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스탠스를 바꾸었을까요? 2009-03-24 496 노마드 스탠스를 바꾸었다고 하는데요.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파의 입장만을 관철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정책에도 다양한 이해관계나 가치지향을 가진 집단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하에서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 혹은 가치지향을 관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개방형 이사제의 경우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었던 조항입니다. 살라딘님이 말씀하시는 사학재단의 비리는 실제로 극소수 대학의 문제였습니다. 2005년 교육부 통계를 보면 사립학교는, 중학교는 전체 2888개 중에서 662개(22.9%), 고등학교는 2080개 가운데 939개(45.1%)였습니다. 또 전문대는 90.5%인 106개, 대학은 82%인 154개였습니다. 시차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2000년의 어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비리문제로 학내분규를 겪고 있는 학교는, 중고등학교가 50여개, 대학교가 10여개였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대략 중고등학교가 3% 정도, 대학교가 4% 정도입니다. 이 정도로 극소수의 비리사학을 잡는다는 명분치고는 그 수단이 강력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교원임용이나 재단 이사장의 전횡, 친인척의 이사진 포진, 여기에 더 나아가 친인척에게 대물림하는 경우가 4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학을 어떤 형태로든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은 있습니다. 제가 인용한 노무현 전대통령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노 전대통령은 사학의 문제를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분석하여 대다수 건전한 사학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함을 사전에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하여는 정말이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노당의 이념과잉이 비판받아야 합니다. 정책의 수단은 목표에 걸맞게 채택되어야 합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은 의식의 과잉으로 목표에 비해 너무 과도한 수단을, 그리고 그 추진과정에서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이용한 것 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그 당시 직권상정을 촉구하던 사람들이, 지금 한나라당이 각종 입법에 직권상정을 이용하자 반대를 하더군요. 저는 자신의 입장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태도가 민주주의 발전의 해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를 조정하는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끝까지 인내하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참여정부가 '화끈하게' 자신의 지향성을 관철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매우 답답하게 느꼈던 분들이 많지만, 적어도 절차적인 민주주의에 관하여는 대단한 학습을 했던 시기로 평가받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의 정부가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만 환호와 박수를 받기 위해 모든 사안을 힘으로 밀어부치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라딘님이 예시로 든 상지대 등의 관선이사 파견에 의한 학교정상화 등은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쪽에서도 반성이 있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사학법의 역사적 맥락과 상지대 등의 경우처럼 사실로서 증명되는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살라딘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라딘님의 글 ------------------------------------ 참으로 실망인것이 교수님께서 상지대 사태에서 전임 김문기 이사장의 편에 서서 법정에 진술하였다는 것인데 그간 상지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생각하면 교수님의 소신에 의문이 듭니다. 교수님도 모르지 않겠지만, 아마 원론적인 입장에서 하신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김문기 전이사장은 사학비리의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예전 문민정부 제 1사정인물을 말입니다. 예전 조선대, 계명대, 영남대 등에서 웃기지도 않은 비리가 얼마나 많이 일어났습니까? 그들이 범한 각가지 공금횡령과 입시부정, 채용비리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시는 것 아닌 줄로 압니다. 이런 사학비리재단에 관선이사가 파견되면서 그나마 정상화된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교수님은 이들 사학재단이 개인의 재산이라고 보실지 모르지만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건 기부입니다. 그래서 학교를 세울때 땅값이나 건설비 등등에서 세금을 면제받고 국가에서 보조금을 주고 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비율을 보면 사립학교가 휠씬 많은 걸로 압니다. 제가 볼땐 너무 많은데 재산을 돌려받지 못하면서도 왜 이리 학교설립에 열을 올리는 걸까요? 교수님 말처럼 재산권 제한도 있고 돌려받을 수도 없는데 학교는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고, 특히 대학자율화 이후로 무수한 신생대학이 생겨난 이유가 이들이 이 나라의 교육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내놓는다고 보십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면 너무 단순하게 보신 것 아닙니까? 한 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에 지방의 자산가들이나 유지들이 사학재단을 세우는 것 아닙니까? 일단 세우고 나면 그 다음부터 돈 들일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후의 운영비는 국고에서 지원 받으니 그럴테고 또한 관련 자신의 회사가 마치 학교에 기부하는 양의 모양새를 갖추면 세금테크로서도 훌륭하죠. 더군다나 대를 이어 족벌체제를 형성해서 자자손손 해먹는 경우가 허다하죠. 사립학교가 그들의 재산이 맞다면 운영비라든지 인건비라든지에서 국가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야 교수님의 말이 정답이 됩니다. 그러면 국가에서 개입할 명분이 없는 겁니다. 하지만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면 그만큼 사회적인 감시는 필요한게 아닐까요? 사실, 사학에서 재단전입금 못 받은지 오래된 사학들 상당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주식, 부동산투자하다 이번 금융위기에 타격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망한다면 그건 사학재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몸 담은 학생들마저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겁니다. 저는 정말로 이나라의 교육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이에 투자하는 분들은 존경하지만 이를 장사속으로 하는 분들에 대해선 경멸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혁하기 어려운 곳이 단언컨대 사학비리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 허구라는 것이 저는 사학법 개정에 실패하면서였다고 봅니다. 사학법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그 해결이 왜 사학법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밀어부치다 역풍을 맞아 결단이 난거죠.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 다 그 모양이었죠. 정말로 사학재단들이 사학법이 개정의 요구를 다시 맞지 않으려면 스스로 비리에 대해 엄격해야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단지 국가가 재산권행사를 침해한다고라고만 방어하면 안될 일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