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의 거짓말 2009-09-18 442 살라딘 국정원이나 기무사가 민간인 사찰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지도 꽤 되었다. 그런데 설마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소송을 국정원이 제기한 것이다. 그것도 명예훼손 손해배상을 민사소송으로 말이다. 정말로 국정원이 자신이 있었다면 형사소송으로 가는게 맞다. 형사소송은 확실한 사실관계를 진위여부가 주이겠지만 민사소송의 경우엔 명예훼손 여부에 초점이 될 수 밖에 없다.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라는 진실이 중요한 거라면 당연히 형사소송을 제기했어야 하겠지만 국정원은 자신들에게 자살골 넣을 짓은 하지 않는 법이다. 내가 볼때 여기서 이미 진실의 반은 드러난 법이다. 국정원 소송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결국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많이 써 먹는 방법인 " 위축효과" 이다. 어차피 소송은 몇 년을 끌게 마련이고 결국은 거대한 권력을 상대하는 개인은 진저리를 칠 것이 자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겁을 먹게 한다는 것이다. 미네르바, 진중권 등등에서 그 효과를 봤으니 그걸 써 먹는 것이다. 항상 진실은 뒷전이다. 60~70년대 피해망상증에 자주 등장하는 중앙정보부 요원의 검은 양복과 검은 선글라스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일상의 모든 것이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역사를 통틀어 볼때, 항상 정보기관은 명암이 너무 뚜렷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CIA를 보더라도 그들이, 한국전, 베트남전, 9.11테러, 이라크 침공에서 보인 정보력은 한심하기 그지 없다. 정보력이 문제가 아니라 알고보면 넘쳐나는 정보들을 가지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게 휠씬 더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이라크 침공을 두고 콜린 파월이 유엔에서 한 거짓말은 두고두고 사람들이 미국의 이중성과 허위를 꼬집는 좋은 사례가 된 것처럼 말이다. 국정원이나 기무사가 민간인을 사찰하지 않았다? 솔직히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아마 그들 자신조차 믿지 않을 것이다. 권력자가 정보기관을 너무 가까이 하는 것은 그 사회의 투명성 내지 공정성을 해하는 요소가 될 뿐 아니라 비민주적인 권력자일수록 이를 더 가까이하는 것은 철칙이다. 그리고 이런 자들은 결국엔 그 말로가 좋지 않은 것도 역사의 법칙이다. 박원순변호사의 마지막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진실을 땅에 묻을 순 있지만 진실은 자라나서 결국엔 폭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