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2009-04-11 569 살라딘
나는 예전에 단기필마 시절의 노무현을 좋아했다.
무모하리만큼 도전적이고 안될 것 같으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그의 태도가 좋았다.
물론 그 기대와 호의는 대통령이 되면서 싹 바뀐 것, 그가 예전에 보여준 타협 할 줄 모르는 의지는 간데 없고
오로지 정치기술과 그가 혐오한다고 했던 기득권세력에 대해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의 황당함, 어디서 족보도
없는 한미FTA를 가지고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을 배신했을때 자리가 사람을 변하게 했을까?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석훈의 말처럼 좌파동정적 우파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가 집권한 사이에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었으니깐. 그러고도 보수쪽에선 좌파라는 낙인을 찍어 버린다. 도대체 뭘 두고 좌파라고 하는지? 종부세? 그럼 그 당시 부동산투기 방지를 위해 종부세같은 극약처분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일찍 무너졌을 것이다.
세계에서 부동산 거품 관련 미국과 영국의 뒤를 잇고 있는게 한국이다.
박연차리스트로 난감한 처지에 빠진 노무현을 보면서 양가감정이 생겼다.
그래 사이비 진보의 끝을 보는구나라는 마음과 노무현의 위선을 찾아내고는 그럴 줄 알았다며 고소해하는 사람들의 그런 마음이 정말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그를 신나게 씹어대는 한나라당, 이회창, 언론은 그리 떳떳할까?
죄없는 자 !! 돌을 들어 막달라 마리아를 쳐라고 한 예수의 말처럼 그들의 돌을 든 손을 깨끗할까?
기업을 겁박하여 조단위로 돈을 뜯어 만든 박정희의 정수장학회(사실 이것도 부산의 기업인 김기태를 중정에서 끌고가서 죽도로 고문해서 빼앗은 장물이다), 육영재단(박지만과 박근령이 지금 재단운영권을 두고 조폭까지 동원하여 남매끼리 피가 터지도록 싸우고 있는 형국), 전두환의 일해재단과 자본만으로 출판계의 일등기업이 된 그의 아들의 회사인 시공사, 조단위에서 천억이 부족해서 9천억대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대학원생이었던 김현철의 소통령을 거쳐 김대중의 홍삼시리즈까지 추세적으로 점점 줄어가는 추세이긴 하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이나 보수언론들이 욕하는 건 이런 거다.
혼자 깨끗한 척 하더니 뒤로 호박씨를 깠구나 하는 식의 보도가 주류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예전의 권력자들이 기업을 겁박하던 형태에서 자신과 친한 사람들 사이의 돈거래란 말이다.
검찰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한다고 하는데 이게 수사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법정에서 증명하려면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대가성이 입증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법리공방이 상당히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수사의 편파성이 벌써부터 입에 오른다. 적어도 형평을 맞추려면 천신일과 이상득까지 가여 할텐데
벌써 실패한 로비로 단정짓는다. 그것도 이상득의 말을 믿고 말이다.
검찰이 정녕 거기에 확신을 하려면 통화내역 조회, 금융거래계좌를 적어도 뜯어보고 난 다음에 해도 될텐데
이런 식이니 편파적이라는 소릴 듣는 것이다.
어찌됐건간에 노무현의 배신에 최후의 방점을 찍은 셈이다.
그럼 검찰과 청와대는 뭘 노린걸까?
5:0에 가까울거라는 재보선 국면에서 최대한 경제실정 이슈보다 전정권 실정을 물고 늘어지는 건 복고풍이다.
그럴려면 작년에 다 끝냈어야 했다.
2년차에 이런 모습은 피로감을 더 키울 뿐이다. 그리고 박연차리스트를 보면 집권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여당실세들이 많이 연루되어 있는 것 같다. 단지 검찰의 칼이 그쪽으로 향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대개 이런 모습은 집권 중반기를 넘기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이건 피로감에 벌써 빠져버렸다는 방증은 아닐까?
언론도 5년마다 되풀이되는 이런 행사를 언제까지 계속 지켜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단임제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왕적 대통령의 필연적 산물인지에 대해 학계나 언론이 이제 고민을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리스트 정국에서 눈에 띄는게 있다면 조선일보의 권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이종걸 의원이 겨우 면책특권의 보호막을 쓰고 말을 해야 할 정도, 신정아 사건처럼 치정사건에 불과한 사건에서도 철저히 발가벗기고도 뻔뻔했던 언론들이 해당일보, 본사일보라는 말로 누군인지 다 알아도 말 못하는
홍길동의 호부호형도 아닌 시대이다.
정말로 경찰이 수사하고 싶어하는지에 의문이 들 정도로 비겁하다.
그리고 예전 x파일 수사에서 보였던 달을 가르키는데 손을 자르는 식으로 힘없는 매니저를 족칠 생각은 벌써부터 접으려는 건 아닐까?
이종걸의원을 비난하는 독자의 의견을 전면에 배치한 약아빠짐을 보이기보다 당당하게 죄없음을 받는게
소위 대한민국의 일등신문의 태도가 아닐까?
이제 조선일보도 그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올 때가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부당하게 그 권력을 누려왔다.
요즘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니 갈수록 격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