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제 어뢰라고 해도... 2010-05-08 483 인문학도 백번 양보해서 검출된 화약 성분이 독일제 어뢰에서 나온 게 맞다고 해도, 어뢰라는 게 소총탄처럼 구경만 맞는다고 대충 아무거나 끼워넣어서 쏠 수 있는 종류의 물건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같은 구경이라도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소총탄도 있을 지경인데, 어뢰라면 더욱 말할 것도 없지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어뢰란 상당히 복잡한 '첨단' 무기체계에 속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운용 플랫폼을 바꾸려면 유도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장비를 교체해줘야 합니다. 그것도 같은 서방권 국가가 아니라, 북한과 같이 동구권 무기체계를 사용하는 국가의 경우라면 차라리 '잠수함을 한 대 사는' 것이 더 수월하겠지요. 이상한 이야기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모 언론사에서는 북한의 정보국이 '미상의 루트'로 무기상을 통해 독일제 어뢰를 입수했을 거라고 하는데, 어뢰는 그렇게 쉽게 흘러나오는 물건이 아닙니다. 차라리 동독제 어뢰라면 독일 통일 과정에서 '유실'된 녀석이 암시장에 흘러나왔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SUT와 같은 서독제 어뢰의 경우라면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봐야죠. 어뢰와 같은 중화기는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는 것은 굳이 군사 분야의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생각해봄직한 사항일 겁니다. 독일이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국가도 아니고, 엄연히 NATO의 일원이자 G20에 들어가는 선진국인데, '모종의 루트'를 통해 어뢰 같은 중화기가 빠져나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