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감상법 2009-09-21 791 살라딘 인사청문회를 보면 예전의 문구가 그대로 떠오른다. " 형불상대부 예불하서인 " 형은 대부로 올라가지 않고 예는 평민에게 내려가지 않는다. 전통적인 동양의 위정자의 법인식이다. 그래서인지 송나라의 포청천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한 법집행을 하여 아직도 중국 민중들의 영웅이 되어 있다. 이런 모순적인 현상에 대한 백성들의 불만의 대변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민들에겐 엄정한 준법을 강요하면서 위정자급에서는 위장전입, 논문표절이 고위공직자의 소양인것처럼 인식하게 하고 거기다 심심찮게 제기되는 병역비리, 세금탈루 등등. 정부를 비방한다는 이유로, 아니면 괘씸죄라는 주관적인 구성요건밖에 충족시킬 수 없는 사안에서 갖가지 법치 퍼포먼스를 자행하면서 자신들에게 예외라는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 적나라한 현장이 바로 인사 청문회인 것이다. 이런 몰염치한 정권을 두고 여론조사는 47.9%가 잘한다는 정말로 신뢰감없는 뉴스가 오르니 믿어야 하는건지 세뇌를 당하는건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지경이다. 이 정도의 위법은 눈감아 주고 능력위주의 봐달라는 청와대의 주문은 예전에 위장전입으로 마치 국가의 대역죄인이 되었던 민주당 장상의원의 말은 이 역설을 대변한다. " 인사청문회가 마치 운을 시험하는 장이냐? " 결국 자기모순에 빠진 청와대의 좀 살살하고 넘어가 달라는 애교인 것이다. 제일 눈에 띄는게 아무래도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이다. 부동산 투기의 달인을 연상시키는 재테크의 여왕이란 말을 들어도 무방하다. 영양학의 권위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재테크의 여왕, 강남 아줌마로 대변되는 한국의 투기세력의 상징처럼 보인다. 물론 변명이란 것도 듣자하니 좀 졸렬한 구석이 있다. " 친구가 어려워서, 법무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잘 모른다. "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이 아들의 병역비리다. 유학을 다녀온 아들이 첫번째는 과체중으로 3급정상판정을 받다가 한달만에 정신병력으로 재검을 받다 결국공익근무를 한 것이다. 그 정신병력이 뭔고 하니 이게 정말 병이긴 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병이 그렇게 쉽게 판정이 될 수 있나? 특히나 병명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의존성 성격'이라는 이유로 정신병 진단을 받았는데, 이 병은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안절부절못하는 병인데 이게 병이라면 누구나 이 병에 대해 나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도 그런 정신병력이 있는게 아냐?할 정도의 묘한 느낌을 갖게 하는 병명이다. 궁금증을 해결해줄게 결국은 자료인데 자료를 봐야 왜 이런 판정을 했나? 그게 정확한 판정이 맞나 하는데 집중되는데 정작 백후보자는 진료기록이 아들의 사생활 침해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정운찬 총리후보자가 장인이 병무국장이었고 결국 면제였다고 하니 둘 다 같은 과라는 생각이 든다. 정운찬이란 인물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것과 같이 그저 그런 인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거품이 좀 낀 인물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연예계 병역비리가 터져 나오는 걸 보고 좀 의아하게 생각해낸다. 혹시 물타기?? 병역비리로 인한 고위층이 받는 지탄에 비해 우리사회에서 가장 만만한 대상인 연예인은 관심을 돌리기 쉽고 비난강도가 세다는 점에서 검찰이나 경찰이 주로 이용한다는게 통설이다. 그래서 심심하면 나오는 연예계비리, 특히 마약과 병역은 아주 단골메뉴이다. 반면에 특권층과 관련된 연예계 성추문은 아시는 바와같이 몸통은 그대로이고 깃털만 날리는 법이다. 이제 솔직히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용어도 지겹다. 서구사회조차 이 말은 거짓의 단어이고 프로파간다적이다. 예를 들어 찰스왕세자가 포클랜드 전쟁에 참여한 걸 대단한 걸로 아는데 사실 전쟁에 나간다는 것과 전투에 나간다는 말은 동의어가 아니다. 베트남전에서 50만의 미군이 투입되었어도 실상 전투에 참여한 인원은 5만이 되지 않았다. 존 매캐인같은 인물은 미국의 주류도 전쟁에 참여했다는 상징성을 부여하는 인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군에 다녀온 사람들은 안다. 군대라고 다 같은 군대가 아니다. 한 마디로 보직나름이란 것이다. 권력층이 군대를 갔다 하더라도 그들이 고위험지역이나 전투에 참여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지배층은 군면제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까이는 처참한 전쟁으로 기억되는 6.25조차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후방근무였다. 그리고 이제 재미교포들이 요구하는 이중국적요구도 사실은 군면제라는 특권을 공식화해달라는 요구가 뭐가 다르단 말인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자들의 이중성을 이런 청문회에서 확인하고 이들의 속성은 결코 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들의 들보는 관대하고 국민들의 티끌에 엄격한 정권을 두고 애정과 신뢰를 보여달라는 주제넘은 프로포즈를 나는 거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