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들에게 달려 있겠지요 2009-08-20 384 방랑객 '나다'님께서는 고인의 죽음이 선물을 가져다 줬다고 보십니다만, 저는 그것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거인이었던 만큼 그가 버티던 영역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판단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고인께서는 우리 사회의 중간지대였습니다. 독재정권 시절,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극좌나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거두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을 중요시 하면서도 분배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일부 운동권 학생들에게는 가장 골치아픈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현실에 대한 문제점이나 비판에서는 맥락이 비슷하면서도 그 대안에 있어서는 달랐으니까요. 그는 한번도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떠났습니다. 이제 합리적 비판과 대안이 설 자리가 어디에 있을 지 고민입니다. 그만한 영향력과 업적을 가지고도 그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인신모독적인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또 한 쪽으로 매도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고인이 없습니다. 북한이 조문사절을 보내겠다고는 했지만, 정부가 아니라 아태재단으로 통보했다지요? 불씨를 안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가 이런 북한의 작은 투정을 용인하고 민족의 화합이라는 큰 틀로, 한반도의 평화구축이라는 큰 틀로 나아갈지, 아니면 조문온 사람들 붙잡고 비핵개방 3000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고인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아니 범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뜻과 정신을 기리거나, 혹은 그 분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위대했던 사람을 가졌던 나라의 시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밖에 더 할 말이 없네요. 나다님의 글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이 가져다 준 선물... 이기적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집안의 어른이 돌아가시면 집안의 우환이 잠시 없어지고, 어려움을 면하는 예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어른이 귀천하시면서 마지막 선물을 후손에게 안겨주시는 것 처럼만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돌아가시면서 매우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국내외적으로 빠르면 내년안에 남한과 북한 사이의 국지전 발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집권후, 노골적인 북한 무시(아예 상대조차 안하는)에 대해 북한내 군부의 불만이 높아졌고, 북한 역시 권력이양기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후계자로 지정된 김정운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김정일도 건강 상태가 안좋아서, 그의 사망시에는 전쟁 억지력이 더 안좋아집니다.) 따라서, 후계자로서의 면목 과시를 위해 북한의 국지전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되고, 만약 국지전이 발발한다면, 국제 정세상(세계경제 위기로, 희생양이 필요한 시점) 전면전으로 확대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국가들(예를 들면, 일본, 중국 등 경제적으로 한국의 경쟁국가)이 있기 때문에 전면전이 될 가능성 역시 매우 증가될 것이라는 예측이 꽤 있었습니다. 혹자는 올해 안에, 가시적인 남북한 화해 무드의 계기가 없다면, 내년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확실하다고도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에서 조문단이 파견될 예정이구요.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적어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매우 급감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저의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남북 화해의 계기와 그로 인한 전쟁 가능성 억제라는 큰 선물을 주고 가신것으로 생각됩니다. 추신: 정신나간 보수(사실 사이비)인사들이 전쟁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고 헛소리들을 하는데, 전쟁은 가능한 일어나지 말도록 해야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일단 한국내 대기업 거의 모두가 파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구요(예외 없이). 폭락한 주가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헐값에 외국에 팔려나갈 것입니다. 한국의 화폐가치는 종이장이 되어, 한국 국민의 대다수는 굶주림과 추위 등에 시달릴 것입니다. (석유 비축량 매우 낮음, 원자재 90%이상을 수입에 의존, 식량 자급률 25%-대분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 에너지 자급량 매우 낮음 등등의 이유). 한국의 사이비 보수들은 모두 이런 상황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요? 맨날 하는 소리가, 전쟁일어나라고 고사를 지내니 말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자본주의를 도입하고, 점차적으로 개방경제로 변하고, 그에 의해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고, 북한 지도층이 자본주의에 의존하게 만들어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하는 것임에도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