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보아서 2009-08-19 791 이상돈 대체로 보아서 이런 논점이 있습니다. 대학에서의 정규교수이건 겸임교수이건 간에 지위에 관한 것은 연구업적과 교육업적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겸임교수는 연구업적 요건은 없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미학 강의는 학생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과생도 많이 수강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진중권씨가 쓴 미학 오디세이는 한때는 대학가의 베스트 셀러 였다고 합니다. 겸임교수든 강사이든 해촉(재임용 배제)하는 주요 사유는 학생들의 반응입니다. 수강생이 없어지는 경우이지요. 학생들의 반응은 대단히 현명합니다. 강단에 오래 선 저도 무서울 정도 입니다. 교수의 강의실 외부의 활동을 이유(실정법 위반이 아닌 한)로 교수의 신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법으로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법 이전에 아카데미즘의 기본입니다. 신문기고와 방송에서 다소 가벼운 발언을 했다는 것이 교수 신분에 영향을 주어선 안됩니다. 그것이 학문의 자유이고 그것이 강단에 서는 사람의 권리, 즉 교권입니다. 그런 점에서 교수가 향유하는 권리와 자유가 너무 크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이 아카데미입니다. "대학은 대학이다"라는 말이 그런 것을 의미합니다. 겸임교수 요건은 다른 소속이나 지위가 있는 경우에 부여하는 사실상 강사입니다. 변호사로 혼자 사무실 내고 있는 변호사를 대개 겸임교수로 발령내기도 합니다. 소속은 본업이 있다는 의미라고 하겠지요. 만일에 복거일 선생이나 이문열 선생이 겸임교수 자격이 있다면 진중권 씨도 겸임교수 자격이 있습니다. 본 소속이 없어서 정말로 문제가 되고 강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으면 초빙교수로 발령내면 됩니다. 겸임이든 초빙이든, 복 선생은 되고 진중권은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것은 학과가 자율로 판단할 사항입니다. 그것이 아카데미즘입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볼 때, 겸임교수 발령은 대학의 재량입니다. 학과가 상신해도 본부가 임용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법적 보호도 없습니다. 그 점에서 이번에 중앙대가 취한 조치는 법적으로 잘못된 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과연 현명했느냐 ? 그게 문제입니다. 진중권씨가 "한달 100만원 수입은 남는 것이 없다"고 한 말도 경박하게 들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나는 진중권 씨를 지난번 MBC 백분 토론 때 처음 만났는데 그 때 알게 된 이야기는, 집이 멀어서 강의 전날 중앙대 앞 여관에서 잔다고 하거군요, 그러면 차비와 숙박비로 한번 나올 때 경비가 10만원은 되니까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은 진실에 근접한다고 생각됩니다. 한 사람을 정서적으로 싫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좋아 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