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문법 2009-05-20 595 살라딘 조선일보라는 매체가 얼마나 큰 권력인지는 장자연리스트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국회의원, 검찰, 어디도 조선일보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다. 정말로 자타공인된 권력이다. 그리고 지금의 MB 또한 조선일보의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는 억울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세 군데에게 밉보이면 정치할 수 없다고 한다. 첫째는, 미국 둘째는, 삼성 세째는, 조선일보이다. 조선일보의 분석과 정의는 지금 정부의 유권해석과 다를 바 없다. 조선일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여당의원들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키우고 확대한다. 그들의 눈이자 뇌이자 판단의 기초이다. MB가 신문을 자주 본다고 하는데 보는 신문중에 아마도 조선일보를 제일 먼저 볼 것이다. 보수쪽의 여론형성과 향방을 무엇보다도 먼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이 정권에게도 완전한 협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지 자신들을 쉽사리 보지 못하고 눈치를 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박노자의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80년대 소련의 중산층 가정에서는 북한에서 나온 잡지 한 두 권 정도는 구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소련 사람들의 유머 원천으로 북한의 당기관지나 잡지가 그들에게도 아주 코믹한 웃음거리였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다시 조선일보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아마 MB의 "죽창"발언도 이와 무관치 않으리라. 대전에서 벌어진 총파업에서 죽창이란 표현과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진만 보면 영락없는 죽창이지만 사실 대량으로 구매했기에 죽창으로 보기 어렵다. 대나무는 쳐본 사람은 안다. 톱으로 베는 것보다 낫으로 베는게 쉽다는 걸, 그리고 낫으로 일직선으로 베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조선일보 말처럼 죽창이었다면 직선으로 찌르지 위에서 내리치진 않는다. 조선일보가 원체 이런 식의 조작에 능하다 보니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누구도 조선일보라는 매체를 한 번 더 보게 하고, 더 해석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눈속임에 강하다는 말이다. 신영철 대법관의 사퇴압력을 뜬금없이 박시환 대법관으로 돌리는 의도 또한 너무 눈에 보인다. 신영철 대법관을 구하고 사법부를 이념프레임으로 몰아가려는 너무나 뻔한 의도를 드러내기 때문에 무시당한다. 조선일보가 신영철 대법관을 욕하지 않고 박시환 대법관만 욕하는건 사리부재이다. 박시환대법관을 선동한다고 욕하기 전에 신영철 대법관의 정파성, 우유부단성, 저질인 자리집착을 욕하고 나서 박시환 대법관을 비난해도 할 말 없지만 이건 앞뒤가 맞지 않다. 물론 여기에 주책없이 거들고 나서는 이회창은 생뚱맞기까지 하다. 정확한 팩트를 말하자면 지금껏 벌어진 모든 판사회의이건 어디건 간에 신영철 대법관이 재판개입을 했다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사법부의 위신을 위해서 자진사퇴할 것인가 아니면 이런 일로 흔들려 사법부 전체가 외부의 바람에 흔들리는게 아닌가하는 두 가지 관점의 충돌만 있을 뿐이다. 문제는 이념프레임이든 사법부 내의 부장판사 승진을 둘러싼 관료주의든 간에 길어지면 좋을게 없고 사법부는 더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의 이런 식의 문법이 영원히 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그들이 부당하게 누리고 있는 무제한의 권력은 달이 차면 기울듯 이지러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