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그저 유명인일뿐...세상에 공인이 넘쳐나는군요 2009-09-21 2350 이화영 2PM의 박재범군과 김민선의 발언논란으로부터 연예인이 공인인가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연예인이 공인이기때문에 개인커뮤니티에서의 한 발언도 공적인 발언으로 간주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고, 일부는 연예인이지만 공적인 매체를 통한 발언이 아닌 개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글을 문제삼는 것은 지나치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과연 연예인을 공인(public person)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될까요? 말그대로 공인은 '공공'의,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정치인이나 행정관료처럼 공공의 이해와 요구를 위해 일하고 그 댓가로 정치적인 지지나 댓가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대중과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는 이유로 공인의 범주를 설정하는 것보다 그 영향력이 '공적'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구분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어떤가요? 연예인은 '자신'의 이미지와 스타성을 상품으로 내세워서 대중에게 판매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적' 판매자일 수 밖에 없고 직접적으로는 공공의 이해와 요구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대중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영향력이라는 것이 공적인 영역보다 상업적이고 사적인(패션,아니콘,이미지..) 영역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연예인은 공인이아니라 그냥 유명인(有名人)일 뿐입니다. 이 말이 연예인이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비록 공인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이 공인의 역할을 하면 더할나위없겠지만,(김장훈처럼) 그러나 모든 연예인에게 공인에 준하는 자질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예인이 공익적 일을 하더라도 그게 主일수는 없습니다.(공인인 정치인과 다를수 밖에 없기때문에)공익이 主라면 그 연예인은 정말 공인입이다. 연예인은 그저 유명인일 뿐입니다. 세상에 무슨 공인이 그리도 많은지..... 유은선님의 글 ------------------------------------ 1950년대 미국의 사회학자 밀스가 주장한 ‘ 파워엘리트 ’ 론은 미국이 겉보기엔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인것처럼 보이나, 실상 미국에는 그 사회의 여론형성과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 파워엘리트 ’ 계층이 존재하며, 그들이 서로 혈연,지연,학연등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자신들의 기득권에 유리한 쪽으로 미국사회를 이끌고 간다는 미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었다. 밀스는 특히 이 파워엘리트를 정치인, 기업인(재벌), 군사지도자, 사회저명인사, 지역유지, 대중스타(연예인), 지식인등으로 분석했으며 이중에서도 미국 사회에서 군사지도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다며 이 점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1950년대 냉전체제일 당시 미국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이었다. 한국사회에서도 확실히 군사정권 시절엔 군부의 입김이 가장 거셌다. 민주화가 된 이후엔 언론 특히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언론이 사회의 여론형성과 정책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안티조선 운동이 한때 기승을 부렸던것도 바로 그와같은 우리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한 비판에서 기인된 성격이 크다. 한편 근래에 들어선 인터넷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도 점차 커져가는 추세다. 흔히 연예인을 공인(公人)으로 볼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논란거리가 되곤 한다. 공인의 사전적 정의는 ‘ 국가 또는 사회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이다. 그렇다면, 공인과 파워엘리트는 동일한 의미의 단어라고 볼 수 있을까 ? 파워엘리트를 단순히 직역하자면 ‘ 힘있고 잘난 사람 ’ 정도의 뜻이 되겠지만, 밀스가 정의한 파워엘리트의 성격과 개념을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단순 직역은 그 구체적인 개념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영화같은데서 보면 편의상 대개 파워엘리트를 공인이나 기득권 세력 정도의 단어로 번역하거나 대체해서 사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공인도 기득권층도 파워엘리트와 정확히 상통하는 의미는 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밀스는 연예인 또한 가령 유행이나 패션 혹은 대충매체를 통해 하는 발언이나 표현등으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분명히 있다며 파워엘리트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사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도 대중스타 특히 방송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 커져가는 추세다. 