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하사 전능하신 대통령님 2010-04-02 473 인문학도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413919.html 이 대통령은 또 천안함이 두 동강 난 것과 관련해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될 수 있다. 높은 파도에 배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생각보다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리는 참 위대한 대통령을 두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엄청난 기운으로 짱가가 오는 게 아니라, 엄청난 오지랖으로 대통령이 나타난다. 다 해봤댄다. 심지어는 이번엔 '배도 만들어봤다'며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대단하신 의견을 - 아니 '하교'를 내리셨다. 다음은 전능하사 전능하신 대통령님의 '해봤는데' 시리즈 모음집이다. '천안함,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잘 아는 데..＇ '은퇴 뒤에는 사진작가나 해볼까' 이 대통령의 사진 관련 간담회 발언은 1965년 현대건설 입사 후 3개월치 월급을 모아 당시 최고급 카메라인 라이카 M3를 샀다는 것이 전부다. 이후에도 워낙 바빠 이 카메라를 실제 사용한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 노점상을 해봐서 여러분 처지 잘 안다' “학생 때 나도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민주화 1세대이다.” '나도 15년간 수영연맹 회장 맡은 체육인' '나도 서울시장을 해봐서 아는데' '나도 기업인 출신으로 아세안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한적이 있다' “나도 창업했던 소상공인(출신)이다. 선배로서 얘기하자면 무엇보다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 한때 철거민 2009년 2월 12일, 청와대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초청 만찬 아버지는 한때 조그만 회사의 수위로 일한 적이 있다. 2008년 12월 1일, 라디오 연설 내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2008년 4월 30일, 청와대 근로자의 날 오찬 나도 학생운동으로 감옥을 다녀왔지만 이제 독재의 대상은 없다. 2005년 5월 30일, 한나라당 강연회 나도 한때 중국 여성을 사랑했었다. 이명박 자서전 "신화는 없다" 나도 한때 주차장 봉사 (소망교회 3년 동안..) 참으로 멋지지 않은가? 대한민국 국민은 참으로 복받은 국민이다. 세상 그 어느 천지에 이렇게 전능하사 전능하신 국가 지도자를 모시고 있는 나라가 있겠는가. 아, 그러고보니 실수했다. 이런 정도로 전능한 지도자를 모신 나라가 하나 있다. 지도자라는 사람이 무슨 일만 있으면 화면 앞에 나와서 '내가 뭘 좀 안다'는 식으로 '지도'를 내리는 것도 똑같다. 바로 북한이라는 나라다. 그 나라는 어떤 분야, 어떤 문제든간에 모든 것은 '수령님 교시'가 우선시된다. 아니, 지금은 김일성은 죽고 없으니 '장군님 교시'가 최우선이겠다. 이 '장군님'이라는 분도 우리 대통령님만큼이나 아는 것도 많고 해본 것도 많아서 어지간한 일에는 꼭 한마디씩 끼어드신댄다. '장군님 교시'에 화폐개혁하라면 화폐개혁하는 것이고 화폐개혁 실패한 자 총살하라면 총살하는 것이다. 마치 '대통령님 교시'에 '그런 환경에서 배 부러질 수 있다'고 하면 정말로 그게 침몰 원인 중의 하나로 둔갑하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꼭, 꼭 한번 남북정상회담을 열었으면 한다. 김정일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우리 전능하사 전능하신 대통령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 꼭 한 번 해주셨으면 한다.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겠노라. "아, 내가 그 솔방울로 수류탄을 좀 만들어봐서 아는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