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모던과 보수주의 '를 읽고나서 2009-03-10 784 유은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게 기억이 납니다. 이젠 친미반공(親美反共)형 보수주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보수주의가 필요하다고요. 뭐, 뉴라이트도 처음엔 결국 그것을 기치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뉴라이트야 어차피 이젠 막장 라이트가 되었으니 그 부분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고요. 군더더기 이야기 덧붙일 것 없이 바로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로 들어가지요. 저 같은 경우엔 한국사회에 걸맞는 한국형 보수주의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상돈 교수님도 늘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드시지만, 미국의 보수주의는 결국 청교도 윤리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란 기독교 국가도 아니고,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마당에 - 더욱이 기독교는 가령 제사문제라던가 이런것 때문에 유교문화는 물론 무속신앙과도 부딪히는 부분이 많고요 -. 실제로 저 같은 경우엔 노무현 정권때 반핵반김 집회에도 나가보았고 조갑제 기자님이라던가 김상철 변호사님 같은 분들이 주최하는 보수성향 단체들 집회나 강의에 많이 나가본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뭐랄까요...솔직히 제가 가장 많이 회의를 느꼈던 부분이 그겁니다. 반핵반김 집회도 보수 기독교단이 대거 동참했었고 - 사실 그 때문에 이전엔 재향군인회랑 실향민 일색이던 보수단체 집회 평균 연령이 많이 절어진(?) 면도 있지요 - 실제 우리나라 보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분들중 기독교인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결국 청교도 윤리를 중심으로 보수주의를 설파한다는 데서. 솔직히 답답함을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저 사람들 우리나라가 종교 다원국가라는 사실을 몰라서 저러는건가 아니면 일부러 저러나 하고요. 문제는 설사 청교도 윤리를 보수주의의 중심으로 내세운다 하더라도 그걸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면 모르겠는데, 가령 그래도 지도자급 되시는 보수주의자 분들은 비록 청교도 윤리를 보수주의의 뿌리로 생각하고 계셔도 그걸 우회적으로 말씀하시는데. 한 중간보스(? - 굳이 개념을 갖다 붙이자면 ^^;;) 쯤으로 내려오면 노골적으로 하나님, 주여 찾더군요. 가령 프리존 논객인 모 기자님만 하더라도 동성애라든가 사형제에 반대하는 글을 쓰면서 노골적으로 성경말씀을 대입하더군요. - 그 분 같은 경우...왜 지난 총선때 통일교에서 정당을 만들어 출마를 하기도 했었는데, 통일교야 어차피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찍힌지 오래기도 하지만, 통일교가 그동안 남북교류에 적극적이었던 점을 들며 결국 친북좌파란 논리의 글을 쓰시더라구요. 헌데 이런식의 논리가 과연 우리끼린 통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 가령 젊은 세대나 일반대중을 설득할수 있을지 그 점에 매우 회의적이었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본도 사실 자민당 정권이 노골적으로 친(親 ) 부시적이었지요. 하지만 일본의 경우 특히 일본의 보수우파들이 미국의 네오콘이나 신 자유주의를 노골적으로 지지한건 결국 그렇게 하는게 일본의 보수우파들이 원하는것 - 더 나아가서 일본 보수우파들이 이것이 진정 일본이 발전하는 길이고, 일본의 미래를 위해 이득이라 생각하는것 - 을 더 빨리 얻을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이거든요. 가령 2차대전이나 정신대 문제, 또는 독도문제까지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만해도 일본 보수우파 입장에선 그들은 일본을 위해 싸운 그리고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싸운 애국군인들입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대 일본제국을 위해 싸운 애국 군인들에게 일본 총리나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참배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게 그 사람들 논리죠. 일제시대 문제만 해도 일본 보수우파 입장에선 결국 자신들이 한국을 열강의 침입에서 보호해 주었다. 