가령 지난해 광우병 파동때 한 연예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한 짧은 견해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광우병 시위를 점화시키는데 한 몫을 톡톡히 담당했으며 이어지는 이런저런 아이돌 스타들의 도미노성 발언 역시 많은 10대,20대를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만드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사회봉사활동이나 불우이웃에 대한 기부를 많이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사회의 귀감이 되는 사례로 종종 소개되기도 하며, 인생의 모범이 될만한 고난극복 사례에도 이젠 연예인들의 일화가 자주 인용되거나 소개되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대중문화 평론가들의 경우엔 연예인들의 사회적 책임론에 대해 자주 역설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연예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정치인이나 성공한 기업인, 혹은 군인이나 종교인,언론인,대학교수 같은 사람들의 그것보다 더 크고 막강한 사회는 과연 바람직한 사회라 볼 수 있을까. 아직 그에대해 그렇다,아니다 하는 정의를 섣불리 내리기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건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엔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의 장래희망 1위가 연예인이 된지 오래이며, 학부모들의 경우만 봐도 우리 부모님 세대의 경우 이 다음에 커서 연예인이 되겠다 하면 그건 다리몽댕이 부러지거나 머리 깎여서 절로 쫏겨날 소리였고, 필자정도 세대가 학창시절이던 20년전만 해도 나중에 커서 탤런트나 가수 되고 싶다고 하는 아이가 있으면 옆에서 엄마가 옆구리 꼬집으며 ‘ 과학자, 선생님 되겠다고 해야지 ’ 하고 눈치를 주던 사회풍조였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자기아이 연예인 시키겠다며 아역 연기학원에 애들 데리고 나오는 부모가 줄을 섰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일반대중들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분히 이중적이고 이율배반적이기도 하다. 가령 인터넷에서 연예인 관련 기사에 관한 댓글만 봐도 ‘ 연예인은 확실히 딴따라 ’라며 그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선행에 관한 기사등에 대해서 조차도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적지않게 달리기도 하며, 그러다가도 음주운전이나 마약복용같은 연예인의 사회적 일탈행위가 있으면 비난의 댓글이 쏟아지기 일쑤다. 심지어 이혼이나 자녀의 일탈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생활 문제가 있었던 연예인에 대해서도 관대하지 못한것이 한국사회의 정서이기도 하다. 사실 진중권의 말처럼 연예인의 사적인 문제에 관해선 좀 쿨하게 봐줄 필요가 있다. 다른건 몰라도 이 부분에 대해선 필자는 진씨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령 김민선 사건이나 이번에 문제가 된 2PM 재범 사건 같은 경우 사실 일개 연예인이 개인 블로그에 쓴 낙서글에 불과한 것 아닌가. 무엇보다 블로그는 한국사회에선 공적인 공간이라기 보담은 사적인 영역으로 사용되고 또 그와같은 사회적 함의가 어느정도 이루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 무슨 이 사회를 바꿀수 있는 대단한 사회개혁가라도 되는양 행동했거나 또는 사회봉사활동이나 선행을 적극적으로 했던 연예인이 일탈을 하거나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였다면 이것은 분명 다른 문제다. -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전 정권때 노골적으로 각종 시사이슈때마다 약방의 감초마냥 끼어들어 소신발언을 한 모 가수라던가, 역시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그우먼 모씨, 또는 역시 선행활동을 많이한다는 탈렌트 모 양 등. - 싫든 좋든 한국사회에서 방송연예인들이 특히 10대,20대를 비롯한 일반대중들의 정서와 그들의 여론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도 정치인이나 기업인 혹은 잘난 종교지도자나 언론인 또는 유명 대학교수의 그것보다 확실히 커져만 갈 것이다. -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든데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분명히 크다. 솔직히 우리사회 직업군중 존경받을만한 직업세계가 어디 있는가 - 현실이 이러할진대 연예인을 공인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의는 이미 떠난 버스 뒤에서 백분토론 벌이는 격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이젠 이미 우리사회 파워엘리트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해버린 방송연예인들을 어떤 자세와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가 하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