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에 오른 기사 2009-04-11 532 살라딘 MB 친인척은 탈 없을까 민정수석실이 관리하는 한 ‘단호한 근절’ 어려워 2009-04-10 오전 11:13:57 게재 친인척의 권력형 비리가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을 뭉개버린 최대의 적임이 드러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부인의 안방 자금수수를 ‘자백’했다. 앞서 첫 문민정부인 김영삼정부는 아들 김현철 비리로 몰락했고, 김대중정부는 홍일 홍업 홍걸 세 아들의 이른바 ‘홍삼비리’로 막을 내렸다. 민주화정부들이 수많은 공적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저평가를 받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 이전 군부정권은 아예 대통령이 자금을 조성해 관리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친인척 비리근절책으로 “내가 만들어서 나눠주고 딴 사람은 손을 못대게 하면 된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군부대통령’은 직접 자금을 조성해 나눠줌으로써 친인척을 관리했다면, 친인척이 돈을 받는 비리는 ‘민주화대통령’ 시대의 특성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친인척 비리 문제를 권력스캔들이나 정치공방, 검찰의 수사대상 차원에서만 다뤄왔다. 그 결과 나라의 대외브랜드에서 ‘부패’를 지우지 못해 국제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정치권이 과거 ‘3김시대 종식’ 차원에서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것처럼, 친인척 비리문제를 ‘민주화시대 이후 대통령권력의 개혁’ 차원에서 재정립할 필요성이 높다. 과거 청와대에서 친인척 비리로 수모를 당했던 인사들은 “이용해 먹겠다고 덤벼드는 데는 막아낼 방법이 없다”거나 “열 순경이 한 도둑 못 잡는다”는 불가해론(不可解論)을 편다. 그러다보니 시중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4년 뒤에는 더 심한 수모를 당할 것”이라는 ‘예언’이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된 이후 친인척관리시스템을 되짚어보면 대통령권력의 개혁을 통한 해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역대 청와대에서 친인척 관리에 직간접인 관련이 있는 인사들은 친인척 관리를 대통령 민정수석실에서 관장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대통령이 친인척 관리 권한을 자기수중에서 내놓아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넘기는 것이 답이라는 주장이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자는 “청와대의 친인척관리시스템이 붕괴된 상태에서 박연차의 전방위 공세에 안방까지 뚫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박정규 민정수석비서관이 들어온 이후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친인척의 비리를 감지하는 기능이 정지된 것과 마찬가지 상태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5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민정수석으로 왔지만 이미 시스템이 무너진 뒤였다”고 말했다. 박정규 민정수석은 노무현 청와대의 2기체제였다. 1기체제때는 ‘박연차경계령’이 거의 모든 청와대근무자들에게 내려졌기 때문에 박연차의 권력에 대한 접근자체가 어려웠다. 1기 비서실장인 문희상 국회부의장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박연차경계령을 직접 전달했고,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청와대 2기체제가 들어서면서 경계망이 뚫리는 것이 역대정부의 공통점이다. 김대중정부의 김중권 청와대 1기체제때는 권노갑씨가 해외로 떠나야 했고, 3홍씨에 대한 견제도 엄격했다. 그러나 2기 한광옥 실장 체제 이후 권씨가 귀국하고 친인척관리 업무는 김홍일 의원의 연청간부가 맡았다. 친인척 견제가 아닌 보호장치로 관리체제가 바뀐 꼴이다. 그후 3홍씨의 비리가 만발했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관리체제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1비서관이 친인척관리팀을 이끌고 있다. 민정1비서관은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장다사로이다. 친인척관리팀장은 서울시를 출입할 때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개인비서로 발탁됐던 인물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친인척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이 업무를 맡다보니 친인척비리첩보에 대한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위축된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통령과 식사하며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일개 행정관의 경고를 귀담아 들을 리 없다”며 사전예방기능도 부실함을 실토했다. 참여정부 당시 친인척을 관리했던 한 인사는 “가족사를 잘 알고 있는 대선캠프 동지들은 친인척의 어려움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보니 어지간하면 봐주기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청와대 외부에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어서 국정원, 경찰 등 기관들의 정보지원을 받아 관리하는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진병기 성홍식 기자 ji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