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를 권하는 사회 2010-03-15 521 오보 오늘자 중앙데일리에는 김길태가 여중생을 성폭행 중 입을 막다가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KBS에서는 성폭행 후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서로 말이 엇갈리는 것을 보니 어느 쪽이든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보도행태라는 것이 그렇다 밝혀진 사실은 조그많고 관점에 따라 말이 이렇게 저렇게 바뀔 수 있고 그러다보면 말이 덧붙여져 사실 아닌 것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취재 일선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도 역시 경쟁이기 때문이고, 그들 밥줄이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든 빨리 내보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게 일이고 그래야 먹고 살기 때문이다 정작 이런 행태로 인해 충격 받을 사람들 평생 마음의 짐이 될 사람들은 고려할래야 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의 당면한 현실일 것이다 직장인이란 어딜가나 다 똑같지 않은가 현실적으로 어쩔수 없다는 것을 이심전심 이해하는 바다 우리가 정작 비난해야 할 대상은 이런 환경을 조성한 사람, 조성한 세력이나 권력이라고 봐야 함이 옳지 않나 싶다 그들은 이 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러나 맨 위에서 힘있는 사람이 비트는 방향 하나가 이런 거대한 사회적 흐름을 만들고 국민을 증오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여기 저기서 김길태를 죽여라 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증오와 저주를 퍼붓는 한마디 한마디가 계속 증폭된다 죽은 이양도 불쌍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은 유가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중앙데일리에서 성폭행 중 입을 막다 살해했다는 보도를 읽으면, 보통 부모라면 그 정황이 연상되어 경기를 일으킬 것이다 나는 죽은 이양보다 그 부모와 남겨진 어린 친구들이 더 불쌍하게 느껴진다 살아남은 사람이 무슨 죄라는 말인가 김길태는 분명히 죄를 저지른 흉악범이지만 그도 어느 누군가의 자식이고 어느 누군가의 친구이고 동생이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가 김길태 같이 여러 심적 고생에 시달리다 큰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보자 세상 사람들이 다 그를 죽여라 하며 비난해도 당신은 절대로 그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내 가족이자 내 친구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신은 그를 바르게 이끌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려 들 것이다 예수가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는 말라고 한 것은 이렇게 모두들 철없이 증오만 부르짖는 세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서 한 말이 아닐까 싶다 권력이 정당해야 한다 저 위에서 힘이 정당하게 쓰여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