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법관/ 그리고 / 전 교조 명단 공개에 대한 판결 2010-05-03 426 인문학도 전교조 명단 공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미 법원이 공개하지 말 것을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 국회의원이 정면으로 도전을 건 셈이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해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개인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일국의 국회의원이 할만한 짓은 아닙니다. 하물며 옛 스승을 찾는다고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서 은사님 소재를 물어도 이쪽 신원 확인한 뒤에 '당사자의 의향을 물은 뒤 다시 연락주겠다'고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칠 정도로 개인 신상정보 공개에 까다로운 대한민국에서, 일개 국회의원이 '정치적인 악의를 가지고' 행하는 개인정보 공개가 용인될 리가 없지요. 그것을 두고 '무엇이 떳떳치 못하여 그러하느냐?'라는 식으로 반문하는 건 무지함의 소산입니다.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국회의원 측이 이미 명백한 '정치적 악의' 내지는 '고의적 명예훼손의 소지'를 가지고 있는 이상, 전교조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일방적인 정보 공개에 대해 반대를 할 수밖에 없지요.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고 공개하지 않고의 문제는 전교조 스스로 결정할 일이지, 일개 국회의원이 결정할 사안이 아닙니다. 만일 전교조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어야 하는 것이지, 법원이 뭐라고 하든 나는 공개하고 본다, 라고 막무가내로 나갈 일이 아니지요. 하물며 지난 광우병 사태 때부터 법치 운운하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짓거리는 그야말로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