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애국자?...^^ 2010-04-05 472 녹명 아톰님의 글을 여러번 읽어 봤는데 글쓰시는 의도가 뭔지 궁급합니다. 얼마전 f2란 분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서 쓴 글에 단 저의 댓글을 올립니다. 병역을 필하고 안하고가 국가 지도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지질 내지는 자격이 아니라는 f2님의 글에 동감한다. 왜냐하면 판사가 꼭 살인을 해봐야 살인자에 대한 재판을 할 수 있는것이 아닌것과 같은 이치이다. 차를 만들 줄 아는 사람만 운전하라는 법이 없는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요즘 군대가 예전보다는 덜 힘들고 복지시설이나 후생이 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 정부 들어서 군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군대를 가고 안가고가 문제가 아닌거 같다. 사실 어떤 사람은 군대를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가기 싫어도 할 수 없이 가는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법으로 정해진 병역 의무를 석연치 않는 이유로 면제받거나 기피한 것에 대한 비난인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누군들 군대 가고 싶겠는가? 군대라는 곳이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고, 입어도 입어도 춥고, 자도 자도 졸린다는데가 군대다. 그런데를 일부러 누가 가고 싶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땅의 대다수 젊은이들이 피끓는 청춘의 일부를 아무런 댓가 없이 군대에서 보내고 있다. 요즘 군대가 힘들든 힘이 들지 않든, 군인들이 전쟁 경험이 있든 없든간에 그 덕분에 우리가 편안하게 일상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들도 군대가라는 뜻은 절대아니다. 내가 알기로 지금 우리나라 고위직이든 하위직이든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성분이 군대갔다 온 분이 없는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군대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은 이것을 지적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다. 일견 건강상태나 그 당시 가정형편, 교육수준 등으로 미루어 볼때 충분히 군대를 갔다 올 수 도 있었을 것 같은 분들이 그것도 이상한 이유로(예를 들어, "고령으로 인한 소집면제", "행방불명", "폐결핵(군대 면제 된 후 아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음, 지금도 건강하게 하고 있음))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데 대한 의구심이나 불신 같은 것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기 글 올리는 분들중에 여성이 군대를 안갔다 왔기 때문에 고위직이나 각료로 발탁되서는 안된다는 분은 못 본거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도 군대 안갔다 오신 여성분들중에 각료도 있고 정부 고위직도 많습니다. 그 분들 욕하는 사람은 보지 못한거 같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아톰님의 글 ------------------------------------ 언제부터 인가 우리나라에서는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는 불문율 비슷한 것이 생겼다. 과거 군사정권시절에 그런 소릴 했다면 아마도 군대문화의 잔재에 빠진 위인 쯤으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본격화된 것은 아마도 이회창씨 대통령 출마 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회창씨는 그 자신 군법무관으로 성실하게 군대를 필했지만 아들이 면제를 받았다는 이유로 눈앞에 온 대통령 자리를 두 번이나 놓쳤다. 공직자로서 그야말로 승승장구해온 그였지만 대통령 자리만큼은 정말 인연이 없었던 모양이다. 특히 상병으로 제대한 노무현씨와 그 측근들은 이 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물론 이른바 김대업 사건은 정부 ‘뻥’으로 밝혀졌지만 이회창씨를 맹공하던 정치세력이나 한겨레신문같은 언론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런 몰염치로 조중동을 매도하는 꼬락서니를 보노라면 소위 친노나 진보란 자들의 인간적 품성에 회의까지 느껴진다.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군대는 모든 남성의 의무이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합법적으로 면제받는 경우도 있고, 또 부조리한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라 이런저런 방법으로 군대에서 ‘빠지는’ 경우도 꽤나 있다. 하지만 나는 군필과 애국심 내지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등식화하는 주장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솔직히 애국심으로 군대간 사람이 얼마나 있나? 아마 상병으로 제대했다는 노무현씨도 사정만 허락된다면 빠지고 싶었을지 모른다. 이회창씨 군대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자들 가운데서도 아마 돈으로 혹은 빽으로 군대를 면제받은 자들이 다수 있을 것이며, 설사 군대를 필했더라도 순수한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또 애국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반드시 논산훈련소를 거쳐 낮은 포복, 높은 포복을 하고 사격장에서 250사로까지 뺑뺑이를 쳐야만 애국하는 건 아니다. 또 의도적으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군대를 면제받았다해도 그건 20대 초반의 일이다. 그게 평생 주홍글씨로 남아있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명박씨와 정운찬씨가 군 면제자라고 한다. 적법한 이유가 있었는지 아니면 부조리한 모종의 배경이 있었는지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두 양반 모두 한 사람은 기업인으로서 또 한사람은 경제학자로서 국가에 공헌한 바가 적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 총리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통용되는 학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자를 길러내고 그들이 사회 각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설사 좋지않는 방법으로 군대를 빠진 사람이라도 나중에 생각을 고쳐먹고 여러 가지로 훌륭한 인물이 되면, 국가에서 인재로 발탁해서 쓰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번 뭘 잘 못한 사람은 저 구석에 영원히 ‘찌그러져 있어야’ 한다는 발상도 매우 비민주적이다. 애국심은 군필과 등식화될 일이 아니고 더욱이나 계급순은 아니다. 병역서류이 군필, 만기제대라는 도장이 찍혀있다고 해서 애국자인양, 공직자의 자격이라도 갖춘양 스스로를 속이는 일은 없어야할 줄 안다. 군대를 안갔다왔어도 타인을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정말 애국자이며 공직을 맡을 만하지 않겠는가? 20대에 생각이 잘못된 경우에도 나중에 수정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군면제를 두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국심이나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자격을 군문제로 귀납시키는 우를 경계하자는 뜻이다. 노씨를 공격하면 바로 MB 옹호자로 치부하는 이분법에 사로잡힌 네티즌이 많기에 붙이는 사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