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정답은 없을까? 2009-08-27 451 살라딘 지역감정이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서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역감정의 문제를 정치의 문제로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지역감정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경제의 문제이다. 저개발과 지역차별이 가져온 결과이지 이게 정치에서 온 문제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물론 정치와 경제가 상호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그 우선순위를 들자면 결국은 경제이다. 10여 전 전라도 지역을 여행할때, 고층건물이 없는 모습에 놀란 적이 있었다. 그만큼 지역격차는 현실적이고 넘어야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김대중정부가 들어섰을때 경상도에서 벌어진 논쟁이 ' 역차별'이다. 물론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이를 이용해 상당한 재미를 봤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들의 플레이는 더티하기 그지없다. 마치 미국에서 "affirmative action"을 했을때 백인들이 제기한 역차별 논란의 그것과 유사하다. 중대선거구제가 금권정치와 지도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측면, 소선거구제의 사생결단식 선거가 가져오는 폐해를 돌이켜 본다면, 일본이나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왜 유럽에는 있는 결선투표가 우리는 없을까? 근소한 차이의 승부가 얼마나 집요하게 불복하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후보끼리의 연대를 통한 정책의 다변화를 왜 꿈꾸지 않을까? 대통령이 바뀌면 모든게 바뀌는 현실이 문제지 대통령제 자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MB가 정연주 kbs사장을 쫓으려고 마음 먹었을때 어떻게 했는가? 우선 MB는 법적으로 정연주사장을 해임할 권한이 없음에도 감사원을 통해 징계거리를 만든 다음, 검찰이 이를 이용하여 법원에 고소하고, KBS이사회의 친여인사들은 아직 법적인 판단이 내리져지 않은 설익은 징계거리를 두고 정연주사장을 해임한다. 정연주 사장의 불복이 계속되더라도 결국 MB정권이 끝날 때까지 그 법적 결론이 날지 의문이다. 이런 식이다. 합법적으로 안되지만 다른 수단을 통해 그와 비등한 효과를 거두는 이런 행태, 제왕적 권위라도 해도 좋고 다른 이름을 붙여도 무방하다. 4대강사업의 추진동력은 누구인가? MB이다. 한나라당과 보수인사들 사이에서도 말도 안되는 이 사업을 반대해도 전국민의 60%가 반대해도 대통령인 MB가 이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이 추진동력은 꺾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대통령제의 문제는 바로 이런 것이다. 예전에 교과서에서는 양당제가 마치 좋은 것이고 다당제가 후진적인 것처럼 기술된 경우가 많았다. 미국만 보더라도 이제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정책이 거기서 거기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우리만 보더라도 MB와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러도 선거는 멀고, 이들의 기세는 창창할 따름이다. 이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연립정부가 주모델인 유럽을 보면 연정이 붕괴되면 다시 총선을 하는 식이 국민들의 신임을 재확인하는게 휠씬 더 민주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고려해 볼 요지가 크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연방하원 656명의 국회의원 중 328명은 지역 선거구(소선거구)에서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나머지 328명은 각주 단위로 정당별 후보자 명부 순위(비례대표)에 의해 선출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선자 배분은 주단위로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당선 의석수가 먼저 정해진 다음 지역구 당선자는 무조건 당선자로 하며 나머지 여유분이 있을 경우 비례대표 순번대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유권자의 의사가 그대로 의석수로 반영되는 장점이 있다. 지금의 중대선거구제가 영남을 본거지로 하는 박근혜세력을 약화시키고, 수도권 중심의 MB세력으로 개편하려 한다는 혐의가 드러워진 이상 그 순수성은 이미 의심을 넘어서고 있다. 경향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듯 국민들이 여전히 소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중대선거제로의 강행이 여론을 벗어나면 국민적인 저항을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