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 너무 지나친 것 같습니다 2009-01-22 636 이상돈 님께서 말하신 내용에 동감이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글의 제목은 너무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나왔으니, 대형 체인마트, 즉 양판점 이야기를 좀 하지요. 저 한테는 언론계에서 명퇴하고 강원도 어느 골짜기에서 농사하며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1년에 두어 번은 놀러 갑니다. 그 곳은 인구가 적으니까 동네 슈퍼도 너무 영세해서 물건을 사기가 힘들고,,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차를 타고 하나로 마트까지 가야지요. 그러나 하나로 마트도 작기 때문에, 태백산맥 넘어 속초에 가서 거기에 문을 연 초대형 마트에서 한꺼번에 냉동식품 같은 것을 많이 산다고 합니다. 한번 그 마트에 같이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트의 가격이 만만치가 않더군요. 상품 진열이 많으니까 웬만한 사람들은 계획에 없는 것을 많이 사게 되겠지요. 그 친구 집에 갈 때에는 저는 우리 동네의 보통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 가는데, 그 친구는 제가 장 보아서 간 것들의 가격표를 보고 놀랍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의 상수원 대책지역에 들어 있어서 (-조용하고, 공기가 좋은 맛에 삽니다-) 대형마트 허가가 안나옵니다. 자연히 고만고만한 마트가 경쟁을 하면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물가가 쌀 수 밖에 없습니다. 규제완화해서 초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이런 마트들이 다 없어지고, 그 대신에 들어선 초대형 마트는 자연적 독점을 행사하게 되겠고, 그러면 물가가 올라가겠지요.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대형마트를 유치하겠다고 그러고, 그런 약속에 솔깃해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미국의 가전제품 초대형 양판점인 서킷 시티가 완전히 파산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했던 1980년대 초만해도 각 지역 마다 토종 백화점, 토종 디스카운트 스토아, 토종 수퍼마켓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서 수퍼는 세이프웨이, 자이언트 같은 전국 체인, 가전제품은 베스트 바이, 서킷 시티 같은 전국 체인 식으로 체인화가 이루어 지고 토종 상점은 문 닫거나 체인으로 흡수되더군요. 미국의 작은 도시의 도심 상점들은 전부 황폐화되어 버리고 대신 교외에 쇼핑 몰이 들어섰습니다. 교외 쇼핑 몰은 이제 대표적인 미국적 삶의 부분이 되었습니다. 쇼핑 몰에서 돈 쓰기 위해 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지요.. 이런 추세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지,, 그리고 혹시 서킷 시티의 파산이 이런 대세가 한계에 왔음을 알리는 신호인 것은 아닌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