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과 법(우리시대의 블랙코미디) 2009-05-05 700 살라딘 다음에 이명박시대를 상징하는 다큐를 만들라면 나는 전여옥 의원폭행사건을 들 것이다. 이 사건을 둘러싼 각가지 상황이 이명박 시대의 모든 요소를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침소봉대한 보수언론의 오버가 단순한 실갱이를 40명의 경찰이 투입된 대형사건으로 만들어 버린 희극성, 피고인들은 당당하고 고소인들은 비굴한 모습을 들 수 있다. 피고인들은 당당하게 CCTV를 공개하라고 하고 경찰과 검찰은 수사상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왜 CCTV공개를 안하는 걸까? 모든 사람들이 그 CCTV내용에 대해 별것도 아닌 몸싸움 해프닝을 과도하게 폭행사건으로 만드려는 한나라당과 경찰의 의도를 알게 될까 두려운게 아닐까? 전여옥과 장재칠은 각각 "몸이 안좋아서" "병원일이 바빠서"로 법정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전여옥 의원의 8주진단에 대해서도 희극성이 발견된다. 보통 코뼈가 내려앉아도 4주에 불과하고 마티즈에 치인 경우에도 3주를 받는데 8주라니?? 그래서 말이 많은 것이다. 전 의원의 상태를 살핀 한 안과전문의는 “수십 년 간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었다면 각막이 정상은 아니다. 여기에 약간의 충격을 주면 심각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 의대 교수는 “눈을 심하게 비비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치 2~3일이면 모를까 전치 수주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관계자는 “1번부터 6번까지는 보통 의사들이 진단할 때 길어봐야 2~3주 정도 나오는 것”이라며 “전여옥 의원의 진단서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7번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9번 마비성 상사시다”라고 말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흔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PTSD)라고 불리는 증상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워크북>(학지사)에서 ‘외상’은 “비행기의 추락, 거리 살인 혹은 예상하지 못했던 죽음 등의 영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사고나 대구지하철 사고에서 생존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른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워크북>을 번역한 대학 교수는 “큰 사고를 당한 후 1개월부터 6개월까지 일단은 스트레스 장애라고 이야기하는데, 6개월 후에도 지속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이야기한다”면서 “보통 사람들은 큰 사건을 겪은 후 6개월 후면 이겨내기 때문에, 보통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또 “사고를 당한 직후에는 보통 급성 스트레스 장애라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인의협 부산·경남지부 정운용 대표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정신 증상의 지속기간이 1개월 이하라면 그 병명을 붙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 전여옥 의원의 진단명에 붙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잘못된 것이고, 급성 스트레스 장애라고 해야 옳다는 지적이다. 다른 안과 전문의는 “외상으로 마비성 상사시가 왔다는데, 그게 흔하지 않으니까 대한의사협회에서 만드는 ‘진단서 작성지침’에도 없는 것 아닐까”라며 “마비성 상사시로 진단하려면 사진 제출이 필수인데, 왜 사진을 안 내놓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는 4주 정도 진단을 내릴 것 같은데, 직접 환자를 보지 않아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3년 3월 대한의사협회에서 펴낸 <진단서 작성지침>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침에 따르면 ‘안과’에서 치료기간은 1주에서 8주까지 나온다. 8주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증상은 ▲유리체 절제술 ▲공막 돌융술+유리체 망막수술 ▲눈구멍 골절 되맞춤 ▲안구내용 제거술 등이다. 즉 수술을 받아야 하는 증상일 때 8주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또 마비성 상사시의 치료 방법은 특별한 것이 없고, 그냥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복시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가 불편해하기 때문에 안대나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전부다. 순천향병원 박성희 교수가 “마비성 상사시는 입원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브리핑했던 것처럼 통원 치료로 가능하다고 안과 전문의는 이야기한다. 진실 공방을 벌이는 사이 사건의 정치적 파장은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사건을 접한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놀랐다. 세상이 이래서 힘들고 괴롭지만, 함께 애써서 바로잡자”라며 전 의원에게 위로 전화를 했다. 한승수 총리는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회 내 폭력 행위다”라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민의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 대한 명백한 테러다”라고 말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법무부가 국회 폭력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나섰다. 3월3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의 폭력 행태가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엄정한 대처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국회폭력방지법이 소수 야당의 저항권을 봉쇄하기 위한 정치적 조처라는 논란 가운데서 벌어진 일이었다. 검찰은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폭행당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이정희 의원, 문학진 민주당 의원 등에게 재소환을 통보했다. 한나라당이 전여옥 의원 폭행사건으로 재미란 재미는 다 본 셈입니다. 그런데 이제 뒷감당의 문제가 남은 것 같은데 정말 가관입니다. 동영상과 cctv를 공개못하겠다는 경찰과 법정출석을 한사코 안하겠다는 전여옥과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거기다 검찰측 증인마저 머리를 잡는 등의 잠깐의 몸싸움만 있었을 뿐 눈을 찌른 걸 보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니 말 다 한 것 아닌가? 검찰측 증인중에도 경찰의 조서내용이 허위라고 하며 고쳐달라고 한다는데 여전히 전여옥은 후크선장처럼 안대를 끼고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다. ㅋ 진단서에 나온 기간인 8주가 충분히 지났음에도 안대를 끼는 건 스스로 오바하고 있다는 건 알 것이다. 몸이 안 좋다며 법정출석을 하지 않던 시점에도 다른 행사에는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이 사단의 시작은 무리한 법적용에 나온 필연적 결과였다. 그러니 스스로 앞뒤가 안맞는 증언과 진술, 재판회피로 이어지는 것이다. 법이 약자에게 군림하고 강자의 독점하는 것이라면 그건 비극이다. 눈 가린 디케의 저울이 균형있게 저울을 다루고 추상같은 정의의 검을 내려쳐야 법은 스스로 그 권위를 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