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논쟁을 보며.. 2009-07-15 503 이화영 현재 미디어법 논쟁이 산업경제적 측면(물론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의구심이 많지만)에 대한 논의로 한정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정작 우려스러운 것은 여론의 독과점과 언론의 공정성의 훼손에 대한 부분입니다. 신문과 재벌이 방송에 진출하여 미디어산업을 주도한다면 당연히 '언론의 권력화', 그리고 '언론의 권력친화(親和)'의 폐해가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신문이 방송을 하면 빨리 망하고, 안 하면 천천히 망한다'거나 종이신문이 사업성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그 돌파구로 비슷한 업종인 방송을 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문의 방송진출은 성공한 전례도, 성공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은 관대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언론'이 갖는 공익성,공공성과 미디어'산업'이 갖는 이윤추구는 상충될 수 밖에 없고 만약 현실에서 이 두 가치가 충돌한다면 '산업화'된 미디어의 속성상 기업적 가치에 충실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기업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바로 언론의 정체성과 논조로 연결될 것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페이퍼신문의 사업성을 잃어가는 돌파구(새로운 수익창출원)로 미디어를 선택했다면 더더욱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적 가치가 우선시될 수 밖에 없는 미디어'산업' 주체들에게 언론본연의 임무인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고(전경련이 권력에 반기를 든 적이 없듯이), 권력또한 그 목적성을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언론을 통치의 한 축으로 활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권력과 언론이 상호견제가 아닌 일체화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동안 청산의 대상이었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전면에 다시 재등장하는 폐해가 나타날 수 있고 여론독과점으로 인한 소통불통의 정치가 재연될 우려가 있습니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신문과 방송의 겸업을 허용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우려하여 엄격한 규제아래 허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디어법에 대하여 우려와 비판의 시선을 보내는 쪽은 경제적 효과나 여론의 다양성 창출이라는 순기능보다 오히려 권력과 언론의 유착 혹은 공생의 관계로부터 빚어지는 여론의 독과점(언론의 권력화)과 그로인한 민주주의의 위기혹은 후퇴를 더 염려하는 것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