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면 2008-07-29 624 네모 시간상의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요? 불과 5년전의 얘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군요. 노무현 탄핵사태 중에, 이름을 굳이 밝히지 않을 어떤 국회의원이 그랬지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감히 국회의원이 탄핵한다고. 마치 국회의원은 미국이나 일본이나 아니면 다른 이상한 세력이 뽑았다는 식의 뉘앙스가 어처구니 없었지요. 탄핵이 정당했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서, 민주적 절차에 대한 몰이해를 자랑하던 그 국회의원이 지금도 국회의원입니다. 현재의 글로 돌아와서: 마음에 들건 안들건 현재의 정권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성립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과 여덟달 정도 과거의 일입니다. 그 다음에 현재 길거리에서의 의사개진을 대의정치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당이 된 것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건 넉달도 지나지 않은 일입니다. 그 과정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는지 일단 점검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약간 다른 관점에서: 한동안 유시민 나찌 동영상이 돌아다녔지요. 보셨는지 모르지만, 결국 그 애기는 나찌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집권했다는겁니다. 유시민의 의도는 그럴때는 민주적 원칙을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주장으로 보이지만, 저의 해석은 조금 다릅니다. 그런 바보스러운 짓을 했던 독일인들은 엄청나게 피해를 보면서,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철저하게 반성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게다가, 민주적 절차가 일단 무시되면 그 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게됩니다. 지금 당장 이명박정권이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지난 12월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청와대로 달려가서 끌어내린다면, 그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집니다. 예컨대, 지금 당장 선거가 있다면, 이명박정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당선되겠죠. 그러면, 그 반대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않는 비민주적인 정권을 타도하겠다고 할때 뭐라고 할 것입니까? 그들이 만일 다수라면 어떻게 하렵니까? 방패로 찍어누를까요? 절차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생스럽고 답답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첫째로, 절차에 대한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은 양날의 칼이므로 매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고, 둘째로, 경험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의사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을 배우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4년반이 괴롭더라도 그런 점을 기억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로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