혹은 중국의 속국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또는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졌더라면 한국은 1917년 볼세비키 혁명때 공산화 되었을 것이다. 이게 일본 보수우파늘의 논리인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모 교수나 심지어 소위 뉴라이트 인사들이 ‘ 일제시대 축복론 ’이나 ‘ 식민지 근대화론 ’이 나오게 된 근본 원인이 일본의 보수우파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생겨난 오류이기도 합니다. 혹시 이상돈 교수님께서 이원복 교수님에 대해 아시려는지 모르겠네요. ... 사실은 만화가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로 계신 분이죠. 하지만 저희 3,40대에겐 꽤 유명한 분입니다. 70년대엔 ‘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이란 만화를 소년잡지에 그리고 80년대엔 ‘ 먼나라 이웃나라 ’란 만화를 연재하신 분이죠. 그러니 저희 3,40대중 이원복 선생님 만화를 안 보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분이죠. 90년대엔 주간조선에 ‘ 현대문명진단 ’이란 만화를 10년 가까이 연재해 오기도 하셨습니다. 그분이 언젠가 그분 만화에서 - 뭐 소설가는 소설로 말하듯 만화가야 어쨌든 만화로 말하는거니까요... - 이런 주장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한국형 보수주의의 대한으로 청교도 윤리와 유교윤리의 결합을 주장하신적이 있는데요. 그러고보니 어쩌면 이상돈 교수님도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는데, 왜 얼마전에 미국 유태인 단체가 이원복 선생님 만화가 유대인을 비하했다고 항의를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80년대 ‘ 먼나라 이웃나라 ’의 시즌 2 격으로 2000년대 들어와 나온 ‘ 먼나라 이웃나라 - 미국 ’ 편인데요 거기에 유태인을 비하한 내용이 있다고 항의를 한 사건이 있었죠. 조선일보에도 보도가 되어 조선일보 댓글족들이 이원복 교수님한테까지 386 빨갱이라 비난하기까지 했는데. 사실 이원복 교수님 입장에선 좀 억울하기도 하셨을겁니다. 일단 이원복 교수님은 1946년생으로 386 세대도 아니고, - 무엇보다 70년대에 이미 만화가로 왕성하게 활동한 분이신데요 - 먼나라 이웃나라 미국편이 나오기 이전에 ‘ 우리나라 ’ 편이 출간되기도 했는데. 거기선 국가보안법이라든가 미군철수 문제 그리고 박정희 정권의 평가등에 대해 철저히 보수우파적 관점에서 설명을 하셨습니다. 미국편의 경우 제가봐도 느낌이 좀 반미적 요소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원복 교수님의 경우 유럽유학파(독일)라는 점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미국 유학 갔다 온 사람이 우파되고, 유럽 유학 갔다 온 사람이 좌파 되더란 말이 있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원복 교수님의 경우 안티조선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선 주간조선에 10년간 ‘ 현대문명진단 ’을 연재했단 이유로 척결대상 1순위 급에 꼽힌적도 있는데, 이 교수님 입장에선 이래저래 많이 억울하셨을것 같네요. 무엇보다 ‘ 먼나라 이웃나라 - 한국 ’ 편 때문에 좌파들로부터 ‘ 이원복도 결국 수구꼴통 ’이라고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 걍 다...한국사회의 슬픈 현실이라 해야하는건지 .... 어쨌든 그분 주장의 핵심은 청교도 윤리와 유교윤리의 결합에서 한국 보수주의의 대안을 찾자는 것이었는데. 글쎄요 뭐 다른분들이 보기엔 특히 매우 보수주의적인 기독교인들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실련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모두 서구에서 들어온 개념이고, 유물론,유신론도 마찬가지지만. 서양적 윤리관으로 동양의 모든 현상을 일률적으로 들이대 평가하는것도 좀 문제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은 저도 가끔 합니다. - 그러고보니 이상돈 교수님께서 크리스찬이신지 전에 겸사겸사 여쭤봤던것 같은데 답변 안 주셨네요 ^^ 이상돈 교수님께서도 ‘ 포스트모던과 보수주의 ’에서 보수주의를 ‘ 영구적 원칙 ’과 ‘ 항구적 가치 ’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런 맥락에서 그럼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 시대에도 계속 지켜가야하고 계승해 나가야할 전통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그런 맥락에서 우리의 역사속에서 지켜나가고 이어가야할 전통과 가치관부터 생각해봐야 하는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한국형 보수주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보수-진보 논리 자체가 자본주의-공산주의 대결에서 파생된 것이긴 합니다만 그 자체가 서구사회에서 들어온 개념이고 따라서 그 잣대를 동양사회와 동양 전통윤리에 그대로 대입시키는건 좀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요. 