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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충청도는 과연 무엇인가

20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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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선

한국 정치사에서 지역감정이 고착화 된것은 1노3김 시대가 열리고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부활한 1987년 이후부터였다. 그러나 90년 3당합당으로 정국구도가 호남 : 비호남으로 재편되고, 김영삼과 김대중이 정면으로 맞붙었던 92년 대선에서 YS가 승리하고 DJ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떠나면서 지역정치는 어느정도 일단락 될 것이란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한 지역감정은 95년 YS가 김종필을 축출해내면서부터 부활하고 말았다. 95년 지방선거와 96년 총선에서 돌아온 JP는 자민련 바람을 일으키며 충청권에서 압승함은 물론 국회의원 선거에선 강원,대구,경북 심지어 경기 일부 지역에까지 당선자를 내면서 사실상 자민련을 전국정당을 만들어버렸다 YS의 실정(?)에 실망한 반 YS, 비 DJ 성향의 보수표가 상당수 자민련으로 이동한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95년 지방선거와 96년 총선에서 충청권 자민련 바람을 이미 경험한 한나라당의 전신 민자,신한국당에게 그후 충청권은 어찌해볼수 없는 두통거리가 되어버렸다. 97년 DJP연대로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 그러나 2000년 총선에서 충청권은 민주당과 자민련 그리고 한나라당에 고루 표를 나눠주었다. 하지만 충청도에서 한나라당의 고난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른바 “ 돈되는 것은 서울에서 하고 떠들고 시끄러운 것은 충청도로 보내자 ”는 노무현의 희대의 발언과 함께 시작된 수도이전 공약.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당시 대선에서 충청도 표 흡수에 톡톡한 재미를 보았고 당선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했다. 이에 다급해진것은 한나라당이었다. 수도이전에 찬성하자니 보수표가 울고, 반대하자니 충청권 한나라당 의원들이 난리였다. 결국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결국 수도이전 법안에 대다수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탄핵역풍이 불기도 했던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그 이전 정기국회에서 행정수도이전 찬성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충청도는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맹주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한편 자민련은 이때 이미 사실상 자멸 상태였다. 확실히 자민련의 전성기는 95년 지방선거에서부터 96년 총선을 거쳐 97년 DJP 연대까지였을뿐 그 이후 자민련은 대체로 쇠퇴일로를 걸었다. 2000년 총선 17석, 2004년 4석 그렇게 서서히 자민련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것 같았다.

국민중심당이 일시적으로 충청도 민심을 대변하는 정당이랍시고 나타났지만, 별다른 신선함을 주지 못했고, 그러도 2007년부터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충청도 맹주가 출현해버렸다. 바로 2002년 대선때 낙선한후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회창의 정계복귀였다. 07년 선거에서 대전,충남권에서 쏠쏠한 표를 챙긴 이회창은 이어 자유선진당을 창당 08년 총선에서 충청권 새로운 맹주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나라안이 온통 시끄럽다. 사실상 2002년 대선 당시 촉발된 행정수도 이전 논란을 전면 백지화 시킨것이나 다름없다. 원래 노무현 공약은 돈되는 것은 서울서 하고 싸움하고 시끄러운걸 충청도로 보낸다였는데 세종시에 그 무슨 경제,교육 복합도시를 세운다니 반대로 싸움하고 시끄러운게 서울에 남고 돈 되는게 충청도로 가게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충청도가 시끄럽다. 자유선진당이야 충청권 민심을 등에 업고 이명박 정권과 일전불사라도 할 기세다. 95년 지방선거 당시 자민련은 충청도에서 JP 발자욱만 찍어도 당선될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아무래도 넉달앞으로 다가온 2010년 6.2 지방선거는 이회창 흰머리만 한 터럭 떨어뜨려놓고 가도 자유선진당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 같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95년 JP의 자민련이래 작금의 이회창 자유선진당에 이르기까지 지난 15년 한나라당은 전혀 충청도 유권자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충청도에 적(籍)을 두고 있는 한나라당 인사중 엔간히 간이 크지 않고서는 아마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한다는 소리는 꺼내지도 못할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한다면서 한나라당 후보로 충청도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초고속으로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내던지는것과 마찬가지다.

이쯤에서 대체 한국 정치사에서 충청도란 무엇인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지역감정은 호남에도 영남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두 지역의 지역감정은 그런대로 명분이 있다. 호남의 지역감정은 어찌되었든 DJ로 상징되는 민주화 세력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DJ는 이미 지난해 세상을 떠났지만 호남에서 여전히 민주당 지지도가 우세한것이 이를 증명한다. 호남의 지역감정은 그저 단순한 지역차별에서 오는 설움이라기 보담은 민주화 세력의 상징이요 자부심이란 성격이 강하다.

영남의 지역감정도 어느정도 명분이 없는것은 아니다. 어쨌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중 대다수가 영남출신이었다. 박정희 이후부터 따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최규하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모두 경상도 출신이 대통령이 되었다. 따라서 영남의 지역감정은 어느정도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정서와 부합되어 있다. 호남의 필요이상의 DJ와 민주당 사랑이 영남권 유권자들로부터 반발심을 불러온 측면도 어느정도 있다.

그에 비하면 과연 충청도는 뭔가 ? 그들의 지역감정에 대체 어떤 정치적 명분이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싶다. 92년 YS의 대통령 당선과 DJ의 정계은퇴로 일시적으로 수그러드는 듯했던 지역감정은 JP의 자민련 창당에서부터 다시 촉발되었다. 물론 95년의 지역감정과 3김시대 부활엔 DJ에게도 3분의 1 이상의 책임이 있지만 만약 JP가 자민련을 만들지만 않았어도 나라가 세동강 나는 비극은 없었을것이다.

