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온게 죄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지는 않는 게 죄다. 2010-04-04 460 살라딘 최함장 보시요, 당신을 두고 부하를 버리고 장교들만 살아서 돌아왔다고 신문이고 방송이고 조롱을 했지요. 그래서 어떤 신문에서는 살아 돌아온게 무슨 죄냐고 하더이다. 그런데 저는 당신의 죄는 살아 돌아온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지 않은 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이 함장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믿고 싶지만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이 당신한테 달려 들고 욕지거리를 할 때 좀 심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으로 봐선 조금도 너무한게 아니라 생각됩니다. 예전 군인 복무수칙에 상관에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라고 했지만 제가 알기론 정당한 명령이라고 알고 있소. 아마 죽은 부하 사병 중에는 당신에게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하고 아니면 당신의 막내 동생같은 그런 애들도 있을 것이요. 그리고 얘네들의 부모가 면회 왔을때 " 책임지고 군생활을 무사히 해서 안전하게 집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라고 다짐을 드린 적도 있을 테지요. 이 사건이 당신에게 기막히고 황망한 일이라는 걸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뒷처리를 이렇게 왜곡시키고 침묵하는 것은 당신이 처음 직업군인이 되겠다는 초심에서 한참 멀어진 것 아닙니까? 당신의 침묵(그것이 상부의 지시이든 아니면 당신 자신의 생각이든)에 부하들은 어쩌면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어떤 이는 아예 시신조차 찾을 길 없는 망망대해를 떠 다닐 수 있습니다. 남들을 속일 수 있을지라도 당신 자신은 평생 그 무거운 짐을 질 것이요. 저는 가끔 베트남전 관련 자료를 보면서 여러가지를 느낍니다. 장교들이 부하들에게 많이 희생되었더군요. 전투상황에서 게릴라의 공격인 것처럼 위장하여 자신들을 이끄는 소대장에게 총탄과 수류탄을 퍼붓은 경우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장교와 사병이 서로 일체감이 없었기 때문이죠. 자신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병사를 사지로 몰아 넣으니 따르겠습니까? 전투에서 왜 부상자를 챙깁니까? 나도 다른 전투에서 부상당할 가능성이 크고 부상자를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라는 알기에 전시에도 부상자를 챙기는 것 아닙니까? 당신 또한 위급한 상황에서 부하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당신 혼자 살기 위해 병사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진실을 은폐하면서 "나를 따르라" 이게 가능할거라 보십니까? 베트남 전에 미라이 학살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저는 거기서 두가지 종류의 군인을 봤습니다. 한 종류는 상관의 명령이란 이유로 무고한 민간인에 무자비하게 총질을 한 켈리 대위 이하 그의 부하들과 인간적으로 분노하며 부상자를 구조한 톰슨준위를 말입니다. 학살은 은폐한 군부와 켈리의 중대원들보다 톰슨준위가 더 미국의 명예를 살린 군인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존경하죠. 아마 지금의 경우도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장담합니까? 제발 죽은 부하들을 생각하고 진정으로 대한민국과 해군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