그래서 미국형 청교도 윤리를 100퍼센트 그대로 보수주의 윤리의 모델로 삼는건 무리가 아닌가 그런 말씀을 드리는겁니다. 당장 요즘은 보수단체 집회에서도 연세드신 할아버님들중 교회 안 다니는 분들은 “ 예수쟁이 집회냐 ”고 묻는분들 많으신걸요. -.- 어차피 변희재 이야기에서 시작한거니 변희재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을까 합니다만, 그런 맥락에서 한번 변희재를 벤치마킹해볼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념적 스탠스를 좀 넓게 잡아볼까 합니다. 전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 같은 경우엔 경제나 복지 정책엔 심지어 진보신당 정책에도 동의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관해선 누구보다 단호한 입장이고 특히 백낙청,이영희류 역사관엔 결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까지 포털권력,방송권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사람이 변희재기 때문에 지금 보수진영의 포털정책,방송정책 입안(立案)의 중심에 변희재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한국형 보수주의 패러다임으로 젊은 세대는 물론 심지어 진보 좌파진영이나 진중권 같은 사람들까지도 사로잡을수 있는 그 무엇은 혹시 없을까. 그걸 생각해 본 겁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엔 변희재에 비해 힘이 없네요. 전 그 사람처럼 학력이 좋은것도 아니고, 인맥이 넓은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정책부분은 지식이나 상식을 갖춘 부분이 없어. 당장 보수주의 철학에 입각해서 진보 좌파진영을 사로잡을만한 그런 정책이나 패러다임을 내놓을만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 포스트 모던과 보수주의 ’ 결말부분에선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데요. 프리모던은 물론 모던한 세대까지 은퇴를 앞두고 있는 그러한 전환기니. 그러니 이후의 대안을 어찌 마련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에 관한 언급은 없으셔서요. 모던시대든 포스트모던 시대든 - 서양적 개념 자꾸 갖다붙이지 말고 피차 이해하기 쉽게 한국사 갖다놓고 말하죠 ^^;; 아까 앞에서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이젠 ‘ 친미반공 ’형 보수주의가 아닌 새로운 시대의 보수주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말을 이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한 일이 있다고 말씀드린바가 있습니다. 친미반공형 보수주의. 이상돈 교수님께선 이걸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건지, 아니면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계승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발전과 계승은 분명 다른 이야기죠. 계승이라고 할땐 기존의 친미반공형 보수주의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의미지만 발전의 경우엔 그것을 더 강화시키고 세력을 넓혀나간다는 의미까지 포함되는거니까요) 뉴라이트야 어차피 막장 라이트 되었으니 더 언급할 가치가 없고요. 그런 맥락에서 이상돈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포스트 모던시대의 보수주의는 무엇인지 그걸 여쭙고 싶었던 겁니다. 저같은 경우엔 ‘ 친미반공형 보수주의 ’를 철도박물관에 보관된 증기기관차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기관차의 역사가 증기에서 디젤로 거기서 요즘의 KTX같은 고속열차로까지 변해왔습니다만, 먼거리를 여행할 때 사용하는 이동수단이라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KTX 고속열차 타고 서울-부산을 반나절에 오가야하는 시대에 증기기관차를 탈수는 없죠. 즉 우리사회의 보수주의가 친미반공형 보수주의를 했던 시대가 있었다고 한다면 또 그 다음 시대엔 그 시대에 맞는 보수주의가 필요한거고, 또 그 다음 시대엔 그 시대에 맞는 보수주의가 필요하다는. 하지만 보수주의가 ‘ 우리가 이 땅에서 이어나가야할 전통과 가치관 그리고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 ’는 그 본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