JP의 경우야 그렇다 치더라도 작금의 충청도 민심은 대체 뭔가 ? 결국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이 무산된데 대한 반발아닌가. 그럼 이건 결국 밥그릇 투정이 아니고 뭔가 ? 원래 자기들한테 줄 밥그릇 대신 다른 밥그릇 준다고 하니 그것 가지고 이 난리인것 아닌가 ? 그러니 거듭 말하지만 수도이전 논란의 근본적 책임은 노무현한테 있단 말이다. 물론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표를 의식 기회주의적 행동을 보인 한나라당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만. 어차피 뉴라이트든 올드라이트든 범 보수진영은 수도이전 자체에 반대입장이었다.

저 2002년 노무현의 ‘ 돈되는건 서울에서 하고, 싸움하고 시끄러운것만 충청도로 보내자 ’는 희대의 망언이자 요설이래로 촉발된 수도이전 논란. 허나 대체 이 작은 나라에서 수도를 행정중심 도시와 경제중심 도시로 나눌 필요가 뭐가 있는가. 더욱이 정부부처를 반반씩 나눈다는 발상은 업무의 비능률,비효율성만 늘어나게 만들 것이다.

흔히 충청도를 멍청도라고 말한다. -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진 마시라. 가령 전라도 깽깽이나 X상도 같은 말과 똑같은 이야기 아닌가. 요즘은 조갑제,이종욱의 흉노 조상론 덕분에 아예 내놓고 경상도 사람은 ‘ 흉노 호로자슥 ’이라고들 부르더만 -.-;; - 원래 노무현 공약이 돈 되는거 서울에서 하고 떠들고 싸움하는거 충청도로 보낸다는거였다. 근데 이번 세종시 수정안은 반대로 떠들고 싸우고 시끄러운건 전부 서울에 그대로 남고 돈되고(기업) 게다가 공부하는거(교육) 까지 충청도로 보내준다는것 아닌가. 대체 돈되는거에다 덤으로 공부하는것까지 보내준다는데 뭐가 불만인건가 ? 약속 ? 하지만 그 약속은 노무현의 약속이었으니 이명박 정권이 지켜야할 의무는 없는거고. 오히려 그보다 더 수지맞는걸 보내준다는데 대체 뭐가 불인건가 ?

흔히 양반고장이라고 불리는 충청도 사람들. 또 웬만해선 자기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충청도 사람들. 허나 지난 20여년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충청도가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95-97년의 자민련 바람도 사실 매한가지였지만 솔직히 지금 세종시 수정안으로 불거져나온 충청권의 반발은 아무런 정치적,이념적 명분이 없다. 순전히 밥그릇 불만 아닌가. 거기에 무슨 애국심이 보이고 양반의 자존심이 보이나. 다만 그 충청도 정서를 등에 업고 나타난 이회장과 자유선진당만 수지맞았다. 이제 자선당은 충청도에 이회창 손톱만 떨어뜨려 놓아도 당선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십여년 충청도의 지역감정은 그나마 호남이나 영남이 갖고 있던 정치적 자존심과 명분에 의한 지역감정도 아닌 순전히 자기네 밥그릇이 없는 밥그릇 투정이란 점에서 최악의 저질 지역감정이었다. 노무현의 말도 안되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홀라당 넘어가 열우당에 몰표를 주고. 이번엔 충청도 출신 이회창이 JP 없는 자리에 홀연히 자유선진당을 만들어 나타나니 무조건 표를준다. 이런 저질 지역감정은 전라도에서도 경상도에서도 본적이 없다. 무엇보다 충청도의 이와같은 지역감정이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어떤 기여나 공헌 또는 진보를 가져왔나를 생각한다면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어질 뿐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보통 나오는 이야기처럼 호남은 문화와 예술의 고장으로 영남은 섬유등 공업의 지역으로 그리고 충청도는 과학과 교육중심 도시로 육성한다면 그보다 더 합리적이고 공평한 균형발전도 없다. - 솔직히 내가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한다 ^^ - 헌데 교육에 더불어 기업까지 유치해 준다는데 대체 뭐가 불만인지. 충청도민이여. 터놓고 한번 물어보자. 그까짓 행정시설 몇 개 들어선다고 뭐가 달라지나 ? 누구말마따나 그런다고 살림살이 나아지나 ? 오히려 경제나 교육, 과학 중심도시가 들어설때 삶의질은 더 윤택해질 것이다.

여하튼 행정수도에 지난 10년 가까이 올인해온 충청도민과 거기에 편승하고 있는 이회창과 자유선진당을 보면 그저 딱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니, 그 무슨 따뜻한 보수, 생활보수 하더니 새로운 충청도당 하나 만들어버린 자선당 무리를 생각해 본다면 그네들에겐 솔직히 경멸의 눈빛밖에 보내지지 않는다.

어쨌든 행정수도 책임을 정 묻고 싶다면 지금 죽고 없는 노무현한테 따져라. 그 무슨 수백평짜리로 새로 조성한다는 봉하마을 노무현 묘역이 충청도 주민들이 달려가든 지역유지들이 달려가든 그 앞에서 백일 촛불시위라도 벌이던가. ‘ 돈되는거 서울에 놔두고시끄러운거 충청도에 보낸다 ’는 공약은 노무현이 했는데 왜 이제사 그 뒤치다꺼리 하고 있는 이명박이 욕을 먹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