기 힘든 현상이다. 이 사회는 정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