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면서 2009-09-22 736 이상돈 우리나라에서 TV 시리즈로 방영된 '밴드 오브 브라더스' 주인공인 미 101 공수사단 딕 윈터스 중위(나중에 소령으로 진급해서 예편)를 발굴해서 책으로 쓴 역사학자 스티븐 앰브로스는 베트남 전쟁을 'rich men's war, poor men's fight'라고 표현했습니다. 참으로 명언이라고 하겠습니다. 1979년 6월 현충일, 해군본부에 근무하면서 제대와 유학을 앞두고 있던 나는 현충일 행사로 국립묘지 해군 묘역을 참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해군 묘역에는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해병대원의 묘가 많았습니다. 묘역을 둘러 보면서 놀라왔던 것은 베트남 전쟁의 후반기(1969년-72년)에 전사한 해병대원들의 태어난 해가 내가 태어난 때와 비슷한 것이었습닙다. 나와 동년배들이 베트남에서 전사한 것입니다. 나와 비슷한 나이이지만 대학을 갈 사정이 안되어서, 또는 심지어 20세 징집까지 기다리기도 생활이 어려워서 해병대에 자원해서 베트남에 갔다가 19세 20세의 나이로 산화한 것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내 동년배가 베트남에서 그렇게 많이 전사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들은 왜 땅속에 뭍혀 있고, 나는 편하게 군 복무하고 제대하고 유학을 가는가".. 하는 무언가 말 못할 기분.. 그 때 느꼈던 그 감정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에 국립묘지를 다시 가보았더니 대전 현충원으로 많이 이장한 탓인지 , 해군 묘역이 축소되어 있었습니다. 정운찬 씨가 학자로서 떠오르게 된 계기는 20대에 박사학위를 하고 미국 대학 교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20대 박사'는 병역을 하고서는 사실상 어려운 것입니다. 1980년 전에는 병역 필 또는 병역면제가 아니면 단수 여권이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유학이건 뭐건 간에 말입니다. 정운찬씨 경우는 통상적 상식으로선 이해가 안되는 일입니다. 나는 정운찬씨가 양자로 가서 독자 특혜로 아예 면제가 되어서 유학을 간 것으로 알았었는데, 이번에 보니 이리저리 회피하다가 노령으로 면제된 경우와 비슷해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병역을 아예 하지 않은 정권 고위층 인사들이 국립묘지에 검은 옷입고 참배간 뭔가를 할 때 그들의 속 마음이 어떨지.. 나는 정말 그게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