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어뢰라는 것은 너무 소설에 가까움 2010-04-15 450 인문학도 최첨단의 기술력을 도입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만 이번 사건의 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백령도 남단까지 숨어들어오는 게 개노가다여서 그렇지, 일단 한번 자리잡고 매복하기 시작하면 MAD로도 탐지는 어렵습니다. 다만 디젤 잠수함의 특성상 주기적으로 부상을 하든 슈노켈을 꺼내든 해서 디젤 엔진을 돌려줘야 되는데, 이렇게 되면 열영상장비나 레이더 등에 탐지될 가능성이 무지하게 높아집니다. 물론 해역 주변의 경계태세가 풀어진 상태여서 제대로 감시를 안했다고 하면 안걸렸을 수도 있겠지만요. 어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전지 추진 방식의 어뢰를 사용한다면 저속으로 항주 시에는 소음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속으로 접근하다가 최종 돌입 단계에서 증속해버리면 피격함으로서는 제대로 포착하기도 힘들 뿐더러, 설령 포착을 한다 해도 제대로 회피할 시간을 벌기 힘들죠. 다만 이 역시 천안함의 음탐실 요원들이 소나 끄고 딴 짓 중이었다는 가정을 두어야 하긴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반적인 편견과는 달리, 북한의 기술력 자체는 생각 외로 높은 편입니다. 예전에 이웅평 씨가 MiG-19를 몰고 귀순했을 때, HUD나 계기판 등에 한글이 기입되어 있는 걸 보고 우리 공군측 관계자들이 놀랬다는 일화도 있지요. 첨단무기체계를 양산해서 운용할 자금 동원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기술개발 능력 자체는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이 못됩니다. 그 내막이야 어찌했든 대륙간 탄도탄 급의 로켓을 쏘아올리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제서야 나로호 쏘아올리다가 고배를 마시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얕잡아볼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다만 이러한 여러가지 요인들을 '최대한 북한 소행 쪽으로' 몰아서 생각한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북한이 도발을 해야 할 이유, 그리고 도발 이후 북한의 태도 그 어느 것도 '북한 공격설'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는 못합니다. 말하자면, 전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지만 전략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거지요. 물론 전술적으로도 '아주 쉽게' 가능하지는 않습니다만... 전략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불가능, 아니 '해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북한을 얕잡아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쟁광들의 소꿉놀이 정권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이 도발을 일으킬 때에는 그에 따르는 분명한 이유들이 따라가는 게 보통이라서요. '핵'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쥐고서도 미국과 외교전으로 호각을 다투는 게 지금의 북한입니다. 정신병자들의 착란 증세에 의한 무력 행위와는 거리가 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