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면 2008-07-30 587 네모 비민주적이라고 걱정하시는 "지금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민주적 절차를 통해 부여된 권력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자기가 벌인 일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겁니다. "나는 찍지 않았다"라고 하고 싶은 심정 압니다. 현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사람은 전체 유권자의 25~30%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권은 한국인의 선택의 결과입니다.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그것부터 왜 그랬는지 반성하고, 기록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교육을 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철저하게 비민주적인 나찌를 민주적으로 선택했던 독일인들은 자기들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그 책임을 졌다는 것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반성의 극단적인 발현이 현재 시중에서 한다는 평생 한나라당 안찍기 서명운동 같은 것이 될겁니다. 그 서명운동 자체가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을 떠나서, 또, 그 서명운동이 그냥 들끓는 냄비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자기 반성과 기억을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정황으로 보면, 작년 12월의 선택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이 맞는 말로 보입니다. 사실, 그 시기에도 이런 징후를 본 사람들이 있었고, 이런 결과를 미리 예측을 한 사람도 있었읍니다. 예를 들어, 유석춘 교수의 경우에는 이명박이 당선되면 노무현보다 더 "깽판"을 놓을 것이라고 지난 12월의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습니다. 여기서 "깽판"은 유석춘 교수의 표현 그대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현정권을 만들었어요. 비유하자면, 불에 손을 넣으면 덴다고 아무리 얘기해줘도 실제로 데어보기전에는 꼭 넣어보려는 아이나 다름없다고나 할까요? 불에 덴 아이가 인생교훈을 얻듯이, 한국인들도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택에서 굉장히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지요. 여기서 잘못된 선택이 어떻게 비민주적 행태를 야기했는지를 배우지 못한다면, 한국 민주주의에 희망은 없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이상돈 교수님 얘기중에 문화전쟁에서 졌다는 평가, 이것은 사실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떠나서 상당히 중요한 얘기입니다. 졌다면 왜 졌는지, 이겼다면 어떻게 계속 이겨나갈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부분이거든요. 교수님 얘기를 제 맘대로 확대해석하면, 지난 12월은 배금주의 문화의 승리였고, 거기서 진 사람들은 배금주의 문화에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는 얘기죠. 그냥 현정권이 비민주적이라고 불평한다고 해결될 얘기가 아닙니다. 배금주의의 반짝거리는 불이 좋아 손을 집어넣었다가 비민주적 행태에 손을 데었으면 어떻게 다시는 데지 않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