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를 보는 관점 2009-02-27 794 이상돈 사형제를 보는 관점도 미국과 유럽이 다릅니다. 그 점을 들어 유럽인들은 미국을 일종의 '야만'으로 보는 것이지요. 유엔인권규약에 미국이 불참하는 것 등 유럽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유럽에서 사형이 적지 않았습니다. 전후 프랑스에서의 과거 청산 처형은 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끔찍한 것이지요. 반면 미국 남부에서의 인종차별적 사형집행도 유럽인들이 보기에 그런 것이지요. 독일은 2차 대전 후 헌법으로 사형을 폐지해서 그 점에서 모범을 보였고, 프랑스에선 사회당 미테랑 정권시 폐지했습니다.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알랑 드롱이 길로틴 형장으로 향하는 프랑스 영화를 보신 분은 사형제에 대해 깊은 감정을 가졌을 것입니다. 미국 영화 '데드 맨 워킹' 도 그러할 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형제 존폐가 일종의 기준이 된 것이지요. 사형을 많이 하는 국가는 이슬람 국가과 중국 정도이고,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국가 자체가 붕괴하고 있으니까 계산에 넣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검사를 지낸 제 친구도 초임 시절에 사형집행을 참관한 후에는 사형제는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겠다고 오래 전부터 말한 적이 있습니다. (20년 전 !) 반면, 오히려 판사들은 사형 판결을 내리되 집행을 보는 기회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무감각합니다. 사형 판결은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을 다 거치기 때문에 딱히 누가 사형선고를 했는지가 익명성에 숨어 버리기 때문에 큰 정서적 부담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형이 공개적으로 행해지다가, 그것을 비공개로 하는 과정도 많은 흥미있는 역사가 있습니다. 전기의자를 발명해서 시운전까지 했던 사람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었고, 그는 교류를 발명한 조지 웨스팅하우스와 전기를 팔기 위한 경쟁으로 전기의자를 만들었지요. 사형집행은 로마에서만 볼거리였던 것이 아니었고, 1930년대까지 미국에서도 볼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사형당하는 사람들이 기왕에 죽을 것이면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멋잇게 죽으려 했고,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그 자식, 멋져하고 --"하면서 술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그래서 도시 마다 공개 사형집행을 일자를 조정해서 했습니다. 그러먼 사형집행이 있던 날이면 주변 마을에서 사형집행 관광객들이 몰려가서 여관과 술집이 대목을 맞기도 햇습니다. 우울한 인류의 과거 역사입니다. 많은 형사학자들은 미국에서의 그런 공개처형이 갱 문화를 조장했다고 봅니다. 멋지게 살다가 멋지게 죽자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조폭 영화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우리도 알랑 드롱이 사형당하는 영화나 '데드 맨 워킹' 같은 영화가 나와야 사형을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사형수에는 이른바 '좌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부 살인자들이지요. 사형제도에 찬성하면 자기가 대단한 '정의의 사도'가 되는 것 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강호순 유영철 같은 인간을 그냥 비싼 세금 들여 종신토록 살게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남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아니었다면 사형제는 벌써 문명사에서 사라졌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