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2009-07-11 413 지나가는 사람 이번 디도스공격 사태에 관련해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설이 있는데요. 제가 보기엔 중요한 것은 북한이 배후에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닌 듯싶습니다. 이번 문제에 대해 제가 모든 정보를 알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쉽사리 북한이 배후다, 아니다를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배후라는 가정 하에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이버공간이긴 하지만 이미 우리 실생활의 일부분이 된 인터넷망을 한 국가의 주도 하에 교란시켰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전쟁과 같은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의문이 든 점은 살라딘님의 말씀처럼 제가 북한의 작전 책임자라면 이런 식으로 공격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점입니다. 솔직히 이번 공격으로 내심 걱정하였던 부분이 바로 인터넷뱅킹이었습니다. 저도 하루에 여러 차례 사용하게 되는 인터넷뱅킹이라 만일 이게 마비된다면 참 난감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관련 보안회사나 기관에서 대처를 잘해주신 덕분인지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자면 너무도 순진한 공격인데다가 이번 공격으로 국가전체적으로 보안에 더 신경을 쓸 계기를 만들어 준 셈이 되어버린거죠. 즉, 이번 공격은 실패라는 거죠. CIA에 버금갈 정도의 해커부대를 양성했다는 북한의 공격치고는 너무나 '순진'한 공격아니겠습니까? 이런 정황을 놓고 보면 북한의 배후설이라는 것도 '첩보' 수준의 한 의견에 불과한 정도가 아닐까 의심이 되네요. 물론 그렇다고 100% 북한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구요.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은 북한이 배후냐 아니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이번 공격의 대처가 너무나 미숙했다는 점입니다. 초기 대응도 너무 늦었고, 사후 대응도 미흡했습니다. 게다가, 설령 북한에서 수행했거나, 또는 사주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진짜 있었다해도 이를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서는 안되는 사항 아니었을까요? 사실 인터넷 가상주소의 아이피가 미국에 있는 서버라 해도 북한이 아니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공격했다하더라도 이를 단순 해커의 소행이라고 발표하고 국정원이나 정부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방어책을 마련했어야 옳지 않았을까요? 국가의 신인도을 깎아먹고, 약점을 드러내는 짓을 우리 스스로가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추가해서 '공안정국'을 만들려했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국론분열이 되게 만든 것도 책임이 있구요. 만일 북한에서 입수했다는 첩보가 사실이라고 하면, 첩보의 입수경로가 북에게 노출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이후 관련첩보의 수집에 더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요? 이런 관점으로 보자면 이번 정부의 대응은 과연 국가의 이익을 위하자는 것인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