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독트린 2009-08-15 629 살라딘 언제부터인가 경제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게 된다. 그러면서 항상 경제학자들에 대한 나의 느낌은 그들을 표현하자면 일종의 주술사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석훈 교수의 블로그에 들러 <쇼크독트린>이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책을 집어들었는데 명불허전이었다. 저자인 나오미클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성 100인'에 선정될만큼 영민한 여성이다. 이 책은 전에 TV에 방영된 <커맨딩 하이츠>의 반론과도 같은 글이다. 커맨딩하이츠를 보면서 뭐라고 할까 분명히 잘못된 것 같은 내용인데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었다면 이책은 그 이야기에 왜 잘못되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에서 이웬 카메론의 전기쇼크실험이 나온다. 전기쇼크가 의료적으로 사용된 건 19세기부터 있어왔으나 이웬 카메론의 실험은 전기충격을 통해 과거의 나쁜 상태를 일소하고 새로운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인간형으로 정립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정립하고 이에 대한 실험을 계시한다. 물론 이 실험은 실패하였으나 CIA라든지 밀턴 프리드먼과 시카고학파에게 큰 영감을 주게 된다. 강력한 충격은 저항력을 약화시키고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상태로 만든다는 점에서 고문기법으로 활용되고 경제정책에서 활용되었다. 충격 독트린은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한 국가 전체 혹은 하나의 계층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된 일들을 의미합니다. 특히 자연 재해나 테러, 전쟁 등으로 전국이 충격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사실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국민들의 의식이 더 깊은 공황 상태로 몰아 넣고, 그 동안 정치인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기업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사회를 변화시켜 나간다. 마치 96년의 강력한 정리해고를 쉽게만든 노동법이 노조와 시민단체의 강력한 투쟁에 막혀 저지되었다가 98년 IMF때에는 정리해고를 쉽게한 노동법이 통과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남미에서 밀턴 프리드먼과 시카고학파가 자행한 충격요법은 부의 극단적 불균형과 독재의 출현, 사회기초의 파괴를 불렀다. 칠레에서 피라니아, 아르헨티나의 패거리 자본가들, 러시아의 올리가르흐, 중국의 소공자집단등이 출현하였고 고문과 독재, 대량실업이 쌍둥이처럼 따라 붙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이제는 이런 상태를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만드는데 있다. 마치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중동시장을 손보기 위해 약해질대로 약해진 이라크를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정보를 통해 이라크를 충격과 공포으로 인위적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딕체니, 럼스펠트가 취한 이익과 이라크 국민들이 당한 고통, 아브그라이브이나 관타나모에서의 인권유린이 단지 우연히 아니라 치밀히 조직된 것이란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98년 IMF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우리는 이들 탐욕스런 재난자본주의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나온다. 국내적 요인과 국외적 요인이 동시에 있지만 국외적인 요인에서 우리는 분명한 피해국이다. 이책을 읽어면서 용산참사나 쌍용차 사태가 재난자본주의자들이 벌이는 충격과 공포요법과 너무도 흡사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